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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아이] 아베 구하는 김정은, 그리고 드루킹

서승욱 일본지사장

서승욱 일본지사장

한 고비를 넘긴 걸까.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최악의 수렁에서 조금씩 빠져나오는 느낌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4월 27~2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 지지율은 43%였다.
 
한 달 전 42%와 별 차이가 없고,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51%)이 여전히 더 높지만 그래도 날개 없이 추락했던 국면에선 벗어났다.
 
최근 몇 달 동안 아베 총리는 만신창이가 됐다. 사학재단 모리토모(森友)학원의 국유지 헐값 매입에 부인 아키에(昭恵) 여사가 개입했다는 의혹, 자신의 절친이 이사장인 가케(加計)학원의 수의학부 신설 특혜 의혹, 모리토모 관련 재무성의 문서 조작, 재무성 사무차관의 여기자 성희롱 파문, 육상자위대의 평화유지군 보고서 은폐에 이어 문부과학상이 성인비디오(AV) 배우 출신이 운영하는 ‘섹시 요가업소’에 출입했다는 논란까지 터졌다. 일일이 셀 수 없을 만큼 악재의 연속이었다.
 
오죽했으면 4월 초 어느 휴일 아베 총리가 고작 3%포인트 반등한 여론조사 결과에 흥분해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조사 결과 보셨냐”며 자랑까지 했을까.
 
이렇게 염치도 체면도 없어질 정도로 추락했지만 그에겐 믿는 구석이 있었다. 우선 그를 대신할 대체재의 부재다. 자민당 내 ‘포스트 아베’ 후보들 중엔 무릎을 칠 만한 대안이 보이지 않는다. ‘당내 기반이 약하거나’ ‘나이가 어리고 경험이 부족하거나’ 모두가 2% 이상 부족한 이들뿐이다.
 
야당은 더 한심하다. 여론조사 지지율 10%를 넘는 당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초토화됐다. 아베 총리로선 기본적으로 자신과의 싸움에만 몰두하면 되는 게임이다.
 
그에게 최대 원군이자 도우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일 가능성이 크다. 동북아시아의 운명을 주물러대는 김정은이 “언제라도 일본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면서 아베 총리의 역할 공간이 더 커졌다. ‘납치 문제 해결사는 아베’ ‘외교안보도 아베, 미워도 다시 한번’이란 분위기가 퍼지면 숱하게 많았던 스캔들도 뉴스의 중심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다. “4월이 되면 국면이 바뀔 것”이라던 아베 총리의 막연한 자기최면이 어쩌면 5월에 현실이 될 수도 있다. 게다가 아베노믹스를 지지하는 청년·재계를 중심으로 30%에 달하는 ‘암반 지지층’이 그를 떠받치고 있다.
 
어디 일본뿐이랴. 충성스러운 고정 지지층, 라이벌은커녕 대안으로 거론하기조차 힘든 야당의 부실한 리더십, 모든 스캔들을 날려버리는 북풍 속에서라면 집권자의 정권 운영은 ‘땅 짚고 헤엄치기’처럼 쉽지 않겠는가. 한국의 드루킹 스캔들도 곧 북풍에 날아갈 처지인가.
 
서승욱 일본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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