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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유적도 민영화?…인도, 타지마할 민간기업에 임대한다

인도 정부가 역사 유적을 민간 기업에 임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인도 정부의 계획에 따르면 인도를 대표하는 건축물이자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타지마할도 민간 기업의 관리하에 놓이게 된다.
인도 아그라에 있는 타지마할. 17세기 이슬람 왕조인 무굴제국 시대에 건축됐다. [위키피디아]

인도 아그라에 있는 타지마할. 17세기 이슬람 왕조인 무굴제국 시대에 건축됐다. [위키피디아]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인도 관광부는 델리에 있는 ‘레드 포트(red fort)’와 안드라 프라데시주에 있는 또 다른 성(城)을 재벌기업 달미아 바라트에 5년간 2억 5000만 루피(약 40억원)에 임대한다고 발표했다.  
 
‘레드 포트’는 이슬람 왕조인 무굴제국의 대표 유적으로, 다섯 번째 황제인 샤자한(1592∼1666)이 건설했다. 2007년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됐고, 매년 독립기념일(8월 15일)에 인도 총리는 레드 포트에서 기념 연설을 한다. 하루 2만여 명이 찾는 관광명소이기도 하다.
인도 델리에 있는 무굴제국의 대표 유적 '레드 포트' . 2007년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중앙포토]

인도 델리에 있는 무굴제국의 대표 유적 '레드 포트' . 2007년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중앙포토]

인도 정부가 역사가 깃든 국가 유산을 민간 기업에 넘기는 것은 지난해 말 발표한 ‘문화유산 입양(Adopt a Heritage)’ 프로그램에 따라서다. 인도 정부는 기업에 유적을 임대해 역사·문화 유적지 시설을 개선한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정부로부터 유적을 ‘입양’한 기업은 시설 유지 및 보수 등 관리를 책임지게 된다는 것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95개 유적이 ‘입양’ 대상으로 명단에 올랐으며, 여기에 타지마할도 포함돼 2개 기업이 경합 중이다. 
이 외에도 11세기 말 만들어진 구라자르주 파탄에 있는 계단식 우물 ‘라니키바브(Rani-ki-Vav)’,  1594년에 세워져 교황청으로부터 인도 최초의 교회로 인정받은 고아의 ‘봄 지저스 교회(Basilica of Bom Jesus)’, 뭄바이에 있는 2세기 말경 축조된 불교 석굴사원 ‘칸헤리 석굴(Kanheri Caves)’ 등 내로라하는 유적이 포함돼 있다. 
 
또 달미아 바라트 외에도 여행포털인 ‘야트라’, 시장 점유율 1위 항공사 ‘인디고’, 담배 회사 ‘ITC’ 등 인도 주요 기업들이 유적지를 입찰에 뛰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 구자라트주 파탄에 있는 계단식 우물 '라니키바브' . 11세기에 축조됐으며 201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위키피디아]

인도 구자라트주 파탄에 있는 계단식 우물 '라니키바브' . 11세기에 축조됐으며 201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위키피디아]

이런 인도 정부의 계획은 유적을 사유화하는 조치라고 비난받고 있다. 야당 측은 “임대하는 대신 정부가 더 많은 자금을 (유적에)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역사유적 보호 활동가인 라마 사프비는 AFP통신에 “민간기업의 운영이 얼마나 투명하게 감시될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라며 “반면 기업이 입장 수입으로 정부에 지불한 금액보다 더 많이 벌어들일 것이란 사실은 명확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정부 측은 ‘레드 포트’와 관련해 맺은 계약은 주변 시설의 개발·운영·유지에 국한된다고 주장했다. 또 달미아 바라트가 정부 감독 아래 광고를 설치하고, 입장료 가격을 정해 수입을 올릴 수 있게 된다고도 밝혔다. 
 
한편 인도 정부가 마련한 ‘임대 명단’에 오른 유적 상당수가 이슬람 유적인 것도 논란이다. 힌두 민족주의에 기반을 둔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인도국민당(BJP)이 의도적으로 이슬람 유적을 홀대하는 것이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엔 타지마할이 있는 우타르프라데시 주정부의 관광안내 책자에 타지마할이 한 줄도 실리지 않아 논란이 일기도 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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