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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과학자들 "北 풍계리 핵실험장 6차 실험 후 이미 붕괴"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이 지난해 9월 6차 핵실험 이후 붕괴된 것으로 결론 내린 중국 지진학자들의 연구 논문이 국제 학술지에 채택됐다. 이와 관련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5일 이러한 사실을 보도하면서 풍계리 실험장 붕괴가 북한의 핵실험 중단 발표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과학기술대학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 대학 소속 지질학자 원롄싱(温联星)이 이끄는 연구팀은 약 2000개의 지진 관측소에서 수집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풍계리 핵실험장이 그동안 지하 700m에서 실시된 핵실험으로 붕괴됐다는 결론을 내렸다.
 
지난 3월 2일(왼쪽)과 17일 상업위성이 촬영한 풍계리 핵실험장 모습. [중앙포토]

지난 3월 2일(왼쪽)과 17일 상업위성이 촬영한 풍계리 핵실험장 모습. [중앙포토]

연구팀은 지난 23일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지난 해 핵실험 당시 100kt 규모의 폭발력으로 인해 핵실험장 지하 암반이 기화했으며 주변에 직경 200m 크기의 공간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위성 사진에서도 당시 폭발 이후 암석들이 무너지며 정상에서 약 0.5km 떨어진 곳에 구멍이 뚫린 것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또 핵실험 후 인근 지역에 일어난 세 차례의 작은 지진도 영향을 줬을 것으로 분석하며 방사성 분진이 균열된 암석 사이로 빠져 나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원롄싱 교수는 “붕괴 사고로 인한 방사성 물질 누출 가능성을 계속 모니터링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다음 달 발간되는 과학 저널 ‘지구물리학연구지(Geophysical Research Letters)’ 웹사이트에 게재될 예정이다. 
 
중국과기대 연구팀이 홈페이지에 게시한 연구자료. 연구팀은 "풍계리 핵실험장이 이미 붕괴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중국과기대 홈페이지 캡처]

중국과기대 연구팀이 홈페이지에 게시한 연구자료. 연구팀은 "풍계리 핵실험장이 이미 붕괴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중국과기대 홈페이지 캡처]

중국 길림성 지진연구소 연구팀 또한 지난 달 같은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북한의 핵실험 현장에서 암석 붕괴가 처음으로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산 정상의 일부만 무너진 것이 아니라, 지하의 폭발 장소에서부터 낙진이 솟아오를 수 있는 ‘굴뚝’과 유사한 지형이 형성됐다고 밝혔다.   
 
중국과학원대학 지구과학연구소 자오롄펑(赵连锋) 연구원은 “이 두 연구가 과학자들 사이에 풍계리 핵실험장이 수리가 불가능할 정도로 붕괴됐다는 합의를 이끌어냈다”며 “다른 데이터를 사용하는 여러 팀이 비슷한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SCMP는 또 북한의 저명한 지질학자인 리도식이 지난해 9월 핵실험 후 2주 만에 베이징 소재 중국과학원대학 지구과학연구소를 방문해 중국의 지질학자들을 만난 후 학자들 사이에서 풍계리 핵실험장에 이상이 있다는 추측이 커지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중국의 북한 핵개발 전문가인 후싱더우(胡星斗)는 “북한의 핵실험이 인근 지반을 불안정하게 만들 뿐 아니라 백두산의 분화 가능성을 높힐 수 있다”며 북한 정부가 중국 정부로부터 핵실험과 관련된 엄중한 경고를 받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방사능 확산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베이징대의 핵물리학자 궈추쥐(郭秋居) 교수는 핵실험장의 방사능이 이미 산에 뚫린 구멍을 빠져나갔다면 바람을 타고 중국 쪽으로 향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방사능의 비정상적인 증가를 감지하지 못했지만, 앞으로 최점단 장비를 이용해 데이터를 분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중국공과대학의 핵 폐기물 전문가 자오궈둥(赵国栋) 교수도 “붕괴 현장에 흙을 두껍게 쌓거나 시멘트로 균열을 메우는 등 여러 방법이 있다”며 “북한이 중국을 비롯한 외국 과학자들에게 핵실험장에 들어가 피해 상황을 조사하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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