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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백두산 트레킹이 내 소원"…만찬장 웃음 터뜨린 문 대통령

 "이제 만났으니 헤어지지 맙시다. 다시는 이 수난의 역사, 고통의 역사, 피눈물의 역사를 되풀이 하지 맙시다." (문재인 대통령)  
 
 문 대통령이 27일 오후 6시 30분 판문점 평화의 집 3층 연회장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 등과 환영 만찬을 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우리는 역사적 사명감으로 어깨는 무거웠지만 매우 보람있는 하루였다"고 환영사의 말문을 열었다. 이어 "헤어진 가족을 만나지 못하는 서러운 세월이 있었다"며 "오늘 우리는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역사적인 만남을 갖고 귀중합 합의를 이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문 대통령은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걸어서 북쪽으로 넘어가 남북 정상회담을 한 것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군사분계선을 넘어오는 것을 보며 나는 11년 전 노무현 대통령의 모습을 떠올렸다"며 "그때 우리는 남북을 가로막는 장벽이 점점 낮아져 다시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환영사는 한민족을 언급하며 절정에 다다랐다. "또 다시 (헤어짐이) 되풀이 된다면 혈육들은 가슴이 터져 죽습니다. 민족이 죽습니다. 반세기 맺혔던 마음의 응어리도 한 순간의 만남으로 풀리면 그것이 혈육이고 민족입니다."  
 
 문 대통령은 건배 제의를 하며 김 위원장에게 "제가 퇴임하면 백두산과 개마고원 여행권 한 장 보내주시겠습니까"라고 질문해 참석자들이 크게 웃었다. 문 대통령은 "내가 오래 전부터 이루지 못한 꿈이 있는데 바로 백두산과 개마고원을 트레킹 하는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그 소원을 꼭 들어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히말라야 트레킹을 세 번이나 다녀올 정도로 산행을 좋아한다. 문 대통령은 "나에게만 주어지는 특혜가 아닌 우리 민족 누구에게나 그런 날이 오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건배사는 "남과 북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그 날을 위하여"였다. 문 대통령은 건배를 제의하고 김 위원장, 김정숙 여사, 이설주 등과 차례로 잔을 부딪혔다.  
 
 김 위원장은 답사를 통해 "이렇게 자리를 함께해 감개무량함을 금할 수 없다"며 "누가 북측이고 누가 남측 사람인지 도저히 분간할 수 없는 감동적인 모습"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과감한 결단력과 의지, 역사적인 상봉과 합의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신 북과 남의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만찬에는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우원식 원내대표, 가수 조용필, 윤도현씨 등 34명이 참석했다. 북쪽에선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 등 26명이 초대됐다. 김 위원장은 회담 때와 달리 만찬장에선 뿔테 안경을 벗고 있었다. 만찬에 앞서 국악기 해금과 옥류금 연주, 초등학생 오현진 군의 노래 등의 공연이 있었다.    
 
만찬을 마친 뒤 두 정상 내외 등 참석자들은 판문점 평화의 집 앞마당에서 환송 행사를 관람했다. 남측이 마련한 영상 '하나의 봄'이 평화의 집 외벽 전면에서 상영됐다. 아리랑, 고향의 봄 등 노래가 연주될 때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손을 다시 잡았다. 김 위원장 부부가 북으로 떠나기 위해 자동차에 오르기 직전엔 문 대통령 내외가 마지막으로 인사했다. 이때 이설주가 김 여사를 포옹하는 장면도 등장했다. 오후 9시 30분쯤 김 위원장 내외는 벤츠 차량을 타고 북측으로 돌아갔다. 김 위원장이 탄 차량이 북측으로 이동할 때 의장대가 한 번 더 사열했다. 김 위원장은 오전에 남측으로 내려올 때는 의장대에 시선을 주지 않았지만 돌아가는 길엔 차량 창문을 내리고 손을 흔든 뒤 창문을 닫았다. 김 위원장 내외를 배웅한 문 대통령 내외 역시 차량을 타고 청와대로 출발하며 이날 남북 정상회담의 막이 내렸다.
 
