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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의 ‘나믿너믿’ … 다시 부는 LG 신바람

류중일 LG 감독(왼쪽)이 지난달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승리한 뒤 투수 고우석과 주먹을 맞대며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류중일 LG 감독(왼쪽)이 지난달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승리한 뒤 투수 고우석과 주먹을 맞대며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LG-삼성전이 열린 29일 서울 잠실구장. LG가 5-8로 뒤지던 9회 말, 승부의 추는 사실상 삼성 쪽으로 기울었다. 그래도 LG 팬은 자리를 지키며 “무적 LG”를 연호했다. 2사 2루에서 김현수와 채은성의 연속 2루타가 터지자 함성은 더 커졌다. 하지만 유강남이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삼성이 8-7로 이겼다. LG의 연승은 8경기로 끝났다. 그런데도 LG 팬의 박수 소리는 이겼을 때 못지않았다.
 
LG의 ‘신바람’이 2018년 프로야구를 강타하고 있다. LG는 18승 13패로 3위다. 2위 SK와 2.5경기 차다. LG는 지난 19일 광주 KIA전에서 ‘사인 훔치기’ 논란에 휩싸였는데, 공교롭게도 이 경기 직후 연승행진을 시작했다. 팀 분위기가 흔들릴 수 있었지만, 태세 전환이 빨랐다. 류중일(55) LG 감독은 고개를 숙였다.
 
8연승 동안 LG는 약점 없는 팀이었다. 선발진이 8승 중 6승을 책임졌다. LG의 선발 평균자책점은 3.69로 SK(3.65)에 이어 2위다. 지난해에도 LG 선발진은 강했다. 선발 평균자책점(4.11) 1위였다. 그런데도 6위에 그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해 8승(6패)을 거둔 류제국이 부상으로 빠졌지만, 프로 3년 차 김대현이 공백을 확실히 메웠다. 외국인 투수 헨리 소사는 3승 무패, 평균자책점 0.88(1위)로 한 단계 더 성장했다. 타일러 윌슨(1승 2패)과 차우찬(3승 2패)도 안정적이다. 5선발 임찬규는 벌써 4승(2패)이다. 시즌 초 불안했던 불펜도 자리를 잡았다. 김지용(8홀드)과 정찬헌(9세이브)이 주축이다. 류 감독은 “선발투수가 초반에 무너지지 않고 잘 버텨준다. 타자들도 점수를 필요할 때 내준다”고 연승 배경을 설명했다.
 
일각에선 류중일식 ‘믿음 야구’가 LG에 이식된 결과라는 평가도 있다. 류 감독은 선수·코치·감독으로 30년을 보낸 삼성을 떠나 올해 LG 지휘봉을 잡았다. ‘나믿가믿(나는 믿을 거야, 가코 믿을 거야)’은 삼성 시절 류 감독의 야구 철학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류 감독은 삼성 부임 첫해였던 2011년, 부진에 빠진 외국인 타자 라이언 가코에게 끝까지 기회를 줬다. 결국 가코는 58경기에서 타율 0.248, 1홈런·28타점을 기록하고 7월 한국을 떠났다. ‘나믿가믿’은 처음엔 류 감독을 향한 조롱이었다. 하지만 그해 삼성이 통합우승을 하면서 그의 야구를 설명하는 상징으로 바뀌었다. 류 감독은 한 번 믿음을 준 선수는 끝까지 믿는 ‘나믿너믿’ 리더십으로 삼성의 통합 4연패(2011~14년)를 이끌었다.
 
류중일 감독은 지난 13일 잠실 KT전에서 3-1로 앞선 9회 초 마무리투수 정찬헌을 불러세웠다. 전날(12일) 등판에서 블론세이브를 했던 정찬헌에게 “네가 우리 팀 마무리”라고 말했다. 정찬헌은 “감독님 말씀을 듣고 짜릿했다. 확실한 책임감이 생겼다”고 했다. 당시 1이닝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한 정찬헌은, 이후 5번의 세이브 기회를 한 번도 놓치지 않았다.
 
확 달라진 LG, 이거 실화냐?

확 달라진 LG, 이거 실화냐?

LG 팀 타율은 올 시즌 0.297로 1위다. 최근 10년간 처음이다. 팀 홈런은 35개(4위)다. 이는 지난 17일 외국인 타자 아도니스 가르시아(쿠바)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거둔 결과다. LG는 지난해 팀 타율 7위(0.281), 팀 홈런 9위(110개)였다. 신경식 LG 타격코치는 “젊은 타자들이 그간 상대 투수가 아닌 자신과 싸우고 있었다. 2군에 내려가지 않으려면 결과를 내야 했고, 고스란히 부담감으로 이어졌다”며 “류 감독님이 선수들을 믿고 기다려주면서 조급함이 사라졌다. ‘오늘 못 치면 내일 친다’는 생각으로 투수를 상대한다”고 설명했다. 채은성은 지난 10일까지 타율 0.208에 그쳤다. 양석환도 첫 10경기에서 타율 0.120으로 부진했다. 류 감독은 기다렸다. 최근 10경기에서 채은성은 타율 0.425, 양석환은 2홈런·10타점을 기록했다.
 
포수 유강남의 성장으로 하위 타선의 무게감도 더해졌다. 유강남은 타율 0.340, 8홈런을 기록 중이다. 여전히 잘 치는 박용택(타율 0.330)과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온 김현수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10경기 김현수의 타율은 무려 0.486(37타수 18안타)이다. 지난 26일 삼성전에서 김현수는 사이클링 히트를 아쉽게 놓쳤다. 단타 1개가 부족했다. 신경식 코치는 “김현수가 젊은 선수들의 롤 모델이 되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배운 훈련법을 따라 하는 젊은 선수도 많다”고 전했다.
 
류중일 감독의 유일한 고민은 2루수 강승호다. 강승호는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중 타율(0.196)이 가장 낮다. 류 감독은 “재능이 뛰어난 선수”라며 그를 계속 기용하고 있다. 강승호의 부활은 믿음 야구의 ‘완성판’이다. 류 감독은 이를 “나와 강승호의 싸움”이라고 표현했다. 28일 삼성전에 앞서 잠실구장에 모인 LG 팬들은 류 감독 생일을 축하하는 노래를 합창했다. 다음날(30일) 류 감독에게 “선수단이 어떤 선물을 했나” 묻자 “승리를 받았다”며 웃었다. LG의 봄날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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