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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어 씨 마르고 30년후 초콜릿 사라져? 멸종설 식품 9가지의 진실

 아보카도, 장어, 아몬드, 초콜릿, 바닐라….
 공통점은 뭘까. 모두 기후 변화 등의 영향을 받아 생산량이 급격히 줄면서 ‘몸값’이 뛴 먹거리다. 
 
초콜릿은 2050년쯤 지구상에서 아예 사라질 것이라는 멸종설이 제기돼 마니아들을 충격에 빠뜨리기도 했다. 과연 그럴까. 
 
블룸버그통신은 품귀 현상(?)을 빚는 9가지 식품 원료(food ingredient)를 둘러싼 우려와 진실을 따져봤다. 마냥 안심할 수만은 없지만 일부 먹거리는 알려진 것보다 ‘희망적’이라는 게 분석 결과다.  
 
이를 바탕으로 1(안심)부터 10(위험)까지 패닉 점수(panic rating)를 냈는데 위기에 처한 정도가 가장 심각한 건 ‘장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초록 금’ 아보카도, 전망 밝은 편…장어는 여전히 귀해
아보카도.[중앙포토]

아보카도.[중앙포토]

공포감이 가장 낮아 비교적 ‘안심해도 될(chill out)’ 먹거리(1점)에 오른 건 아보카도다. 
 
숲속의 버터라고 불리는 아보카도는 최근 웰빙 열풍에 힘입어 미국 등 서구는 물론이고 중국에서까지 수요가 급증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아보카도는 올해 미국에서만 24억개 소비될 전망이다. 2000년(5억3900만개)과 비교해 4배 이상으로 많다. 
 
그런데 아보카도의 주산지인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최근 5년간 극심한 가뭄이 이어진 데다 지난해에는 대형화재까지 발생하면서 작황이 부진했다. 수요는 많은데 물량이 달리면서 몸값은 고공 행진했다. 한때 ‘녹색 금’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뉴욕매거진 등에서 “마지막 아보카도를 드셨습니까(Have You Eaten Your Last Avocado?)”는 문구가 헤드라인으로 등장한 이유라고 매체는 전했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올해 캘리포니아에서 아보카도 수확량이 지난해보다 50%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멕시코산 아보카도의 공급도 높게 유지돼 힘을 보탤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장 기겁할 만한(freak out) 수준으로 꼽은 대상은 ‘장어’(9점)다. 
장어. [재팬타임스 캡처]

장어. [재팬타임스 캡처]

 블룸버그는 불법 포획과 해양 환경 변화 등으로 30년간 개체 수가 90%가량 줄었다고 전했다. 주 소비국인 일본에서는 2014년 장어를 멸종 위기종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지난해 일본과 중국 등 주산지의 어획량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장어 값은 말 그대로 금값이 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새끼 뱀장어(실뱀장어)의 1 파운드(0.45 kg)당 가격은 1300달러(약 140만원)에 달한다. 금 1온스(약 31g)의 값과 맞먹는다. 2013년 후반에는 수요가 치솟으면서 값이 2400달러(약 258만원)까지 폭등하기도 했었다. 
 
블룸버그는 “심각한 상황이지만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문제이기도 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다가올(7월) 일본의 도요노우시노히(土用の丑の日)도 언급했다.
일본 한 지역 슈퍼마켓에서 도요노우시노히를 기념해 장어를 파는 모습.

일본 한 지역 슈퍼마켓에서 도요노우시노히를 기념해 장어를 파는 모습.

 이 날은 한국의 복날 격으로 일본에서 삼계탕에 해당하는 대표 보양식으로 장어를 먹는단 것이다. 이때 무려 “연간 공급량의 30%가 소비된다”는 것이 매체의 설명이다. 성수기가 가까워질수록 값이 더 오를 공산이 있다.
 
씨 마른 아몬드, 초콜릿…과장된 우려일까.
 초콜릿, 바닐라, 아몬드 등도 기후에 민감한 먹거리다.
 
 아이스크림과 케이크 등 디저트에 들어가는 바닐라도 장어 못잖은 대란을 겪는 중이다. 
 
전 세계 공급량의 80%를 생산해 내는 아프리카 섬나라 마다가스카르가 지난해 사이클론(열대성 폭풍) 피해로 작황에 타격을 입으면서다. 인도네시아, 인도 등에서도 수확되지만 작황 피해를 대체하기엔 역부족이다.  
 
지난달 영국 가디언은 ‘마다가스카르의 바닐라 전쟁’이란 기사에서 바닐라 확보를 위해 살인범죄까지 빈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바닐라를 재배하려고 보호지역인 국립공원에서 무분별한 삼림벌채가 일어나 숲이 황폐화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바닐라 주산지인 마다가스카르에서 수확한 바닐라콩을 건조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캡처]

바닐라 주산지인 마다가스카르에서 수확한 바닐라콩을 건조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캡처]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해 바닐라값(1㎏)은 700달러(약 75만원)까지 치솟았다. 2012년 30달러(약 3만원)의 20배 이상이다. 이 때문에 영국 런던의 고급 아이스크림 판매업체 오도노는 한때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메뉴에서 아예 삭제했다. 
 
현재는 값이 소폭 내려갔지만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기까지 수년이 걸릴 거란 분석도 있다. 블룸버그는 바닐라의 패닉 수준이 장어 다음으로 높다고 평가했다. 다만 세계 최고 바닐라 거래업체 닐슨 메이시의 크레이그 닐슨 부회장은 “올해 마다가스카르 바닐라 생산량이 연간 1500t에서 2500t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공급난이 상당히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세계적으로 982억 달러(약 105조원)어치 팔릴 만큼 사랑받는 초콜릿은 어떨까. 초콜릿은 3년여 전부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상류층만이 즐길 사치품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 바 있다. 올 초 미 경제매체 비지니스 인사이더 등은 지구 온난화로 30년쯤 뒤면 아예 먹지 못할 것이라는 ‘초콜릿 위기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초콜릿.[중앙포토]

초콜릿.[중앙포토]

특히 코코아(카카오)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 코트디부아르와 가나를 뒤덮은 곰팡이병 탓에 올해 카카오 값은 40%가량 뛴 상태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병충해에 강한 품종인 에콰도르의 카카오빈(CCN-51)이 전통 품종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초콜릿의 패닉 수준(4점)은 상대적으로 낮다.
 
한 알을 재배하는 데 필요한 물이 1.1갤런(약 4.2ℓ)인 아몬드(3점)도 기후 변화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미국산 아몬드의 99%는 캘리포니아에서 나오는데 앞서 언급한 대로 최악의 가뭄이 이어진 데다 올 2월에는 이례적 한파까지 덮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가뭄은 생산에 심대한(significantly)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는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UC 데이비스)의 다니엘 섬너 교수 주장을 전하면서 크게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섬너 교수는 “목화 재배에 쓰이는 물을 아몬드 나무에 주고, 아몬드 나무를 더 심었다”고 말한다.
 
 자연환경 변화에 따라 생산에 물이 많이 들어가지만 수요는 상대적으로 낮은 농작물의 재배를 줄이는 등 농업 구조를 과감히 바꾸면서 적극 대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블룸버그는 이밖에 메이블 시럽(2점), 피넛(5점), 병아리 콩(6점), 문어(7점) 등에도 패닉 점수를 부과했다. 병아리 콩(이집트 콩)은 이집트와 아랍인들이 즐겨 먹는 전채 요리 허머스(hummus)를 만들 때 쓰이는 주재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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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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