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일본총영사관 앞 노동자상 설치 두고 시민단체-경찰 충돌 ‘아수라장’

시민단체 회원 20여명이 1일 오전 9시 40분 지렛대를 이용해 일본총영사관 앞으로 노동자상을 이동하고 있다. 이은지 기자

시민단체 회원 20여명이 1일 오전 9시 40분 지렛대를 이용해 일본총영사관 앞으로 노동자상을 이동하고 있다. 이은지 기자

시민단체가 노동절인 1일 오전 9시부터 부산 동구 초량동 일본총영사관 앞에 강제노역 노동자상 설치를 강행했지만, 경찰에 가로막혔다. 20여명의 시민단체 회원이 노동자상을 지렛대를 이용해 15m가량 이동시키자 지켜보던 경찰은 오전 11시 45분 강제 해산을 시도했다. 시민단체 회원들은 경찰 통제선 밖으로 밀려났으며 경찰이 노동자상을 둘러싸고 있다.  
 
적폐청산·사회대개혁부산운동본부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특별위원회는 1일 오전 9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상 설치 강행 의사를 재차 밝혔다. 오전 9시 30분 10여명의 회원은 노동자상을10m가량 일본총영사관 쪽으로 이동했다. 15분 뒤 경찰은 병력 100여명을 투입해 시민단체의 이동을 가로막았다.  
경찰이 시민단체 회원들을 강제로 해산한 뒤 노동자상을 둘러싸고 있다. 이은지 기자

경찰이 시민단체 회원들을 강제로 해산한 뒤 노동자상을 둘러싸고 있다. 이은지 기자

주변에 있던 100여명의 회원은 경찰을 향해 “비켜라”, “빠져라”를 외쳤고, 노동자상을 둘러싼 회원 10여명은 이동을 계속 시도했다. 경찰과 대치하는 상황 속에서도 노동자상이 또다시 5m가량 더 이동하자 경찰 측 대응 수위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동부경찰서는 확성기를 통해 “집회 신고 없는 불법집회인 만큼 즉시 해산하라”는 방송을 연신 내보냈다. 경찰은 오전 10시 45분 시민단체 회원들을 강제로 분리하기 시작했고, 10여 분만에 시민단체 회원들은 경찰 통제선 밖으로 밀려났다. 경찰 병력 4개 중대 350여명이 노동자상을 둘러싼 상황이다.  
 
시민단체는 분통을 터트렸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박중배 본부장은 “집회가 아니다. 인도에서 물건을 옮기는 정당한 행위를 경찰이 불법으로 막으면서 충돌이 빚어진 것”이라며 “일본의 사죄를 받아내려는 국민의 염원을 경찰이 불법으로 막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경찰 관계자는 “일본총영사관 앞에 노상 적치물을 세우려는 시민단체의 의도가 명확하고 불법행위를 목전에 두고 있다”며 “이럴 경우 즉시 강제 처분을 집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민노총 부산본부 조합 5000명과 노동자상 건립을 지지하는 시민 1000명 등 총 6000명이 노동자대회를 열 예정이어서 대규모 충돌이 예상된다. 시민단체는 오후 3시 50분 노동자상 설치를 다시 강행할 방침이다. 경찰은 40개 중대 3500여명의 병력을 투입할 예정이다.  
시민단체 회원 20여명이 1일 오전 9시 40분 지렛대를 이용해 일본총영사관 앞으로 노동자상을 이동하자 경찰이 가로막고 있다. 이은지 기자

시민단체 회원 20여명이 1일 오전 9시 40분 지렛대를 이용해 일본총영사관 앞으로 노동자상을 이동하자 경찰이 가로막고 있다. 이은지 기자

시민단체와 경찰의 물리적 충돌은 예견됐다. 시민단체는 1년 전부터 노동자상을 일본총영사관 앞에 설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에 외교부는 지난 4월 16일, 19일 두 차례에 걸쳐 “외교공관 보호 관련 국제예양과 관행 측면에서 적절하지 않고 외교적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관련 법령에 따라 범정부 차원에서 필요한 조처를 검토하겠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외교부는 시민단체를 직접 만나 대화하거나 설득하는 등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지 않았다.
 
그러면서 은근슬쩍 부산시와 동구청에 책임을 떠넘겼다. 동상 설치에 필요한 도로 점유물 설치 허가권을 가진 동구청은 난색을 보였다. 지난해 일본총영사관 앞에 설치된 소녀상을 강제 철거하다 여론의 뭇매를 맞았기 때문이다. 박삼석 동구청장은 “법이 국민감정을 이길 수 없다”며 “시민단체가 일본총영사관 앞에 노동자상을 설치하더라도 물리적으로 철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경찰이 1일 오전 11시 시민단체 회원들을 강제로 해산한 뒤 노동자상을 둘러싸고 있다. 이은지 기자

경찰이 1일 오전 11시 시민단체 회원들을 강제로 해산한 뒤 노동자상을 둘러싸고 있다. 이은지 기자

부산시 역시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일본과의 외교적인 문제를 우려하면서도 외교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며 “국가가 시민단체를 설득하지 못하는데 지자체가 나서서 무엇을 할 수 있겠냐”고 토로했다.  
 
앞서 시민단체 회원 200여명은 지난달 30일 오후 10시 30분쯤 지게차를 이용해 노동자상을 기습적으로 설치하려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앞에서 경찰에 가로막혔다. 민주당 부산시당은 일본영사관과 불과 100m 이내 거리에 있다. 시민단체와 경찰은 서로 몸싸움을 벌이는 등 강하게 대립했고 노동자상 설치 강행과 원천봉쇄 입장을 굽히지 않고 밤샘 대치했다.
경찰이 1일 오전 11시 시민단체 회원들을 강제로 해산한 뒤 노동자상을 둘러싸고 있다. 이은지 기자

경찰이 1일 오전 11시 시민단체 회원들을 강제로 해산한 뒤 노동자상을 둘러싸고 있다. 이은지 기자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