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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남북 화해 속도전, 북·미 회담 이후에도 늦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4·27 판문점 선언’ 이후의 후속 조치와 관련한 네 가지 사항을 정부와 청와대에 지시했다.
 
첫째, 남북 정상회담 이행추진위원회 가동. 둘째, 속도감 있는 정상회담 후속 조치의 추진. 셋째, 북·미 정상회담 성공을 위한 미국과의 긴밀한 협의. 넷째, 남북합의서 국회 비준·공포 절차의 조속한 착수 등이다. 이 가운데 남북 정상회담 이행팀 가동이나 북·미 정상회담 성공을 위한 미국과의 긴밀한 협의 등은 당연하고도 필요한 조치다. 특히 북·미 회담과 관련해 문 대통령은 “남·북·미 3각 대화채널의 긴밀한 가동”까지 거론했다. 북한 비핵화라는 그레이트 게임의 승부가 결국 북·미 회담에 달려 있다는 인식에서였을 것이다.
 
남북 정상회담 이후 ‘비핵화 시간표’는 예정보다 빨라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북한과의 회동이 3, 4주 안에 열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한 것을 역산하면 5월 말~6월 초로 추진됐던 회담은 5월 20일 전후로 앞당겨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미국의 비핵화 청구서도 조금씩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폭스뉴스·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과의 첫 회담에서 그들이 정말 (핵 포기라는) 전략적 결단을 내렸다는 증거를 확인하고 싶다”면서 1992년 남북 비핵화 공동선언을 판단 기준으로 제시했다. 이 공동선언은 ①핵무기의 시험·제조·생산·접수·보유·저장·배비(配備)·사용 금지 ②핵 재처리시설 및 우라늄 농축시설 보유 금지 ③비핵화를 검증하기 위해 상대측이 선정하고 쌍방이 합의하는 대상에 대한 (남북) 상호 사찰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아직은 ‘완전한 비핵화’에 관해선 남북 정상의 선언적 의지만 드러난 상황에서 북한이 저런 수위의 북핵 청구서를 받아들일 수 있는지 우리 내부는 물론 국제사회의 의구심이 남아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런 상황에서 볼 때 군이 오늘부터 대북 확성기 방송 철거작업에 들어가기로 한 것이나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 문제를 꺼낸 것은 이른 감이 없지 않다. 당초 군은 이달 중 열릴 예정인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확성기 철거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속도감’ 있는 후속 조치를 강조하자 철거 시기를 선제적으로 앞당겼다.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의 적대 행위 중지를 담은 판문점 선언을 실천하기 위한 차원임은 이해할 수 있지만 남북관계에 따라 55년간 틀었다 꺼지기를 반복해 온 확성기의 역사를 감안할 때 신속한 철거보다는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맞춰 오히려 속도를 조절하는 편이 오히려 나았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판문점 선언의 국회비준 문제 또한 북·미 회담에서 국제사회가 신뢰할 만한 ‘비핵화 로드맵’이 나온 뒤 추진해도 늦지 않다고 본다. 차라리 남북 정상회담 만찬에 배제됐던 야당 대표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판문점 선언을 설명하는 절차를 먼저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까 싶다. 국회 비준은 그 자리에서도 충분히 논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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