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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재 “나를 형이라 부르던 北 리명훈…다시 술 한 잔 할 수 있을까”

지난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당시 북한 선수단 1진이 김해국제공항 입국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뒤쪽에 우뚝 솟아있는 선수가 2m35㎝의 장신 농구선수 이명훈이다.[중앙포토]

지난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당시 북한 선수단 1진이 김해국제공항 입국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뒤쪽에 우뚝 솟아있는 선수가 2m35㎝의 장신 농구선수 이명훈이다.[중앙포토]

지난달 30일 이후 한 명의 북한 전직 농구선수의 이름이 국내에 화제가 되고 있다. 바로 2m35㎝의 큰 키로 유명했던 이명훈(49)이다.  
 
지난달 27일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스포츠 교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문재인 대통령에게  “경평 축구보다는 농구부터 교류를 시작하자”며 “세계 최장신 리명훈 선수가 있을 때만 해도 북조선 농구가 강했는데 리명훈이 은퇴한 뒤 약해졌다. 이제 남한의 상대가 안 될 것 같다”고 말한 내용이 문 대통령을 통해 공개됐기 때문이다.
지난 2월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2019 FIBA 농구 월드컵' 아시아예선전 대한민국과 뉴질랜드 남자농구 국가대표팀 경기에서 대표팀 허재 감독이 심판에게 항의하고 있다.[연합뉴스]

지난 2월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2019 FIBA 농구 월드컵' 아시아예선전 대한민국과 뉴질랜드 남자농구 국가대표팀 경기에서 대표팀 허재 감독이 심판에게 항의하고 있다.[연합뉴스]

허재(53) 농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누구보다 리명훈과의 추억이 많은 사람 중 하나다. 허 감독은 동아일보와의 1일 인터뷰에서 “명훈이 한번 만났으면 좋겠네요. 이젠 많이 늙었겠죠”라며 최근 리명훈이 언론에 자주 등장하고 있는데 반가움을 표시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허 감독이 리명훈을 마지막으로 본 건 2003년 평양에서 열린 남북 통일농구대회에 선수로 출전했을 때다. 당시 회식 자리에서 리명훈이 깍듯하게 따르는 술잔을 받는 허 감독 사진은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농구 경기에서 한국대표팀 서장훈(오른쪽)과 북한 대표팀의 이명훈이 경기 중에 경합하고 있다.[중앙포토]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농구 경기에서 한국대표팀 서장훈(오른쪽)과 북한 대표팀의 이명훈이 경기 중에 경합하고 있다.[중앙포토]

이에 앞서 2002년 부산 아시아 경기에선 허 감독이 북한 대표로 출전한 리명훈을 만나러 농구장까지 찾아가 행운의 열쇠, 전자시계, 사이즈가 375㎜나 되는 농구화를 선물했다고 한다. 허 감독은 리명훈 아내를 위해 따로 팔찌까지 준비했다. 당시 만남에 앞서 리명훈은 한국 농구 관계자들에게 허 감독의 근황과 아시아경기 출전 여부를 묻기도 했다.
1999년 12월 23일 열린 통일농구대회에서 북한의 이명훈 선수가 슛을 시도하고 있다.[중앙포토]

1999년 12월 23일 열린 통일농구대회에서 북한의 이명훈 선수가 슛을 시도하고 있다.[중앙포토]

허 감독은 1990년 베이징 아시아경기대회와 1993년 아시아선수권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 리명훈과 마주치면서 “명훈아” “형”이라고 부를 만큼 친해졌다. 1993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동아시아경기에서는 허 감독이 이끈 한국이 리명훈이골밑을 지킨 북한을 77대 68로 이겼다.  
 

허 감독은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데 이런 얘기 해도 되는지 모르겠다”며 “국제대회에서 나가면 명훈이를 따로 술자리로 불러 이런저런 얘기를 안주 삼아 하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남과 북이 코트에서 하나가 된다면 농구 인기에도 큰 도움이 된다. 개인적으론 명훈이에게 술 한 잔 권할 날이 왔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농구광으로 알려진 김 위원장이 남북 농구 교류를 언급하면서 남북정상회담 합의문에서 언급된 목표인 ‘2018아시안게임 등 국제경기 공동 진출“을 이룰 종목이 농구가 될 수 있을 지에 대한 여부에 관심이 커졌다.
 

한국농구협회도 방열 회장을 중심으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농구협회는 8월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아경기에서 남북 단일팀 구성 의향을 밝혔다. 대표팀을 이끌고 아시아경기에 출전하는 허 감독은 “우리 대표팀에 부상 선수가 많긴 하다. 하지만 북한 남자 농구가 국제무대에서 사라진 지 오래여서 전력이 베일에 가려있다. 어떤 수준인지 파악하는 게 우선이다”고 말했다.  
 

김정은의 평가대로 북한 남자농구는 리명훈이 뛰던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에서 5위를 차지할 정도로 상위권 실력을 유지했다. 하지만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를 끝으로 공식 대회에서 자취를 감출 만큼 전력이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농구협회는 여자대표팀은 상대적으로 단일팀 구성에 걸림돌이 적다고 본다. 북한 여자 농구는 지난해 아시아컵을 비롯해 최근까지 국제대회에 출전한 바 있으며 팀 내에 득점력을 가진 장신 선수들도 포진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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