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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언제든 전화 걸면 받나”, 문 대통령 “약속 잡아놓고 하는거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도 남북 정상회담이 화제였다. 이날 회의실에 입장하며 기립 박수를 받은 문 대통령은 회의 중간 중간 쏟아지는 참모진들의 질문에 직접 이야기 보따리를 풀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와 김정은 국무위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27일 오후 경기도 파주 판문점 내 평화의 집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2018.4.27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와 김정은 국무위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27일 오후 경기도 파주 판문점 내 평화의 집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2018.4.27

 
 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솔직 담백하고 예의가 바르더라”고 말했다. 1984년생으로 알려진 김 위원장은 올해 34살로 1953년생인 문 대통령과는 31살 차이가 난다. 문 대통령을 근접 경호한 주영훈 경호처장이 곧바로 관련 사례를 소개했다. 문 대통령 내외와 김 위원장 부부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만찬장으로 이동할 때였다. 주 처장은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이 먼저 (엘리베이터를) 타도록 손짓을 했다”며 “그 다음으로 부인 이설주가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하자 김정숙 여사가 먼저 타도록 슬그머니 이설주의 손을 잡아 빼더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공동 식수를 마친 후 군사분계선 표식물이 있는 ‘도보다리’까지 산책을 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공동 식수를 마친 후 군사분계선 표식물이 있는 ‘도보다리’까지 산책을 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수행원 없이 김 위원장과 44분간 도보다리에서 나눈 밀담은 문 대통령에게도 인상 깊은 순간으로 남았다. 문 대통령은 “(당시에는) 대화에만 집중하느라고 주변을 돌아볼 수 없었다”며 “회담이 끝난 뒤 청와대로 돌아와서 방송이 나오는 걸 보니, 내가 봐도 보기가 좋더라. 정말 조용하고, 새소리가 나는 그 광경이 참 보기 좋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나쁜 것이 항상 나쁜 것만은 아니다”며 “비무장지대를 잘 보존하면 결과적으로 우리에게 큰 자산이 돼 돌아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상통화 외교가 익숙치 않은 듯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이 전화(남북 정상간 핫라인)는 정말 언제든 전화를 걸면 받는거냐”고 묻기도 했다고 한다. 이에 문 대통령은 “그런건 아니다”며 “서로 미리 사전에 실무자끼리 약속을 잡아놓고 (정상 간에) 전화를 걸고 받는거다”고 설명해줬다. 청와대 관계자는 남북 정상간 첫 통화 시기와 관련해 “오늘 밝히진 않았는데 조만간 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스포츠를 주제로 한 대화도 오고갔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경평(서울ㆍ평양)축구보단 농구부터 하자”며 농구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 초청으로 미 프로농구(NBA) 스타 출신인 데니스 로드맨이 여러 차례 방북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세계 최장신인 이명훈 선수가 있을 때만 해도 우리(북한)가 강했는데 이명훈 선수가 은퇴한 뒤로는 약해졌다”며 “이제는 남한에 상대가 안될 거 같다. 남한에는 2m 넘는 선수들이 많죠?”라고 되묻기도 했다고 한다. 
남북정상 화해와 평화의 포옹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위원장이 27일 오후 경기도 파주 판문점에서 '판문점 선언문'에 사인한 뒤 서로 포옹하고 있다. 판문점=김상선 기자

남북정상 화해와 평화의 포옹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위원장이 27일 오후 경기도 파주 판문점에서 '판문점 선언문'에 사인한 뒤 서로 포옹하고 있다. 판문점=김상선 기자

 
 문 대통령은 이날 회의 도중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로부터 “수고하셨다. 큰일을 해내셨다”며 “노벨평화상을 타시라”는 덕담이 담긴 축전을 보고 받았다. 이에 문 대통령은 “노벨평화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받으셔야 한다”며 “우리는 평화만 가져오면 된다”는 취지로 주변에 언급했다고 한다.
  

 [남북정상회담] 남북이 함께 심는 나무   (판문점=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후 판문점 인근 '소떼 길'에서 기념 식수를 하고 있다.   ''소떼 길'은 1998년 6월 16일 고 정주영 그룹 명예회장이 민간인 신분 최초로 판문점을 통과해 북한으로 들어간 길이다. 2018.4.27   hkmpooh@yna.co.kr/2018-04-27 18:58:17/ <저작권자 ⓒ 1980-201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남북정상회담] 남북이 함께 심는 나무 (판문점=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후 판문점 인근 '소떼 길'에서 기념 식수를 하고 있다. ''소떼 길'은 1998년 6월 16일 고 정주영 그룹 명예회장이 민간인 신분 최초로 판문점을 통과해 북한으로 들어간 길이다. 2018.4.27 hkmpooh@yna.co.kr/2018-04-27 18:58:17/ <저작권자 ⓒ 1980-201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평소 나무와 꽃에 관심이 많은 문 대통령은 소나무 식수 때 사용된 백두산 흙이 “그냥 흙이 아니었다”며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전달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백두산이 화산재로만 덮여 있어서 장군봉 마루까지는 흙이 없다”며 “백두산의 흙을 가져오기 위해서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만경초라는 풀을 뽑아서 그 뿌리에 묻어있는 흙을 털어서 모아모아 가져온 것”이라고 소개했다. 
 
 김 위원장이 원래대로 평양 시간을 서울 표준시에 맞추겠다고 전격적으로 결정해 발표한 것도 이날 회의에선 화제였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에 “김 위원장이 그 이야기를 할 때 같이 들었는데 옆에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앉아있어서 물어봤다”며 “김여정도 ‘저도 여기서 처음 듣는다’는 취지로 답변했다”고 소개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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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