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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이 "민망하다"던 北교통, 영상 날것 그대로 보니

대구 교수가 몰래 촬영해 공개하는 날 것 그대로의 북한 교통 상황
대구 계명대 조현준 교수가 몰래 촬영한 북한의 교통상황. 리어카에 아이가 타고 있다. [사진 조현준 교수]

대구 계명대 조현준 교수가 몰래 촬영한 북한의 교통상황. 리어카에 아이가 타고 있다. [사진 조현준 교수]

대구 계명대 조현준 교수가 몰래 촬영한 북한의 교통상황. 청진시 중심가의 모습. [사진 조현준 교수]

대구 계명대 조현준 교수가 몰래 촬영한 북한의 교통상황. 청진시 중심가의 모습. [사진 조현준 교수]

지난 27일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북한에) 오시면 걱정스러운 것이 우리 교통이 불비해서 불편하게 할 것 같다는 점"이라며 "평창올림픽에 갔다 온 분들이 평창 고속열차가 다 좋다고 하더라. 남측의 이런 환경에 있다가 북에 오면 참 민망스러울 수 있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편집된 외신 영상 등을 통해 북한의 교통 상황은 드문드문 노출됐다. 하지만 그 정도론 북한의 교통 상황이 어느 정도인지 쉽게 가늠하기 어렵다.  
평양 지하철 내부의 모습. 전등이 한개만 켜져 있다. [사진 조현준 교수]

평양 지하철 내부의 모습. 전등이 한개만 켜져 있다. [사진 조현준 교수]

진짜 북한의 교통 상황은 어떨까. 2013년 11월 시계로 된 몰래카메라를 차고 북한 구석구석을 직접 돌아보고 온 대구 계명대학교 언론영상학과 조현준(37) 교수가 북한의 교통 상황을 몰래 촬영한 영상과 사진을 본지에 공개했다. 조 교수는 캐나다 국적으로 중국 여행사를 통해 북한에 들어가 일주일 정도 여행했다.  
평양 지하철의 안내판. 디지털화가 되지 않은 상태다. [사진 조현준 교수]

평양 지하철의 안내판. 디지털화가 되지 않은 상태다. [사진 조현준 교수]

그는 30일 "판문점 선언 당시 김 위원장의 이야기를 듣고, 무편집된 북한의 교통 상황을 공개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북한을 돌아보면서 너무나 느린 열차, 낡은 버스, 곳곳에 있는 비포장도로, 디지털화 안 된 평양 지하철 등을 직접 타보면서 촬영했다"고 설명했다. 
대구 계명대 조현준 교수가 몰래 촬영한 북한의 교통상황. 나선시 외곽도로. [사진 조현준 교수]

대구 계명대 조현준 교수가 몰래 촬영한 북한의 교통상황. 나선시 외곽도로. [사진 조현준 교수]

'소달구지'에 자전거가 차량보더 더 많아 
 
실제 조 교수의 영상과 사진에 등장한 북한의 교통 상황은 열악했다. 나선시는 시골이 아닌 북한의 도시에 속한다. 그렇지만 곳곳이 비포장도로였다. 차량보다 소달구지로 불리는 리어카에 짐을 실어 나르는 주민이 더 많았다. 오토바이보다 자전거가 주 교통 수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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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교수는 "도심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곧바로 비포장도로가 이어진다"며 "청진시에서 버스를 타고 이동할 때 북한 안내원이 "이제 마사지 준비하시라"라고 하더라. 비포장도로에 울퉁불퉁한 도로 때문에 버스가 요동을 치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고 말했다. 
 
