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LG 신바람, 삐끗하지 않는 류중일 감독의 '나믿너믿' 리더십

 

 지난 27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KBO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 경기에서 9대2로 승리를 거둔 LG 류중일 감독이 고우석과 주먹을 부딪히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7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KBO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 경기에서 9대2로 승리를 거둔 LG 류중일 감독이 고우석과 주먹을 부딪히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프로야구 LG-삼성전이 열린 서울 잠실구장. LG가 5-8로 뒤진 9회 말, 승부가 사실상 삼성 쪽으로 기울었음에도 LG 팬들은 자리를 지키고 '무적 LG'를 외쳤다. 2사 2루에서 김현수의 적시 2루타가 터지자 함성은 더 커졌다. 이어 채은성의 2루타까지 나오자 경기장은 흥분과 기대로 뒤덮였다. 
 
결국 유강남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삼성의 8-7 승리로 마무리됐다. LG는 8연승을 마감했다. 비록 LG가 경기에서 졌지만, 팬들의 박수 소리는 이겼을 때보다 더 컸다. 요즘 LG의 분위기를 제대로 설명하는 한 장면이다. 
 
'사인 훔치기' 논란…이어진 8연승
 
삼성 라이온즈에서 1987년부터 1999년까지 선수로 활약한 뒤 코치, 감독, 기술자문 등으로 30여 년 동안 생활하다 올해 LG 감독으로 부임한 류중일 감독. [연합뉴스]

삼성 라이온즈에서 1987년부터 1999년까지 선수로 활약한 뒤 코치, 감독, 기술자문 등으로 30여 년 동안 생활하다 올해 LG 감독으로 부임한 류중일 감독. [연합뉴스]

 
LG의 '신바람'이 2018년 프로야구를 강타하고 있다. LG는 18승 13패로 3위를 달리고 있다. 2위 SK와 승차는 2.5경기다. LG는 지난 20일 창원 NC전 이후 8경기에서 한 번도 지지 않았다. LG는 지난 19일 광주 KIA전에서 '사인 훔치기' 논란을 겪었다. 전력분석팀이 파악한 KIA의 사인을 선수들이 보기 쉽게 더그아웃 옆 통로에 붙여놓은 것이 화근이었다. 공교롭게도 이 경기 이후 연승이 시작됐다. 자칫 팀 분위기가 흔들릴 수도 있었지만, 태세 전환이 빨랐다. 류중일 LG 감독은 고개 숙여 잘못을 빌었다.   
 
8연승 기간 LG는 이렇다 할 약점이 없는 팀이었다. 투수진과 타선의 고른 활약이 이어졌다. LG 선발진은 8승 가운데 6승을 책임졌다. LG 선발 평균자책점은 3.69로 SK(3.65)에 이어 2위다. 지난해에도 LG 선발진은 강했다. 선발 평균자책점은 4.11로 1위였다. 그런데도 LG는 지난해 6위에 그치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해 8승(6패)을 거둔 류제국이 부상으로 빠졌지만, 프로 3년 차 김대현이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자리를 메웠다. 외국인 투수 헨리 소사는 3승 무패, 평균자책점 0.88(1위)로 한 단계 성장했다. 데이비드 허프를 대신한 타일러 윌슨(1승 2패)과 차우찬(3승 2패)도 안정적이다. 5선발 임찬규는 벌써 4승(2패)을 챙겼다. 
 
시즌 초반 불안했던 불펜진도 자리를 잡았다. 김지용(8홀드)과 정찬헌(9세이브)이 LG 불펜진의 핵심축이다. 류중일 LG 감독은 연승 비결에 대해 "아무래도 선발 투수들이 초반에 무너지는 경우가 없고, 잘 버텨준다. 타자들도 점수를 필요할 때 내준다"고 설명했다.
 
류중일 표 '나믿너믿' 리더십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3-0으로 SK에 승리한 LG 선수들이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뉴스1]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3-0으로 SK에 승리한 LG 선수들이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뉴스1]

 
류중일 감독의 '믿음 야구'가 올해 LG에 이식된 결과다. 류 감독은 선수·코치·감독으로 30년을 보낸 삼성을 떠나 올해 LG 지휘봉을 잡았다. '나믿가믿(나는 믿을거야, 가코 믿을거야)'은 삼성 시절 류중일 감독의 야구 철학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류 감독은 삼성 사령탑에 오른 첫해인 지난 2011년 부진에 빠진 외국인 타자 라이언 가코에게 끝까지 기회를 줬다. 결국 가코는 58경기에서 타율 0.248, 1홈런·28타점을 남기고 그해 7월 쓸쓸하게 한국을 떠났다. '나믿가믿'은 처음에 류 감독을 향한 조롱에 가까웠다. 
 
하지만 그해 삼성이 통합 우승을 차지하면서 류 감독의 야구를 설명하는 상징적 의미로 바뀌었다. 류 감독은 한 번 믿음을 준 선수를 끝까지 믿는다는 '나믿너믿' 리더십으로 2011~14년 삼성의 통합 4연패를 이끌었다. 
 
