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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커진 남북 경협 … H자 동시 개발 현실화되나

남북 정상회담이 불러 온 ‘하나의 봄’ 온기가 경제 영역으로까지 퍼질까. 회담의 성공적 개최 이후 남북 경제협력의 재개 가능성이 제기된다. 남북 경협의 재개는 북한뿐 아니라 남한 경제에도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관심이 쏠린다.
 
이번 판문점 선언에는 ▶개성공단 2단계 개발 착수 ▶경제특구 건설 등 2007년 2차 남북 정상회담 당시의 10·4 선언 합의 사업을 적극 추진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판문점 선언에 포함된 대로 경협 확대의 기반이 되는 경의선 등의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작업도 뒤를 이을 것으로 보인다.
 
중장기적으로는 보다 큰 틀의 남북 통합 개발 계획이 본격화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미 지난해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을 통해 남북 통합 개발 전략을 제시했다. 서해안과 동해안, 비무장지대(DMZ) 지역을 H자 형태로 동시 개발한다는 게 핵심이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구체적으로 수도권-개성공단-평양·남포·신의주를 연결한 서해안 경협 벨트, 금강산-원산-단천-청진-나진·선봉 지역을 연결한 동해안 에너지·자원 벨트, 설악산-금강산-원산-백두산 관광벨트 및 DMZ 생태·평화안보 관광지구를 동시에 공동 개발한다는 내용이다. 더 나아가 중국과 러시아 등 인접국까지 함께 참여하는 북한 공동개발로 외연이 확대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게 정부의 기대다.
 
남북 경협은 북한뿐 아니라 성장 지체 기미가 뚜렷한 남한에도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이미 재계에서는 대북 특수에 대한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한국 기업의 시장가치가 1%만 올라도 금액으로는 어마어마한 액수”라며 “안보 위협이 없는 한국은 경영이나 투자 측면에서 볼 때 완전히 새로운 땅”이라고 말했다.
 
산업 측면에서도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등 관련 산업을 필두로 철도와 도로·물류·항만·전기·가스 등 산업이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민간투자가 이뤄지게 되면 건설과 금융 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총 42종, 잠재 가치가 최대 3조9033억 달러(약 4188조원)에 달하는 북한 내 광물자원 개발 사업도 속도를 높이게 될 전망이다. 북한에는 정부가 선정한 ‘10대 중점 확보 희귀금속’인 텅스텐·몰리브덴 등과 북한이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밝힌 희토류까지 존재한다. 한국경제인총협회는 “북한 내 사회기반시설(SOC)과 각종 인프라 투자 유치, 개성공단 재가동, 관광사업 재개 등을 통해 경기 개선은 물론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기업들도 경협 재개에 대한 준비에 나섰다. 금강산 관광사업을 맡았던 현대아산은 금강산 관광 재개 태스크포스(TF) 가동에 나섰다. 개성공단 입주사들은 시설 점검을 위해 공단 방문이 필요하다고 보고 5월 중순 방북 신청서를 정부에 내기로 했다.
 
아직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무엇보다도 미국 등 국제사회가 대북제재를 해제해야 북한 투자 및 남북 경협의 재개가 가능해진다. 남북 정상회담뿐 아니라 북·미 정상회담 결과까지 모두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국민적 합의도 필요하다. 남북 경협을 놓고 나오는 ‘북한에 돈 퍼주기’ ‘핵무기 개발자금 지원’ 등의 지적을 불식해야 한다. 이해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남북 경협이 평화에 기여한다는 인식을 국민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인도적 지원사업 등 대북제재의 틀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추진 가능한 사업부터 시작해 남북 경협 재개를 위한 로드맵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 경협이 본격적으로 활성화한 건 98년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소떼 방북’ 이후였다. 정 회장은 그해 6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소 1001마리를 몰고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었다. 그해 11월 금강산 관광이 시작돼 2008년까지 200만 명에 가까운 남한 관광객이 금강산을 찾았다. 2004년 12월에는 남북 경협의 대표적 열매인 개성공단이 가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2008년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데 이어 2010년 천안함 사건 이후 대북 경제제재인 5·24 조치가 발표되면서 분위기가 냉각됐다. 개성공단은 2013년 가동 잠정 중단을 거친 뒤 2016년 2월 북한 4차 핵실험 이후 폐쇄됐다. 
 
세종=박진석 기자, 박태희 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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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