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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손님 노리는 콘텐트 공룡 '넷플릭스'…한국 시장 먹을까

넷플릭스 첫 자체 제작 예능인 '범인은 바로 너'. 국민 MC 유재석이 탐정으로 등장한다. [사진 넷플릭스]

넷플릭스 첫 자체 제작 예능인 '범인은 바로 너'. 국민 MC 유재석이 탐정으로 등장한다. [사진 넷플릭스]

올해 초 MBC '무한도전'의 종영을 두고 방송계가 시끌벅적했다. 당시 김태호 PD의 행보에 대한 소문도 많았는데, 가장 눈에 띄는 얘기는 '넷플릭스 행'이었다. 세계 최대 콘텐트 업체인 '넷플릭스'가 그에게 러브콜을 보냈다는 설. 지난 13년간 MBC 간판 예능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몸값'이 오를 대로 오른 김태호 PD였지만 '넷플릭스라면 영입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는 업계 관계자들이 적지 않았다. 본인이 반박하면서 결국 뜬소문으로 밝혀졌지만, 이런 소문이 설득력을 발휘할 만큼 넷플릭스의 투자는 공격적이고 적극적이다.
 
전 세계 가입자 1억 2500만명 규모의 세계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업체인 '넷플릭스'의 국내 공략이 본격화되고 있다. 오는 4일 넷플릭스는 '범인은 바로 너!'를 내놓는다. 넷플릭스를 통해 처음 공개되는 국내 오리지널(자체 제작) 예능 콘텐트다. '무한도전' 이후 다음 행보가 주목되온 국민 MC 유재석이 탐정으로 나와 발생한 사건의 범인을 알아맞히는 추리 예능이다. SBS 인기 예능 '런닝맨' '패밀리가 떴다' 'X맨' '스타킹'을 만들었던 장혁재, 조효진, 김주형 PD가 제작에 참여했다. 아시아권에서 인기를 누려온 런닝맨 제작진과 유재석의 만남은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범인은 바로 너!'는 넷플릭스를 통해 190개국에 동시에 서비스될 예정이다. 넷플릭스는 현재 빅뱅 승리를 내세운 자체 예능 'YG전자'도 촬영 중이다.
 
넷플릭스 신규 예능 버라이어티 ‘YG전자’. [사진 넷플릭스]

넷플릭스 신규 예능 버라이어티 ‘YG전자’. [사진 넷플릭스]

 
예능뿐 아니다. 자체 제작 드라마도 잇따라 공개를 앞두고 있다. 좀비 사극인 '킹덤'(10월 공개)과 천계영 작가의 동명 웹툰이 원작인 '좋아하면 울리는'(시기 미정) 등이다. 넷플릭스는 이미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옥자'를 공개해 엄청난 화제 몰이를 했다. 영화를 넘어 이처럼 자체 드라마와 예능을 내놓는 의미는 말 그대로 '안방 손님', 즉 보편적 이용자층을 확대하겠다는 의도다. 자체 제작 드라마 등은 1회부터 마지막 회까지 한꺼번에 공개했던 것과 달리 예능 '범인은 바로 너'의 경우는 총 10개 에피소드를 2개씩 5주에 나눠 공개해 고정 시청층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사진 넷플릭스 제공]

[사진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건 2016년 1월. 현재 업계 추산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국내 유료 가입자 수는 20~30만 명 수준이다. '옥자' 이후 급격히 늘어났지만 여전히 이는 넷플릭스의 자본력과 보유 콘텐트에 비해 기대한 목표에 못 미치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저렴한 유료 방송이 많은 한국 시장의 특성과 함께, 해외 콘텐트에 대한 장벽 내지는 거부감이 영향을 미친 결과로 보인다.(사실 넷플릭스의 마케팅도 적극적이지 않았다)
 
2014년 9월 프랑스에 진출했던 넷플릭스는 문화적, 정책적 장벽에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2016년 5월 프랑스 작가와 PD가 제작하고 프랑스 배우가 출연한 정치드라마 '마르세유'를 자체 제작해 프랑스 시장 내 입지를 다졌다. 넷플릭스 측이 JTBC·tvN 등 인기 국내 콘텐트를 수급하는 한편, 오리지널 콘텐트 제작에도 적극 나서는 이유다. 곧 가동될 넷플릭스의 한국 상주팀은 한국 공략 본격화를 알리는 또 다른 신호다. 그간 넷플릭스의 한국 콘텐트 업무는 싱가포르 아시아태평양 본부에서 담당해왔다.
 
웹툰 '좋아하면 울리는'의 한 장면.  [사진제공=넷플릭스]

웹툰 '좋아하면 울리는'의 한 장면. [사진제공=넷플릭스]

 
국내 콘텐트 업계에서 넷플릭스를 보는 시선은 미묘하다. 세계적 플랫폼으로서의 영향력을 활용하면서도 동시에 국내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견제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LG 유플러스는 넷플릭스 콘텐트를 자사의 인터넷TV에 제공하기로 하는 내용의 계약을 진행 중인데, 이를 두고 '적과의 동침'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넷플릭스와 일부 콘텐트 공급 계약을 맺은 한 유료채널 관계자는 "옥자를 만드는 데에만 560억원이 투입됐다. 자본력에서 상대가 안 되기 때문에 실질적인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면서도 "글로벌 플랫폼이기 때문에 해외에 콘텐트를 알리는 데 나름의 이용 가치는 있다"고 말했다. 유료채널에 비해 상대적으로 해외 네트워크가 확보돼 있는 지상파는 현재 넷플릭스에 아무런 콘텐트도 제공하지 않고 있다.
 
고려대 미디어학부 김성철 교수는 "넷플릭스는 자체 콘텐트 제작 시 투자 규모가 기존 한국 콘텐트 업계의 10배 정도 수준"이라며 "전 세계 시장에서 매머드급 게임을 하는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마케팅을 시작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콘텐트 제작자와 배우들의 입장에서도 적극적으로 콘텐트에 투자하는 동시에 세계적 유통망을 갖춘 넷플릭스가 더 매력적이지 않겠냐"며 "국내 콘텐트 기업은 사업을 다각화하면서 동시에 체격을 키우지 않는다면 게임 자체가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진호 기자 yesn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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