LG 감독으로서 '나믿너믿'의 첫 번째는 마무리투수 정찬헌이었다. 류 감독은 지난 13일 잠실 KT전에서 3-1로 앞선 9회 초 마운드에 오르는 마무리 투수 정찬헌을 불러세웠다. 전날(12일) 등판에서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정찬헌에게 류 감독은 "네가 우리 팀 마무리다"라는 말을 건넸다. 그리고 등을 다독거렸다. 정찬헌은 "감독님의 말씀을 듣고 짜릿했다. 확실한 책임감이 생겼다"고 했다. 당시 1이닝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한 정찬헌은 이후 5번의 세이브 기회를 한 번도 놓치지 않았다.  
  
류중일 감독은 한 번 정한 선발 라인업을 쉽게 바꾸지 않는다. 확실한 대체 선수가 나타나지 않는 이상 한 번 믿음을 준 선수를 기다린다. 류 감독 부임 이후 '소총부대' LG 타선의 화력이 더 강해졌다. 
 
LG 팀 타율 1위 "이거 실화냐?" 
 
2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삼성라이온즈와 LG트윈스의 경기에서 2회말 LG 공격, 유강남이 솔로 홈런을 치고 덕아웃에서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뉴스1]

2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삼성라이온즈와 LG트윈스의 경기에서 2회말 LG 공격, 유강남이 솔로 홈런을 치고 덕아웃에서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뉴스1]

 
LG의 올 시즌 팀 타율은 0.297로 1위다. 최근 10년간 LG가 팀 타율 1위에 오른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팀 홈런은 35개(4위)다. '한 지붕 두 가족' 두산(32개)보다 많다. 지난 17일 외국인 타자 아도니스 가르시아(쿠바)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서 거둔 결과다. LG는 지난해 팀 타율 7위(0.281), 홈런 9위(110개)에 그쳤다. 그야말로 '상전벽해'다. 
 
선발진이 2~3점으로 막고, 일발장타로 경기를 마무리 짓는 것이 최근 LG의 승리 공식이다. 신경식 LG 타격코치는 "LG의 젊은 타자들은 그동안 상대 투수가 아닌 자기 자신과 싸우고 있었다. 2군에 내려가지 않으려면 결과를 내야 했고, 고스란히 부담감으로 이어졌다"며 "류중일 감독님이 선수들을 믿고 기다려주면서 선수들의 조급함이 사라졌다. '오늘 못 치면 내일 친다'는 생각으로 이제 투수와 상대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시즌 초반 부진했던 채은성과 양석환이 대표적이다. 채은성은 지난 10일까지 타율이 0.208에 불과했다. 양석환도 첫 10경기에서 타율 0.120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타격감을 잡기 시작하더니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지난 10경기에서 채은성은 타율 0.425, 양석환은 2홈런·10타점을 기록했다. 
  
포수 유강남의 성장으로 하위 타선의 무게감도 더해졌다. 유강남은 29일 경기에서 2회 말 선제 솔로포(시즌 8호)를 터뜨렸다. 팀 내 홈런 1위이고, 타율은 0.340이다. 여전히 잘 치는 박용택(타율 0.330)과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와 올 시즌부터 LG에서 뛰는 김현수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10경기 김현수의 타율은 무려 0.486(37타수 18안타)이다. 
 
기대 이상의 김현수 영입 효과 
 
2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삼성라이온즈와 LG트윈스의 경기에서 7회말 LG 공격 주자 1루 상황에서 김현수가 타격한 뒤 달리고 있다. [뉴스1]

2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삼성라이온즈와 LG트윈스의 경기에서 7회말 LG 공격 주자 1루 상황에서 김현수가 타격한 뒤 달리고 있다. [뉴스1]

 
지난 26일 삼성전에서 김현수는 사이클링 히트(1·2·3루타, 홈런을 한 경기에 모두 기록하는 것)를 아깝게 놓쳤다. 단타 1개가 부족했다. 김현수는 "마지막 타석에서 단타가 아닌 홈런을 노렸다"고 했다. 개인 기록보다 팀 승리가 더 중요하다는 의미였다. 신경식 코치는 "김현수가 젊은 선수들의 롤 모델이 되고 있다. 김현수가 메이저리그에서 배워 온 훈련법을 따라 하는 젊은 선수들이 많다"고 밝혔다.  
 

류 감독의 유일한 고민은 2루수 강승호다. 강승호는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가운데 타율(0.196)이 가장 낮다. 실책도 6개로 많다. 류 감독은 "재능이 뛰어난 선수"라며 그를 계속 기용하고 있다. 강승호의 부활은 류중일 감독 믿음 야구의 '완성판' 격이다. 류 감독은 "나와 강승호의 싸움"이라고 표현했다. 
 
지난 28일 삼성전에 앞서 잠실구장에 모인 LG 팬들은 류중일 감독의 생일 축하 노래를 합창했다. 다음날 류 감독에게 '선수단은 어떤 선물을 했냐'고 묻자 웃으며 "선수들의 승리를 받았다"고 했다. LG에겐 기분 좋은 봄날이 이어지고 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관련기사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