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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김정은과 의장대 사열

11년 만에 열린 남북 정상회담은 많은 화제를 남겼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회담 모습이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처음으로 북한 지도자의 우리 의장대 사열 장면도 담겼다.
 
김 위원장의 우리 군 사열 문제를 두고 논란도 일었지만 상호 존중과 예우 차원에서 행사를 진행했다. 문제는 두 정상이 어떤 곳에선 사열을 하고 어떤 곳에선 사열을 받는다는 식으로 표현이 혼용됐다는 데 있다. 두 정상은 사열을 받은 것일까, 사열을 한 것일까.
 
“27일 오전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사열을 받고 이동하고 있다”와 같이 사용하면 안 된다. 두 정상이 사열을 받는다고 표현하는 것은 옳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전 판문점 평화의집 앞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국군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처럼 쓰는 것이 바르다.
 
‘사열(査閱)’은 부대의 훈련 정도, 사기 따위를 열병과 분열을 통해 살피는 일을 말한다. 부대를 구성하는 병사는 사열의 대상이고 사열의 주체는 지휘관이다. “부대장이 부대원들의 사열을 받았다”는 잘못된 표현이다. “부대장이 부대원들을 사열했다”고 해야 된다. 외교 의전 행사인 의장대 사열도 다르지 않다. 국가원수가 사열의 주체이므로 “대통령이 의장대를 사열했다”고 표현해야 주객이 뒤바뀌지 않는다.
 
이은희 기자 e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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