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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고의 10년 현대아산 “금강산 관광사업 재개 기대”

[2018 남북정상회담] 재계 반응 
27일 서울 여의도 개성공단기업협회에서 신한용 개성공단기업비대위원장(왼쪽에서 세번째) 등이 남북정상회담 중계 방송을 보며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서울 여의도 개성공단기업협회에서 신한용 개성공단기업비대위원장(왼쪽에서 세번째) 등이 남북정상회담 중계 방송을 보며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

기대 이상으로 분위기 좋았던 27일 남북 정상회담을 지켜본 재계 관계자들은 대체로 “경제에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대북 민간사업을 주도해 온 현대아산 관계자들은 설레는 모습이었다. 현대그룹 계열사로 남북경협을 목표로 설립된 현대아산은 2008년 7월 한국인 관광객이 북한군에 피살되면서 전면 중단된 금강산 관광 사업자다. 북한의 핵실험 진행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2016년 2월 폐쇄된 개성공단도 이 회사의 주요 사업이었다.
 
현대아산 이제희 홍보부장은 “직원들은 현대아산 일원으로서도, 국민으로서도 많은 기대에 차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금강산 관광을 다시 시작하려면 북한에 대한 유엔 제재가 풀려야 한다. 현 시점에서 기업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거나 공개하기 어렵다. 이 부장은 “그동안 회사는 제재가 풀리면 언제라도 다시 금강산 관광 사업을 할 수 있도록 매뉴얼을 정비해왔다”며 “시설과 관광 코스 상태 등에 따라 유동적이지만 결정 이후 3개월 안에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사업이 차례로 중단되면서 현대아산의 일감도 대부분 사라졌다.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상황에서 10년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 금강산 관광 중단 이후 매년 적자를 기록해 이미 1조원 대 이상의 손실을 봤다. 종업원 수는 2008년 1000여명에서 현재 170여명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 2015년 신년 목표로 ‘열려라 금강산’이란 슬로건을 채택해 사업 재개를 꾀했으나 성과가 없었다.  
 
그럼에도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남북 간의 경제협력과 공동 번영은 반드시 우리 현대그룹에 의해 꽃피게 될 것이다. 이런 사명감은 남북교류의 문이 열릴 때까지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이며 담담한 마음으로 준비해 나가야 한다”며 대북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여러모로 이번 정상회담이 각별할 수 밖에 없다.
 
개성공단기업협회는 이날 자체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개성공단 재가동 대비에 돌입했다. 신한용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개성공단 재가동이 결정되면 빠르면 2개월 내에라도 정상화 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전기와 용수 등 단순 설비는 2개월 안에 정상화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정교한 설비는 6개월 이상 점검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개성공단기업협회는 공단 시설물 점검을 위해 이른 시일 내에 방북신청을 할 예정이다.
 
주요 기업 관계자들도 이번 회담이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남북관계 개선으로 북한 특수가 발생할 수 있는 부문이 건설에서부터 자원 사업까지 다양하기 때문이다. 당장 경제가 회담 의제는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남북접경지역 도시개발부터 남북한을 연결하는 교통축과 신도시 건설 등 상당한 규모의 경제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 북한시장이 개방될 경우 경기 서북부권 개발 가능성이 있어 건설업이나 시멘트·레미콘 등 관련 업종에는 호재다.
 
남북 공동으로 동북아 전력망을 구축하면 중국과의 전력거래가 가능해지고 송전설비 등 전력 기자재 수요도 는다. 현재 북한이 쓰고 있는 전력 설비도 낡은 것이라 경제 개방 시 설비증설, 전력 수요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 모두 국내 에너지·중공업계 등이 눈여겨 보는 분야다.  
 
이날 국내 금융시장에도 훈풍이 불었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0.7% 오른 2492.40에 마감했다. 증시 개장한 직후 2500을 넘기도 했다. 기관이 매도(3964억원) 규모를 키우며 상승폭을 줄였으나 개인과 외국인의 ‘쌍끌이’ 매수(4030억원)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5거래일 연속 내리던 달러당 원화가치도 전날보다 4.3원 오르며 1076.6원을 기록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남북정상회담에 따른 기대감과 달러 강세를 견인하던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 하락이 맞물리면서 원화가치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상당수 증권 전문가들은 남북 정상회담 으로 한국 기업 가치가 저평가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마주옥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북한의 비핵화선언 등으로 북한의 투자가 늘면 외국인 수급이 개선돼 코스피 3000 돌파도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중론도 나온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실질적으로 지정학적 요인보다 한국 기업 지배구조가 더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주식시장에 대한 기대치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영선·염지현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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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