 이날 이설주의 27일 판문점 방문 소식은 만찬 4시간을 앞두고 전격 발표됐다.
이설주를 태운 검은색 벤츠 차량은 이날 오후 6시17분경 판문점 북측 판문각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살구색 치마 정장 차림에 왼쪽 손에 검은색 손가방을 들고 검은색 구두를 착용한 모습이었다.

 먼저 도착해있던 하늘색 치마 정장 차림의 김정숙 여사가 이설주를 반가운 표정으로 맞이했다. 두 사람은 악수를 하며 첫 인사를 나눴다. 이때, 평화의 집 1층 로비에서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 로비로 두 사람이 들어서자 문 대통령이 이설주와, 김 위원장은 김여사와 인사를 인사를 나눴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와 김정은 국무위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27일 오후 경기도 파주 판문점 내 평화의 집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2018.4.27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와 김정은 국무위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27일 오후 경기도 파주 판문점 내 평화의 집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2018.4.27

 
▶문 대통령=“두 분은 인사나눴습니까. 우리는 하루 사이에 아주 친분을 많이 쌓았다”
▶이설주=“아침에 남편께서 회담 갖다 오셔서 문 대통령과 함께 진실하고 좋은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회담도 잘 됐다고 하셔서 정말 기뻤다”  
▶김 여사=“두분 아까 다리 걷고 하는 모습 봤다. 얼마나 평화롭던지”  
▶김 위원장=“벌써 나왔습니까?”  
▶김 여사=“오면서 봤다. 무슨 말씀 하는지, 가슴 두근두근하며”  
▶김 위원장=“우리 둘이 카메라 피해서 멀리 갔는데 나왔구만요(웃음)”  
▶김 여사=“미래에는 번영만 있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설주=“이번에 평화의집을 꾸미는데 여사께서 작은 세부적인 것까지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다는 얘기를 들었다”  
▶문 대통령=“가구 배치뿐만 아니라. 그림 배치까지 참견을 했는데”  
▶이설주=“그래서 조금 부끄러웠다. 제가 아무것도 한 것 없이 이렇게 왔는데…”  
▶문 대통령=“두분이 전공도 비슷하기 때문에 앞으로 남북간 문화 예술 교류 그런것을 많이 해주시면 좋겠다”  
27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이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 마련된 남북정상회담 메인프레스센터에 생중계 되고 있다. 왼쪽부터 리설주 여사, 김 위원장, 문 대통령, 김정숙 여사. 만찬에 앞서 남북 정상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을 했다. 2018.4.27/뉴스1

27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이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 마련된 남북정상회담 메인프레스센터에 생중계 되고 있다. 왼쪽부터 리설주 여사, 김 위원장, 문 대통령, 김정숙 여사. 만찬에 앞서 남북 정상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을 했다. 2018.4.27/뉴스1

▶이설주=“두 분께서 하시는 일이 항상 잘되도록 옆에서 정성을 기울이겠다” 
 
 오후 6시20분쯤 환담을 마친 네 사람은 로비에 걸려 있는 민정기 작가의 ‘북한산’ 앞에서 기념 촬영을 했다. 이어 두 정상 부부는 잠시 환담을 나눈 뒤 만찬장인 평화의 집 3층으로 이동했다. 
 이설주의 방문으로 남북의 퍼스트레이디가 만난 것도 이날이 처음이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언급한 대로 두 사람은 음악을 전공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1954년생인 김 여사와 1989년생인 이설주는 35살 차이다. 경희대 성악과 출신인 김 여사는 서울시립합창단 단원으로 활동한 적이 있는데 이설주도 예술전문학교인 평양 금성2고등중학교를 졸업하고 은하수관현악단에서 가수로 활동했다. 이설주는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선수권에 북한 응원단으로 방한한 경험이 있어 이번이 두번째 우리 측 땅을 밟는 셈이 됐다.
판문점=공동취재단, 위문희·송승환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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