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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 없다고 갓길운행·끼어들기 … 드론에 딱 걸렸다

한국도로공사가 띄운 드론이 30일 호남고속도로 상공에서 교통법규 위반 행위를 단속하고 있다. 드론은 전용차로 위반, 끼어들기, 갓길운행 등을 촬영했다. [사진 전남지방경찰청]

한국도로공사가 띄운 드론이 30일 호남고속도로 상공에서 교통법규 위반 행위를 단속하고 있다. 드론은 전용차로 위반, 끼어들기, 갓길운행 등을 촬영했다. [사진 전남지방경찰청]

30일 오전 10시40분 전남 담양군 대전면 한국도로공사 광주전남본부 뒤편 운동장. 잔디밭 위로 헬기가 프로펠러 소리를 내며 비행을 준비 중이었다. 평소 고속도로 교통법규 위반 행위에 투입되는 전남지방경찰청 헬기다. 이날은 드론에 임무를 양보했다. 경찰 협조를 얻어 헬기에 탑승해 약 150m 상공에서 드론의 단속 현장을 취재했다.
 
오전 11시쯤 호남고속도로 상행선 약 180㎞(익산분기점 인근) 상공. 아래를 내려다보니 한적한 도로 위를 화물차와 승용차 등 차들이 쌩쌩 달렸다. 도로와 갓길에 순찰차는 없었다. 일부 운전자들은 과속하며 고속도로를 질주했다.
 
전방을 주시하는 운전자들의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 고속도로 상공에는 ‘감시의 눈’이 있었다. 교통법규 위반 행위 특별단속에 투입된 드론이다. 카메라가 장착된 검은색 드론은 추락 등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고속도로를 가로지르는 위치의 육교 위나 갓길의 상공에서 임무를 수행했다.
 
드론이 보내는 사진과 영상 자료는 육교 인근에 자리 잡은 한국도로공사 전북본부 조종자의 조종기 모니터로 실시간 전송·녹화됐다. 헬기를 띄워야 가능했던 항공 채증이 지름 1m 안팎 크기의 드론으로 가능해진 것이다. 단속 과정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이 크게 줄었다.
 
경찰은 이날 드론이 실시간으로 보내온 영상을 토대로 위반 차량 인근에 있던 암행순찰차에 출동하라는 무전 지시를 했다. [사진 전남지방경찰청]

경찰은 이날 드론이 실시간으로 보내온 영상을 토대로 위반 차량 인근에 있던 암행순찰차에 출동하라는 무전 지시를 했다. [사진 전남지방경찰청]

드론 조종자 옆에는 고속도로순찰대 소속 경찰관도 있었다. 그는 드론이 보내오는 영상을 토대로 교통법규 위반 행위가 일어나는지 살펴봤다. 고속도로 갓길 통행과 주·정차, 지정차로 위반 행위 등이다. 순찰차를 타고 모니터링을 하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었다.
 
경찰은 드론이 보내온 영상으로 교통법규 위반 행위가 포착되면 단속에 들어갔다. 위반 차량의 진행 방향보다 약 3㎞ 전방에 대기하고 있던 암행순찰차나 일반순찰차에 무전을 보내는 방식이다. 이들 순찰차에 탑승해있던 경찰관들은 대상 차량이 근접해오면 갓길로 정차를 유도한 뒤 단속했다. 단속된 사실조차 몰랐던 교통법규 위반 차들에 대한 ‘백발백중’ 단속이 가능했다. 드론의 활약으로 이날 하루 단속에서 113건이 적발됐다.
 
한국도로공사는 그동안 자체적으로 드론을 운용해 사진 등 증거를 경찰에 제공해왔다. 그러나 4월부터 경찰 암행순찰차 등과 협조해 합동 단속을 하고 있다. 드론은 지난해 1701건의 단속 성과를 올렸다. 전용차로 위반, 끼어들기, 갓길운행 등이다. 기술적인 문제로 드론을 통한 과속 단속 등은 아직 어려운 상태다.
 
드론을 통해 경찰의 실시간 단속이 가능해지면서 교통법규 위반 운전자들에게는 운전자를 알 수 없을 때 차주에게 부과하는 ‘과태료’가 아닌 ‘범칙금’이 부과됐다. 또 현장에서 운전자가 특정되면서 범칙금과 함께 벌점까지 부과됐다. 드론 단속으로 교통법규 위반 행위에 대한 처분이 무거워진 것이다. 과거 도로 위 순찰차나 고정된 단속 카메라만 피하면 됐던 것과 달리 단속 사실 자체가 잘 노출되지 않는 드론에 적발되지 않기 위해서는 교통법규를 준수하는 길밖에 없다.
 
하지만 드론 단속이 완전히 자리 잡은 것은 아니다. 사고 우려에서다. 만일 드론이 고속도로 한가운데 떨어질 경우 연쇄 교통사고로 이어지면서 대형 인명피해가 날 가능성도 있다. 도로공사와 경찰이 드론을 투입한 고속도로 단속에 신중한 이유다.
 
전남경찰청 윤재복 고속도로순찰대장은 “드론을 투입해 단속하면 제한된 경찰력을 효율적으로 분산해 고속도로에서 교통법규 위반 행위 단속과 함께 적극적인 교통사고 예방활동도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점차 드론과의 합동 단속을 늘려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담양=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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