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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대화 용의"발언에 日 "돈주고 제재완화만 했다간 낭패"

“북한도 얼마든지 일본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한마디에 일본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서훈 국정원장(왼쪽)이 29일 오전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아베 총리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서훈 국정원장(왼쪽)이 29일 오전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아베 총리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아베 신조(安倍晋三)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전했다는 김 위원장의 발언으로,일본 정부와 언론들은 그 의도를 분석하느라 분주하다.
 
아사히 신문은 30일 “북한의 의도는 유엔 제제의 완화,또 대규모 경제지원을 받기 위한 환경 정비에 있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조선노동당내부엔 이미 북·미정상회담이후에는 북·일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라는 방침이 공유돼 있고,북한내엔 ‘안전보장은 미국과,경제는 일본과 주로 협의한다’는 전략까지 마련돼 있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도 “대북압력노선을 유지하겠다는 의지가 가장 강한 일본을 겨냥해 경제제재 완화를 주장하고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일본 정부는 일단 신중한 입장이다.
 
29일 문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 내용을 설명하는 아베 총리.[윤설영 특파원]

29일 문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 내용을 설명하는 아베 총리.[윤설영 특파원]

특히 일본에 가장 중요한 현안인 납치문제 해결에 대한 확약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덤벼들었다가는 북한에 이용만 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북한은 현재 일본 정부가 공인한 납치피해자 12명과 관련해 “8명은 사망했고, 4명은 아예 북한에 오지 않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북한과의 향후 협상에서 더 진전된 입장이나 발표를 끌어내지 못할 경우 아베 정부는 일본내 비판 여론을 잠재우기 어렵다.
 
북한은 지난 2014년 일본과의 ‘스톡홀름 합의’를 통해 납치 문제의 재조사를 약속했지만, 2016년 일본이 북한의 핵ㆍ미사일 실험을 계기로 제재를 강화하자 조사 중지를 선언한 바 있다.
 
아사히 신문은 “납치문제를 잘못 다뤘다가는 정권 운영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북ㆍ일정상회담은 납치문제 해결에 대한 확약을 받은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정부 관계자들의 발언을 전했다. 
 
늦어도 6월초까지는 개최될 예정인 북ㆍ미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의 본심이 확인될 때까지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정부내에서 강하다고 한다.
 
중동을 방문중인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상이 이날 김 위원장의 발언과 관련 "북·미정상회담에서 어떤 논의가 이뤄지고 이후 북한이 어떤 행동을 취할지 주시하겠다"고 기자들에게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위원장이 27일 오후 경기도 파주 판문점에서 '판문점 선언문'에 사인한 뒤 서로 포옹하고 있다. [판문점=김상선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위원장이 27일 오후 경기도 파주 판문점에서 '판문점 선언문'에 사인한 뒤 서로 포옹하고 있다. [판문점=김상선 기자]

하지만 “언제까지나 한국과 미국에 부탁만하며 기다릴 수는 없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특히 한국전쟁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기 위한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 회담 개최가 성사되면 동북아 정세에서 일본이 소외되는 결과가 된다.
 
시기가 언제일지는 몰라도 “결국은 북한과 대화하지 않으면 (납치자를 비롯한)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일본정부 고위관계자)는 게 솔직한 현실일 수 밖에 없다.  
 
납치 피해자 가족들 사이에선 벌써 “아베 총리가 납치문제의 사령탑이라고 주장해왔지만, 그동안 한 게 뭐 있느냐”는 불만이 폭발하기 시작했다. 
 
그래서인지 일본 정부가 여러 루트를 통해 북ㆍ일 정상회담 성사를 이미 타진하기 시작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아사히 신문은 “북한과 외교관계가 두터운 스웨덴과 몽골을 통해 일본 정부가 북한측에 북ㆍ일 정상회담을 열고 싶다는 생각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고노 외상도 기자들에게 "북·일 평양선언에 기초해 납치문제와 핵·미사일 문제를 포괄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일본의 입장이라며 "상대방에게 여러 경로로 전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ㆍ미정상회담이 어느 정도 이상의 성과를 거둘 경우 다음은 일본이 무대에 오를 가능성이 점점 커지는 모양새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상(오른쪽)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30일(현지시간) 요르단 수도 암만에서 회담을 앞두고 악수하고 있다.[교도=연합뉴스]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상(오른쪽)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30일(현지시간) 요르단 수도 암만에서 회담을 앞두고 악수하고 있다.[교도=연합뉴스]

◇요르단서 만난 미·일 외교 장관=일본의 고노 외상은 30일 요르단 암만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만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불가역적인 핵 포기를 위한 북한의 구체적인 행동이 중요하다"데 의견일치를 봤다고 지지통신이 보도했다. 두 사람은 또 ^한·미·일 3개국이 연계해 북한에 최대한의 압력을 유지하며^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아베 총리에게 "북·미 정상회담에서 납치문제를 거론하겠다"고 약속한 대로 납치문제 해결을 위해 양국이 협력키로 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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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