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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남북시대]예술단 공연, 정례화될 것인가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27일 '판문점 선언' 이후 남북 음악·공연 교류에서 우선 관심을 끄는 것은 예술단 공연의 정례화다.



우리 예술단이 평양에서 13년 만인 이달 1일 단독공연 '봄이 온다', 3일 남북 합동공연 '우리는 하나'를 연 것이 이번 제3차 정상회담을 비롯, 남북 평화기류 형성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평양 공연 당시 김 위원장이 서울에서 '가을이 왔다'를 주제로 공연하자고 제의하기도 했다. 남북 예술단이 남북을 오가며 주기적으로 공연하는 방안에 힘이 실리고 있는 이유다.



◇'한반도의 봄' 앞당긴 대중음악



가수 조용필과 삼지연관현악단장 현송월은 최근 남북 화해무드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남과 북의 예술단을 대표하는 예술인들로 이달 3일 평양에서 우리 예술단 환송 만찬, 27일 남북정상회담 환영 만찬에서 함께 노래했다.조용필과 현송월은 두 만찬에서 모두 '그 겨울의 찻집'을 함께 노래했다. 김정은의 아버지 김정일의 생전 애창곡으로 알려졌다.



평양 공연에서는 밴드 'YB'의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도 인기였다. YB의 윤도현과 현송월이 남북정상회담 환영 만찬에서도 함께 불렀다. 김정은의 생모 고용희(1953~2004)의 생전 애창곡이다.



딱딱할 수 있는 정치군사회담에 예술공연이 적극 활용됐다. 분위기를 한결 부드럽고 평화롭게 이끄는 데 기여했다.평양 공연은 정부나 정치인이 주도한 것이 아니라, 윤상 음악감독과 현송월 단장 등 남북의 예술가가 중심이 돼 완성도와 전문성을 높이면서 대중이 공감할 여지를 넓혔다.



음악칼럼니스트 노승림 박사(문화정책학)는 "문화예술이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마중물 역할을 확실히 했다"면서 "그동안 끊겼던 남북 예술교류도 다시 활성화되는 것을 기대해봄직하다"고 짚었다.



대중음악은 '북한'과 '통일'에 무관심한 10, 20대 젊은층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데도 일조하고 있다. 그룹 '레드벨벳'이 평양 공연에 참가하면서 주목도를 높였다. 레드벨벳이 평양 옥류관에서 냉면을 먹자 젊은이들 사이에 평양냉면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기도 했다.



남북정상회담 만찬의 피날레를 장식한 노래 '원 드림 원 코리아'가 2015년 8월 발표될 당시 아이돌 가수들이 참여했다는 사실이 재조명되면서 역시 젊은남녀들 사이에 통일 이슈가 부각되고 있다. 평화와 화해의 통일된 국가 실현을 위해서는 1020세대가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곡이다. 새시대통일의노래캠페인 조직위원회가 2015년 8월 발표한 노래로 김형석이 멜로디를 쓰고 김이나가 노랫말을 붙였다. '엑소' 백현, '방탄소년단' 정국, '레드벨벳' 웬디 등이 참여한 노래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였던 문 대통령도 참여했었다.



남측 대중음악 축전에 북한 예술인들의 참여도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문화체육관광부, 강원도 등이 6월 21~24일 서울 플랫폼창동61과 강원 철원 고석정 일대에서 펼치는 'DMZ 피스 트레인 뮤직페스티벌'에 북한 예술단 참가가 검토되고 있다. YB의 윤도현은 지난 3일 평양 남북합동공연 후 "YB와 삼지연관현악단이 함께 공연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팝스타의 내한공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 팝시장의 규모가 작아 대형 팝스타의 내한공연은 일본·아시아 투어와 연계된다. 그러나 지난해 6월 리처드 막스처럼 한반도 긴장 고조로 내한공연을 취소하는 사례는 더이상 없을 듯하다.



팝스타 내한공연 기획사 관계자는 "단정할 수는 없지만 막스의 경우처럼 한반도 불안 요소로 내한이 번복되는 일은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계를 순회하며 공연하기 때문에 평화를 중시하는 팝스타들의 관심도 덩달아 높아질 수 있다. 실제로 남북정상회담 당일 첫 내한공연한 미국의 감성 록 밴드 '원 리퍼블릭'은 무대에서 평화의 메지시를 전했다. 자신의 할아버지가 한국전쟁 참전용사였다는 보컬 라이언 테더는 "오늘 이 밤은 우리 밴드에게도 가장 멋진 공연을 한 날이다. 행운을 빌고 축복한다. 그리고 오늘이 앞으로 100년, 1000년간 평화의 시작이기를…"이라고 축하했다.