평양 지하철은 아직 디지털화되지 못한 상태였다. 다음 역을 알리는 디지털 전광판 대신, 불이 켜지고 꺼지는 작은 전등이 달린 안내판을 사용했다. 붉은색과 연두색으로 꾸며진 지하철 역시 수십 년 전 우리나라 무궁화 열차처럼 낡았다. 전기를 아끼기 위해서인지, 지하철은 탑승칸 두 칸이나 세칸에 한곳씩만 불을 켠 상태로 운행했다. 이마저도 한두 개만 켜고서다. 
대구 계명대 조현준 교수가 몰래 촬영한 북한의 교통상황. 차량보다 리어카가 많았다고 한다. [사진 조현준 교수]

대구 계명대 조현준 교수가 몰래 촬영한 북한의 교통상황. 차량보다 리어카가 많았다고 한다. [사진 조현준 교수]

선로 달리는 열차는 '느림보' 
선로를 달리는 열차는 말 그대로 '느림보'였다. 우리나라 KTX 같은 고속열차를 북한이 칭찬하는 이유다. 조 교수는 나선시에서 회령시, 청진시에서 김책시로 이동하는 차량에서 선로를 달리는 열차를 목격했다. 이 열차는 조 교수가 탄 차량보다 느렸다. 녹이 잔뜩 슬어있는 열차도 북한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대구 계명대 조현준 교수가 몰래 촬영한 북한의 교통상황. 열차를 타고 지나가면서 찍은 북한의 마을. [사진 조현준 교수]

대구 계명대 조현준 교수가 몰래 촬영한 북한의 교통상황. 열차를 타고 지나가면서 찍은 북한의 마을. [사진 조현준 교수]

그는 열차에 탑승한 상태에서도 영상을 몰래 촬영했다. 조 교수는 "촬영을 하면서 보니, 열차 속도가 시속 60㎞를 넘지 않은 것 같았다. 매우 느렸고, 선로 상태가 제대로 정비되지 못해 열차인데도, 진동과 소음이 열차 내부에 올라왔다"고 전했다.  
 
계명대 조현준 교수

계명대 조현준 교수

그는 "북한의 교통 상황은 김 위원장이 '민망'이라고 표현할 만한 열악한 상태였다"며 "아이를 차량 대신 리어카에 실어 이동하는 주민, 도심 한가운데 소달구지와 자전거, 낡은 트럭이 교차해 지나가는 모습, 정비가 되지 않은 낡은 열차 선로 등 모든 것이 열악한 북한의 교통 상황을 대변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영화감독이기도 한 조 교수는 몰래 촬영한 영상과 사진 일부를 이용해 2015년 9월 다큐멘터리 영화 ‘삐라’를 제작해 경기도 고양·파주시 일원에서 열린 제7회 DMZ국제다큐영화제에 상영했다. 
대구 계명대 조현준 교수가 몰래 촬영한 북한의 교통상황. 도로와 시설물 공사 모습이라고 한다. [사진 조현준 교수]

대구 계명대 조현준 교수가 몰래 촬영한 북한의 교통상황. 도로와 시설물 공사 모습이라고 한다. [사진 조현준 교수]

2016년엔 탈북자 다섯 명을 인터뷰했다. 이를 바탕으로 영화 ‘황색바람’을 만들었다. ‘황색바람’은 북한에서 자본주의 문화와 생활양식을 비판적으로 일컫는 말이다. 2017년엔 대한민국 군대의 가혹 행위, 성추행 문제 등을 담은 사회고발성 독립영화 '시계'를 제작했다. 영화 시계는 5월 16일 오후 2시 30분 칸 영화제에서 상영된다. 
대구 계명대 조현준 교수가 몰래 촬영한 북한의 교통상황. 우리나라 국도와 같은 개념의 외곽도로 모습. [사진 조현준 교수]

대구 계명대 조현준 교수가 몰래 촬영한 북한의 교통상황. 우리나라 국도와 같은 개념의 외곽도로 모습. [사진 조현준 교수]

조 교수는 “은퇴하는 65세까지 매년 한 편씩 북한 문제 등 시사성이 있는 영화를 제작할 계획”이라며 “누군가는 (내가 만든) 영화를 보고 북한 문제 등 우리 사회에 대해 고민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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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