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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님이 외출 안 해요’ 안부 챙기는 스마트홈

외아들인 박정훈(45)씨는 늘 부모님의 안위가 걱정이다. 80세인 아버지가 고혈압에 당뇨를 앓고 있지만 같은 서울에 살아도 매일 찾아가 볼 수 없어서다. 전화를 받지 않으면 ‘혹시 쓰러지신 것 아닐까’ 하는 걱정이 꼬리를 물었다. 최근 부모님이 서울 종로구 황학동에 있는 한 아파트로 이사하면서 박씨는 이런 걱정을 덜었다. 부모 집의 출입기록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서다. 예컨대 매일 스포츠센터에 다니는 어머니가 하루 외출을 거르면 박씨의 스마트폰으로 ‘지난 1일 동안 출입이 없습니다’라는 문자메시지가 온다. 박씨는 “부모님과 함께 살고 싶어도 상황이 여의치 않아 늘 걱정이 많았는데 빠른 대응을 할 수 있게 돼 한시름 놨다”고 말했다.
 
‘똑똑한 집’인 스마트홈이 진화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같은 첨단 정보통신(IT) 기술이 더해지면서다. 국내 주택시장에 스마트홈이 등장한 것은 2000년대 들어서다. 집 안 전체 조명을 버튼 하나로 껐다가 켰고, 자동차(등록 차량)가 아파트 정문을 지나면 알림이 울렸다. 2000년대 후반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스마트홈은 더 똑똑해졌다. 집 밖에서 스마트폰으로 집 안 조명·가스·전기·난방을 조절할 수 있고, 열쇠(스마트키)를 몸에 지니고 있으면 공동 현관문이 자동으로 열렸다.
 
인공지능 플랫폼 집

인공지능 플랫폼 집

최근 인공지능의 발달로 스마트홈은 한 단계 더 진화하고 있다. 이전에는 집을 비운 동안 다녀간 사람(초인종 누르면 녹화)이 누군지 확인하는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실시간으로 연결된다. 예컨대 외출한 동안 택배 기사가 초인종을 누르면 스마트폰으로 연결돼 화상 통화를 할 수 있고, 현관문도 열 수 있다.
 
출입 기록 관리도 정교해졌다. 인공지능 기반의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이 평소 출입 기록을 분석하고 학습해 특이사항이라고 판단하면 메시지를 보낸다. 예컨대 평소 밤 12시 이후 출입이 없었는데 문이 열리면 ‘이상시간대 출입이 감지되었습니다’라는 메시지가 스마트폰으로 전송된다.
 
인공지능은 관리비도 아껴 준다. 아파트단지 내 세대별 실시간 에너지 사용 기록을 분석하고 비교해 맞춤 알림을 제공한다. 전기 사용이 많으면 ‘전기 사용이 과다합니다’라는 알림을 보내는 식이다. 보안도 강화됐다. 집 안에 작은 카메라(월패드)가 있어 방범 모드를 설정하면 집 안 움직임을 분석해 집주인의 스마트폰과 경비실에 동시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다. 집 밖에서 집 안과 현관 앞 영상도 확인할 수 있다. IT·통신 업체도 적극적으로 주택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단지당 수백에서 수천 가구인 아파트에 한꺼번에 플랫폼을 적용할 수 있어 수익이 짭짤하기 때문이다.
 
삼성 SDS는 인공지능 기반의 스마트홈 플랫폼을 개발했다. 평소 출입 기록과 다르면 메시지를 보내고, 집 밖에서 초인종을 누른 사람과 스마트폰으로 화상통화를 할 수 있다. 이미 서울 황학동 롯데캐슬, 서울 여의도동 금호리첸시아, 경기도 남양주시 부영아파트 등에 적용했다. 김재필 삼성SDS 상무는 “입주민의 라이프스타일에 기반한 데이터를 분석해 더욱 편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GS건설은 카카오와 함께 개발한 인공지능시스템을 서울 서초구 잠원동 한신4지구 등에 적용한다. 집 안 곳곳에 인공지능 스피커가 설치돼 음성으로 조명, 가스, 냉·난방, 가전(IoT 연동) 등을 제어할 수 있다. 대우건설은 아파트에 네이버 인공지능 플랫폼인 ‘클로바’를 적용했다. 현대건설은 KT와 손잡고 인공지능 스피커인 ‘기가지니’를 활용한 ‘스마트홈 서비스’를 제공한다.  
 
앞으로 스마트홈은 더 발달할 것으로 보인다. 1인 가구가 늘고 있고 노인만 거주하는 가구도 증가하고 있어서다. 임채우 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고독사 등이 사회 문제가 된 일본에선 일찌감치 스마트홈이 발달했다”며 비슷한 구도로 움직이고 있는 한국도 1인 가구 등에 맞춘 스마트홈 발달이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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