이달 6일 첫 내한공연한 미국 팝스타 케이티 페리는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이날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지난 내한 당시 들른 DMZ 사진 등을 게재했다.



◇클래식·무용 공연도 본격화?



대중음악에 앞서 남북의 평화무드를 조성하는데 이바지한 장르는 건 클래식음악이다.



2008년 2월 프랑스 출신 미국 지휘자 로린 마젤이 이끈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평양의 동평양 대극장에서 연 콘서트를 열었다. 미국 오케스트라의 북한 연주는 전무후무한 일로 큰 주목을 받았다. 마젤은 공연 뒤 "'아리랑'이 미국인과 북한 사람을 하나로 만들었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정명훈 전 서울시향 예술감독은 북한과의 평화에 일찌감치 관심을 쏟아온 지휘자다. 2011년 방북해 북한 국립교향악단과 은하수관현악단을 지휘하고 젊은 단원들에 대한 오디션도 열었다. 이듬해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북한의 은하수 관현악단과 라디오프랑스 필 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합동 연주를 지휘하기도 했다.



이번 정상회담 후 정명훈은 남북의 문화예술 교류가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음악의 의미는 화합이다. 음악이 전하는 진정한 메시지는 사랑"이라면서 "나는 화합 속에서 사랑을 나누며 살아가는 우리 한국인 모두의 꿈을 나누고 싶다. 그리고 이를 위한 최선의 길은 음악이다. 이번 회담이 화합으로 가는 초석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무용 분야도 기대를 부풀리고 있다. 발레와 현대무용이 활발한 우리나라와 달리 북에서는 한국 신무용의 개척자 최승희의 춤을 계승하는 등 전통무용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2월 다녀간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 오찬에 참석한 강수진 국립발레단 단장 겸 예술감독에게 "통일이 되기 전에 평양에서 발레공연을 해주면 좋지 않을까"라고 말하기도 했다.



강 단장은 이번 우리 예술단 평양공연과 남북정상회담을 지켜본 뒤 "문화예술은 평화를 이끌 수 있다"면서 북측과 문화예술 교류의 가능성을 봤다. 강 단장은 1990년 독일이 통일되기 전인 1986년 서독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에 입단, 분단현장을 목격했다. 엄혹한 시절, 현지에서 공연을 다니며 통일에 기여한 문화예술을 힘을 확인했다



◇남북문화예술교류, 과제는?



이번 정상회담 성사 소식이 전해진 직후부터 북한과의 교류를 물밑 추진 중인 분야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계할 것은 상업성이다. 2010년 우드스탁의 창시자 아티 콘펠드까지 초청해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평화 콘서트를 연다고 발표하며 이목을 끈 기획사가 부실한 행사 준비로 공연 1주를 앞두고 돌연 취소한 것이 단적인 예다.공연계 관계자는 "평화를 위한 록 콘서트, 클래식음악 공연을 연다는 명분을 앞세워 제대로 준비도 되지 않은 채 투자를 받으려는 일부 기획자들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북한 문화예술을 쉽게 재단하거나 판단하지 않으려는 태도도 중요하다. 분단 이후 남과 북의 문화예술이 이질적으로 변한 것은 당연한 흐름이니 이해하고 공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국 개량 악기를 함께 사용하기도 하는 북한이 연주하는 오케스트라 음악은 제한적이다. 전통음악과 함께 북한 작곡가의 곡이 주로 연주된다.



전통음악 부문에서도 차이가 있다. 북한은 1950년대 후반부터 전통악기 개량 사업을 시작했다. 1970년대 이후에는 옥류금, 어은금 등 새로운 형태의 악기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남북정상회감에서 남측의 대표적 국악기인 해금과 북측의 대표적 악기인 옥류금 합주로 '반갑습니다'와 '서울에서 평양까지'를 연주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노 박사는 "옥류금은 1970년대 김일성이 발명한 민족악기고 해금은 고려시대부터 있던 민속악기"라면서 "둘 다 현악기인데 옥류금은 건반악기로 분류되고 해금은 관악기로 분류된다. 합주는 예술적 상징"이라고 설명했다. 공연계 관계자는 "고정관념과 편견을 거두고 남북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공연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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