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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미 스크럼' 배제 中 '몽니'?…靑, 시진핑 통화 안하나, 못하나?

 4·27 남북정상회담 이후 청와대는 한 가지 과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미국ㆍ일본ㆍ러시아 정상과 통화해 회담 결과를 공유했지만, 유독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는 닷새째 접촉을 하지 못하고 있다.
 
북한 비핵화 이슈에 중국이 키 플레이어로 재등장하면서 남·북·미·중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왼쪽부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시진핑 중국 주석, 문재인 대통령, 트럼프 미 대통령. [중앙포토]

북한 비핵화 이슈에 중국이 키 플레이어로 재등장하면서 남·북·미·중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왼쪽부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시진핑 중국 주석, 문재인 대통령, 트럼프 미 대통령. [중앙포토]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일 기자들과 만나 “시 주석과의 통화 날짜는 이번 주에 잡혀 있다”며 “시 주석이 아직 지방에 머물고 있다. 베이징에 돌아온 뒤 통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정확한 시점은 말하지 않았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통화 지연 이유에 대한 청와대의 설명은 계속 애매모호했다. 지난달 28일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통화를 하려고 했으나 인도와의 정상회담 때문에 어렵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중ㆍ인도 회담은 지난달 27~28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열렸다. 앙숙인 양국 관계를 감안하면 납득할 수도 있는 이유다. 문제는 28일 회담이 끝난 뒤에도 시원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4월 28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열린 첫 ‘비격식 양자 정상회담’에서 우한 동호(東湖)를 산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4월 28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열린 첫 ‘비격식 양자 정상회담’에서 우한 동호(東湖)를 산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30일 “NSC(국가안보보장회의)에서 중국 외교 라인을 29일 만나 회담 결과를 설명했고, 중국이 사의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외교라인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추궈훙(邱國洪) 주한 중국대사를 말한다. 중국 본토가 아닌 대사를 통한 입장 전달이 이뤄졌다는 뜻이다. 그는 “구체적 이유를 밝힐 수는 없지만, 통화 지연은 거꾸로 생각하면 시 주석이 충분히 얘기를 들어 급할 게 없다는 뜻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랬던 청와대가 1일 밝힌 통화 지연 사유는 시 주석의 '지방 일정'이었다.  
 
3월 12일 오후 중국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 푸젠팅에서 방북 방미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인사말을 하고 있다.

3월 12일 오후 중국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 푸젠팅에서 방북 방미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인사말을 하고 있다.

 지난 3월 12일 시 주석은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ㆍ정치협상회의와 전국인민대표회의) 중에도 방중한 정의용 실장을 만났다. 시 주석의 태도가 변하기까지 한 달 반 사이의 변수는 남북정상회담이 유일하다. 전문가들은 공동선언문 중 정전협정과 평화체제 구축과 관련 “남ㆍ북ㆍ미 3자 또는 남ㆍ북ㆍ미ㆍ중 4자회담 개최를 추진한다”는 내용에 대해 중국이 불편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우수근 중국 둥화(東華)대 교수는 “참전국이자 정전협정 당사국인 중국이 한반도 문제에서 소외된다는 우려에서 나온 몽니”라며 “중국은 한반도에서 미국의 영향력 증대를 경제ㆍ안보 위협으로 느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중국에 '국제정세상 미국의 입장에 설 수 밖에 없지만 향후 역할을 보장한다'는 시그널을 지속해서 보내야 한다”며 “중국의 비협조는 평화정착에 중대한 난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내외가 3월 27일 중국 베이징 조어대(釣魚臺) 양위안자이(養源齎)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내외와 오찬한 뒤 이들을 환송하고 있다.[노동신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내외가 3월 27일 중국 베이징 조어대(釣魚臺) 양위안자이(養源齎)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내외와 오찬한 뒤 이들을 환송하고 있다.[노동신문]

 
 시 주석은 3월 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깜짝 방중을 성사시켰다. 남북에 이은 북ㆍ미 회담을 앞두고 북ㆍ중 관계의 굳건함을 천명한 성격이 짙다. 하지만 중국의 입장에선 남북 정상회담에선 나온 판문점 선언이 중국의 역할을 축소시킨다고 볼 수도 있다. 정상통화를 미룬 채 먼저 왕이(王毅) 외교부장을 2일 북한에 보내는 것도 시 주석이 문 대통령과의 대화하기에 앞서 북한의 진의를 먼저 파악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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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도 중국의 입장을 감안한 신중한 접근을 고민하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정전협정은 대치 중인 남ㆍ북ㆍ미 3자의 문제지만, 평화협정에는 당연히 중국이 참여해야 한다는 쪽”이라며 “다만 두 협정 사이에 일정 기간 시차가 생길 수는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2월 14일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 서대청에서 열린 MOU 서명식을 마치고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2월 14일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 서대청에서 열린 MOU 서명식을 마치고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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