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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영원히 ‘세계 1위’라는 공포의 이것!

중국엔 한국과 다른 게 참 많다. 물론 주의 깊게 봐야 보이는데 그 다름에는 중국인들의 의식과 사유 그리고 가치 체계가 탑재돼 있다. 사소한 질문 하나로 시작하자. 중국 ATM(현금자동입출금기)에서 현금 인출할 때 카드가 먼저 나올까, 현금이 먼저 나올까. 한국에선 대부분 카드가 먼저다. 그러나 중국은 반대다. 대부분 현금이 먼저 나오기 때문에 무심코 현금만 집어 들고 가는 경우가 많다. 한국인들이 중국 ATM에서 현금 찾다가 카드 많이 잃어버리는 이유다. 사실 필자도 카드 서너 번 잃어버렸다.
중국의 ATM

중국의 ATM

 
현금과 카드 선후가 무슨 대수냐고 할지 모르지만 여기엔 거의 공포에 가까운 중국인들의 배금사상이 녹아있다. 돈 싫어하는 사람 있을까마는 중국인들의 '돈 사랑'은 천하무적이다. 어떤 나라 사람들도 영원히 중국인 못 따라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ATM에서 돈이 먼저 나오는 걸 보고 중국 은행원에게 그 이유를 물어본 적이 있다. 그 은행원은 내 물음 자체를 이상하게 생각했다. 그러면서 이런 설명을 곁들였다.
"돈이 먼저 나오는 건 돈을 찾기 위해 ATM에 왔으니까 당연한 것 아닌가. 카드가 먼저 나오면 현금을 놓고 갈 가능성이 크지 않나. 중국에선 신용카드보다 현금의 사용 범위가 훨씬 넓다. 또 하나는 현금을 찾고 계좌 이체 등 다른 업무도 계속해서 볼 수 있으니 카드가 나중에 나오는 게 더 효율적이지 않나. 어떤 이유든 현금을 먼저 챙기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다."
 
한국인 사회 통념과 가치관으로 보면 현금 보다 카드가 훨씬 중요하다. 속 쓰리지만 현금이야 포기하고 다시 인출하면 그만이다. 그러나 카드를 잃고 나면 자신의 신용과 금융자산 전체가 날라갈 수도 있다. 반면 중국인들은 현금이 있으면 신용은 언제든 회복 가능하다고 본다. 돈이 곧 사회 생활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진하다. 중국 사회에서 그만큼 현금의 위력은 대단하다.
중국 ATM에서는 현금이 먼저 나온다

중국 ATM에서는 현금이 먼저 나온다

 
중국의 큰 식당에서도 왜 비자 등 국제적인 신용카드 결제가 잘 안 되는지, 그리고 중국이 왜 신용카드 사회를 건너뛰고 곧바로 현장에서 입출금 확인이 가능한 모바일 결제 사회로 직행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일부 중국 사회학자들은 중국 사회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바로 사회적 불신이라고 갈파한다. 그리고 그 불신에 따르는 비용이 너무 커 향후 중국이 선진 사회로 진입하는 데 엄청난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진단한다.  
현금이 나온 후 카드가 나와 카드 놓고 가기 십상이다

현금이 나온 후 카드가 나와 카드 놓고 가기 십상이다

 
사실 중국 사회가 모두 배금주의로 찌들었던 건 아니다. 전통적으로 이익(돈)보다 의(義)를 중시하는 문화도 엄존했다. 목숨을 버리고 의를 취한다는 사생취의(舍生取義), 목숨으로 인(仁)을 지킨다는 살신성인(殺身成仁)이라는 한자 성어에서 그 흔적을 찾을 수 있다. 한데 이에 못지않게 이기주의와 향락적 DNA도 공존했다. 중국 민간에서 아직도 널리 회자되는 속담, "사람은 재물을 위해 목숨을 걸고 새는 먹을 것을 쫓아 죽는다(人爲財死 鳥爲食亡)", 혹은 "재물이 있으면 귀신을 부려 맷돌을 돌리게 할 수도 있다(有錢能使鬼推磨)" 등이 그냥 나온 게 아니다. 삼국지 명장 관우는 물론 사회주의 중국을 수립한 마오쩌둥까지 재신(財神)으로 숭배하는 중국인들이다.
 
중국인들은 돈으로 귀신이 맷돌을 돌리게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중국인들은 돈으로 귀신이 맷돌을 돌리게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중국인들의 이런 황금 제일주의는 개혁 개방 이후 더 거세졌다. 중국 경제가 초고속 성장을 하면서 경제 제일주의가 사회 전반을 강타한 탓이다. 부패 공무원 조사 뉴스가 있을 때마다 중국인들이 관심을 가지는 게 있다. 부패 그 자체보다 그가 과연 얼마나 많은 황금과 현금을 집에다 숨겨놓았느냐는 것이다. 중국군 부패의 몸통으로 불렸던 쉬차이허우(徐才厚, 2015년 사망) 전 중앙 군사 위 부주석 집에서는 현금만 1t이 나왔다. 2014년 낙마한 구쥔산(谷俊山) 전 인민 해방군 총후근부 부부장 집 지하실에는 황금만 1t이 쌓여있었다. 현금은 너무 많아 대형 트럭서너 대로 실어냈을 정도였다. 서방의 상식으로는 상상도 하기 어려운 현금 사랑, 아니 현금과의 불륜이다.
중국인들의 배금주의는 역사적 배경이 있다

중국인들의 배금주의는 역사적 배경이 있다

 
이런 현금 사랑은 어린이들도 예외가 아니다. 상하이에서 20년 넘게 살고 있는 한 한국 교민의 얘기다.  
"중국 소학교(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이 어느 날 분을 삭이지 못해 씩씩거리며 집으로 돌아왔다. 이유를 물었더니 글쎄 며칠 전 같은 반 친한 친구에게 100위안을 빌려 갚았는데 이자를 내라고 하더라는 것이다. 친구 사이에 너무한 것 아니냐고 따졌더니 주변에 있던 중국 친구들이 모두 아들을 이상한 눈으로 쳐다봤다고 한다." 중국 어린이들에게도 돈을 빌렸으면 이자는 당연하다는 사회적 통념이 당연한 가치관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좋게 말하면 경제관념이 투철한 것인데 이들이 성인이 됐을 때 중국 사회에 인(仁)과 의(義)라는 두 글자가 아직 존재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이럴 때 중국인들은 대부분 이렇게 반응한다. "걱정도 팔자"라고.  
 
베이징=차이나랩 최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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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