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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20m 거대 원시인 조각···대구 주민 철거 요구 왜

 대구시 달서구 진천동 상화로에 위치한 거대 원시인 조각상. 대구=김정석기자

대구시 달서구 진천동 상화로에 위치한 거대 원시인 조각상. 대구=김정석기자

 
대구 달서구 진천동에 설치된 '거대 원시인 조형물'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길이 20m, 높이 6m에 달하는 원시인 조형물이 '흉물'이라며 철거해 달라는 주민 3140명이 서명을 모아 달서구에 제출했고, 달서구의회는 이를 임시회 본회의에 부쳐 철거 여부를 정하기로 했다.
 
이 조형물은 잠든 원시인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대구 출신 광고 디자이너 이제석씨가 기획했다. 달서구 도로변에 거대 원시인상이 설치된 것은 달서구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선사시대로' 사업의 하나다.
 철거를 원하는 주민들은 이 조형물이 지나치게 커 도시 미관을 해치고, 간판을 가려 영업을 방해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구 달서구 진천동 선사유적공원 진입로 완충녹지에 옆으로 누워 잠자는 원시인 형상의 조형물이 설치돼 눈길을 끌고 있다.(위) 조형물이 모습을 드러내자 반대하는 일부 주민이 현수막을 조형물 옆에 걸어 놓았다. [뉴스1]

대구 달서구 진천동 선사유적공원 진입로 완충녹지에 옆으로 누워 잠자는 원시인 형상의 조형물이 설치돼 눈길을 끌고 있다.(위) 조형물이 모습을 드러내자 반대하는 일부 주민이 현수막을 조형물 옆에 걸어 놓았다. [뉴스1]

 
30일 열린 대구 달서구의회 복지문화위원회 회의에선 원시인 조형물 철거를 둘러싼 토론이 벌어졌다. 최근 완공된 원시인 조형물을 철거해 달라는 청원이 쏟아져 해당 지역구 의원이 이를 안건에 올리면서다.
 
청원 소개에 나선 배용식 의원은 "원시인 조형물은 충분히 주민의견이 수렴되지 않은 채 추진됐고 관련 조례나 규정도 준수하지 않았다는 것이 청원의 요지"라며 "중간에 위치가 한 번 변경됐는데도 달서구의회에조차 보고되지 않은 것까지 더해 사업 추진 전반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달서구 관계자는 "공청회까진 아니더라도 주민설명회를 열어 주민들의 의견을 물었고 주민들도 원시인 조형물 건립에 동의했다"고 반박했다. 또 민원이 제기된 직후 공사를 중단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선 "서류상으론 공정률이 70% 였지만 형태를 잡은 것만 보면 99% 진행된 상태여서 공사를 중단하는 게 불가능했다"고 했다.
대구 달서구가 관광명소 조성 등을 위해 진천동 도로변에 설치한 '잠이 든 원시인' 석상. 길이 20m, 높이 6m 규모의 거대한 모습에 주민과 인근 상인의 철거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 달서구가 관광명소 조성 등을 위해 진천동 도로변에 설치한 '잠이 든 원시인' 석상. 길이 20m, 높이 6m 규모의 거대한 모습에 주민과 인근 상인의 철거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원시인 조형물로 간판이 일부 가려진 식당 업주도 이날 회의를 방청했다. 업주 배모씨는 "원시인 조형물이 바로 가게 앞에 지어지는데도 주민설명회에 참여하지 못했다. 처음에 철제 골조가 올라갈 때는 몰랐는데 그 위로 시멘트를 덮고 나서야 재질이 시멘트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민들의 반대 청원이 쏟아지는 사안을 넘겨받은 달서구의원들은 난처함을 표시했다.
 
안대국 의원은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원시인 조형물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결정을 내리면 화살을 우리가 다 맞는다"며 "2억원의 예산이 든 사업을 회의 한 번으로 결정짓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홍복조 의원은 "처음엔 조형물이 어떤 형태인지 알기 어려웠다고 해도 나중에 조감도나 설계도가 나왔으면 의회에 보고를 해줬어야 한다"며 "지금 와서 이걸 우리 보고 책임지라고 하면 어떻게 하나. 책임은 집행부에 있다"고 했다.
 
이날 달서구의회 복지문화위는 원시인 조형물 철거에 대한 청원을 통과시켰다. 달서구의회의 최종 판단은 다음달 3일 오전 본회의에서 가려질 예정이다. 하지만 본회의에서 결정될 사항은 권고 사항으로, 가결이 되더라도 실제 철거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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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