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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한항공 갑질 파문 … 뼈 깎는 결단 보여야 수습된다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파문을 계기로 한진그룹 회장 일가의 비상식적인 행태가 연일 폭로되고 있다. 조 전무뿐만 아니라 조 전무의 어머니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의 어이없는 언행도 충격적이다. 공사장 직원들에게 행패를 부리는 영상이 공개되는가 하면 운전기사·가정부에게 욕설을 퍼부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녹음·영상·증언을 통해 드러난 이들의 행동은 ‘갑질’보다는 차라리 ‘기행’이라는 말이 어울려 보일 정도다. 1000여 명이나 되는 직원이 단체대화방을 만들어 앞다퉈 피해 사례를 올리고 있다니, 직원들이 받은 스트레스가 이 지경이었나 싶다.
 
한진 회장 일가가 일으킨 파문은 이제 개인의 인성 문제 차원에서 벗어나고 있다. 국내에서는 분노, 세계에서는 조롱의 대상이 되며 대한항공이라는 기업 브랜드 가치마저 훼손당하고 있다. 밀수·탈세 의혹 등 각종 비리 제보가 잇따르면서 관세청·국토교통부·공정거래위원회까지 나서 회사를 압박하고 있다. 소액주주들이 경영진 교체를 요구하며 행동에 나설 조짐도 보인다.
 
사주의 일탈이 기업 리스크가 돼 가고 있지만 한진그룹 측의 대응은 미흡하기 짝이 없다. 22일 조양호 회장이 차녀 조현민 전무의 행동에 대해 사과했지만 성의 없는 내용으로 여론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 조 전무와 언니인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을 모든 직책에서 사퇴시키겠다고 한 것도 수습에는 미흡했다. 언제든지 복귀시킬 수 있다는 의심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게다가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에 대해선 언급이 없었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대목은 이번 사건이 자칫 기업 전반에 대한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아무리 사주라도 책임지지 않고 권한만 누리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냉철한 상황 인식으로 살을 도려내고 뼈를 깎아내는 결단을 보여야만 비로소 국민이 납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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