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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초등생 살해’ 공범 박모양, 왜 징역 13년으로 '감형' 됐나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 주범 김모양과 공범 박모양이 지난 3월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4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 주범 김모양과 공범 박모양이 지난 3월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4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8살 여자 초등학생을 유괴해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주범 김모(18)양과 공범으로 지목된 박모(20)양이 항소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1심에서 살인 공모 혐의가 인정돼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던 박양은 항소심에선 형량이 상대적으로 낮은 살인 방조죄를 적용받아 징역 13년으로 감형됐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 김대웅)는 30일 김양에게 1심과 같은 징역 20년을, 박양에게는 감형된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양은 범행을 참회하거나 반성하지 않고 살인을 한 사실을 어느새 망각, 자신의 범행을 타인의 책임으로 돌리려 하고 있다”며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최소한의 윤리성마저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잔인한 수법으로 피해자는 인생을 꽃피워보지도 못한 채 가장 참혹한 모습으로 삶을 마감했다“고 밝혔다.
 
박양에 대해선 ”김양이 허구적 상황을 넘어 실제 살인으로 나아간다는 점을 미필적이나마 인식했음에도 이를 제지하지 않고 범행 결의를 강화해 살인을 용이하게 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의 공범 박모양(가운데)이 지난해 6월 13일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인천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의 공범 박모양(가운데)이 지난해 6월 13일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인천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살인 공모 인정 안 돼, 살인 방조죄 적용”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달리 두 사람의 공모 관계를 인정하지 않았다. 앞서 두 사람은 검찰 조사와 재판 과정에서 서로에게 범행 책임을 떠넘겼다. 김양은 박양이 범행을 공모하고 지시했다고 진술한 반면 박양은 “대화가 장난이나 상황극인 줄 알았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김양은 박양의 가담 여부에 따라 자신의 형이 감형될 여지가 있는 이해 관계가 있다”며 “(박양의 지시 였다는) 김양의 진술이 일관되거나 구체적이지 못하고, 지시를 받거나 복종하는 관계가 아닌 점 등에 비춰 진술의 신빙성이 없다”고 밝혔다. 실제 살인을 김양이 저지른 만큼 범행 내용이나 시기, 방법, 대상을 놓고  구체적인 공모를 했다는 증거가 부족한 이상 공모 관계가 인정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대신 재판부는 박양에게 살인 방조죄를 적용했다. 형법상 방조 행위는 범행에 직접 가담하거나 지시하지 않더라도 범행 사실을 알면서 실행 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범죄를 뜻한다.
 
재판부는 “박양이 김양과 사전에 살인을 공모한 사실은 인정되지 않지만, 김양이 실제 살인을 한다는 것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면서 범행 결의를 강화하거나 유지하도록 정신적으로 돕는 행위를 했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 피의자의 처벌을 요구하는 시위 모습 [연합뉴스]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 피의자의 처벌을 요구하는 시위 모습 [연합뉴스]

재판부는 당초 두 사람이 허구적인 상황을 전제로 문자 등을 통해 대화를 나눴지만, 범행일 아침부터는 실제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인식한 것으로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다는 데 주목했다.
 
재판부는 “(사건 당일) 김양은 즉흥적이거나 허구적인 대화 내용이 아닌 실제 벌어지고 있는 일을 박양에게 그대로 전달했다. 박양은 초등생을 범행 대상으로 물색 중인 김양에게 ‘저 중에 한명이 죽게 되겠네’라고 답하는 등 범행을 인식하는 반응을 보였다”며 “박양은 시신 일부를 봉투로 전달받은 뒤에도 아무런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고 김양이 경찰서에 가자 범행에 얽힐 일을 걱정하는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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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신미약’ 주장은 인정 안 돼
당초 김양이 주장했던 ‘심신 미약’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범행 당시 김양이 아스퍼거 증후군을 갖고 있었는지도 불확실하고, 증후군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생명의 존엄성을 부인하는) 범죄를 저지른 원인이라는 개연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김양이 범행 당시 만19세 미만으로 소년법 특례 규정이 적용돼 논란이 됐었다. 소년법, 형법에 따라 미성년 범죄자는 세 부류로 나뉘는 데 김양이 ‘범죄소년(만14세~만19세 미만)’에 해당했기 때문이다. 범죄소년은 살인 등 잔혹한 범죄를 저질러도 법정최고형인 사형은 면한다. 최대로 받을 수 있는 징역형도 20년이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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