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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쿠웨이트 '가사도우미 충돌'···외교전쟁 치닫나

 
두테르테 “쿠웨이트내 26만 근로자 귀국하고, 쿠웨이트엔 영구 파견 금지" 
 
가사도우미 구출 작전을 둘러싼 필리핀과 쿠웨이트 간 갈등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대사 추방은 물론, 자칫 외교 관계까지 중단할 기세다.  

 
AP통신 등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쿠웨이트에 취업한 자국인 26만명에게 귀국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쿠웨이트에 가사도우미를 포함한 근로자 파견을 영구히 금지하고 모든 필리핀 국민을 철수시킬 것”이라며 “이들의 귀국과 국내 정착을 위해 재난기금을 사용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AP 연합뉴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AP 연합뉴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2월 필리핀인 가사도우미 피살사건이 알려졌을 때 자국 근로자의 쿠웨이트 파견을 잠정 중단시켰다가 이날 관련 조치를 더욱 강화했다. 필리핀 정부에 따르면 쿠웨이트에서 사망한 자국인은 2016년 82명에서 지난해에는 120명으로 증가했다. 
 
이에 대해 쿠웨이트의 칼리드 알하마드 알 사바 외무장관은 “우리의 주권을 침해하는 모든 행위를 단호히 배격한다”며 반발했다. 그러면서 “쿠웨이트 정부는 노동법에 의거해 필리핀 커뮤니티를 포함한 모든 이주 노동자들의 안전과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이는 국제인권단체들도 인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쿠웨이트 정부는 가사도우미 구출작전에 관여한 자국 주재 필리핀 대사관 직원 등 4명을 체포해 자국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길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 25일에는 외교 관례와 빈 협약을 위반했다며 레나토 빌라 주쿠웨이트 필리핀 대사를 외교적 기피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하고 추방령을 내렸다. 
일주일 내에 쿠웨이트를 떠나야 하는 빌라 대사는 “쿠웨이트 당국이 학대받는 필리핀 가사도우미에게 24시간 내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면 대사관이 나서겠다”고 선언하고, 실제 대사관 직원과 차량을 동원해 구출작전(사막의 구출)에 나섰다. 지난달 7일부터 2주 동안 집주인에게 학대 받는 가사도우미 26명을 탈출시켰다.  
 칼리드 알하마드 알 사바 쿠웨이트 외무장관. [KUNA=더 필리핀 스타]

칼리드 알하마드 알 사바 쿠웨이트 외무장관. [KUNA=더 필리핀 스타]

 
특히 이번 구출작전을 담은 동영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되면서 양국 관계는 크게 악화됐다.  
쿠웨이트 측은 “동영상 확산으로 국제적으로 명예가 크게 훼손됐다”며 필리핀 대사관을 강하게 비난했다. 지난달 24일 필리핀 정부가 동영상 유출에 대해 사과를 하기도 했지만 양국 간 대립은 해소되지 않았다.    
 
외교가 일각에선 양국 간 갈등이 조속한 해결돼야 한다며 이에 대한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외교적 마찰 뿐만 아니라 양국 국민 간 감정의 골이 상당히 깊어졌기 때문이다.
쿠웨이트 국영통신사 KUNA에 따르면 쿠웨이트 외무부 관계자는 “필리핀과의 관계가 회복되기 위해선 1990년대 초 걸프전 당시 필리핀이 쿠웨이트를 지원했던 ‘역사적인 우정’을 상기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양국 지도부가 과거의 우정을 바탕으로 감정 대립에서 벗어나는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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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직까지 양국 관계는 악화일로다. 외신들은 “필리핀 정부가 이주노동자들의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쿠웨이트와 협상을 할 의사가 있는지 여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필리핀은 세계 최대의 인력 수출국 중 하나로 전세계 180개국에 1000만명 넘게 근로자를 파견하고 있다.  
최익재 기자 ij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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