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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마리' 스마트폰 화면 기술에 특허 보물 숨어 있다

기자
김현호 사진 김현호
[더,오래] 김현호의 특허로 은퇴준비(6)
전 애플 최고 경영자(CEO) 스티브 잡스가 생전에 아이폰 발표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모습.  [중앙포토]

전 애플 최고 경영자(CEO) 스티브 잡스가 생전에 아이폰 발표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모습. [중앙포토]

 
수년 전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났을 때 많은 이들이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19세기 대표적인 발명가로 토머스 에디슨이 있다면 21세기에는 스티브 잡스를 손꼽을 수 있다.
 
대부분의 발명가는 이미 존재하고 있는 제품의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한 발명을 하지만, 일부는 장래 기술 수요를 예측해 혁신적인 제품을 세상에 내놓기도 한다. 우리는 이들을 혁신가라 한다. PC와 스마트폰의 대중화 시대를 주도한 스티브 잡스가 바로 이런 유형의 발명가이다.
 
스티브 잡스는 시대를 관통하는 통찰력(insight)으로 유명하지만, 그도 기술의 흐름을 잘못 예측한 일화가 적지 않다. 애플의 아이폰 출시 이후 안드로이드 계열의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대화면 스마트폰을 경쟁적으로 출시할 때 애플은 4인치 화면을 고수했다. 스마트폰은 한 손으로 조작할 수 있어야 한다는 스티브 잡스의 철학이 그 이유였다.


스티브 잡스, 대화면 스마트폰 예측 잘못해 대박 기회 놓쳐
그가 4인치 화면을 고수한 또 다른 이유는 사람들은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보길 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스티브 잡스 사후에 출시된 대화면 아이폰은 그의 예상과 달리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애플이 일찌감치 큰 수익을 낼 수 있었던 기회를 놓친 것은 분명하다. 스티브 잡스도 많은 실수와 오판을 한 사람인 것이다. 다만 스티브 잡스가 생전에 보여준 놀라운 통찰력에 자극과 영감을 받을 필요는 있다.
 
스티브 잡스가 남긴 말 중에 ‘마차를 이용하던 시대의 사람에게 필요한 것을 물으면 더 빠른 마차라고 대답할 것’이라는 말이 가장 인상 깊다. 소비자는 어떤 제품이 손에 쥐어지기 전까지는 정작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잘 모른다는 것이다. 마차 시대에 자동차와 같은 발명품을 생각해 낼 수 없겠지만 약간의 관심을 가지면 약 10년 정도는 내다볼 수는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다음의 사례를 보자. 2002년에 나는 휴대폰을 교체할 때 당시 휴대폰에 저장돼 있던 지인의 전화번호를 새 휴대폰에 일일이 손으로 입력하느라 진땀을 뺀 기억이 있다. 
 
2년 후에 다시 휴대폰을 교체했는데 그때는 휴대폰 대리점에서 4000원을 내면 새 휴대폰으로 전화번호를 직접 옮겨준다고 해 수고를 덜었다. 혹시 관련 특허가 있는지 궁금해 나중에 검색을 해보았더니, 휴대폰 교체 시 구 기기로부터 신 기기로 데이터를 전송해주는 기술과 관련한 특허가 있었다.
 
휴대폰용 입력정보 이체장치. 휴대폰 교체시 기존 휴대폰에 저장되어 있는 입력정보 데이터를 새로운 휴대폰으로 이체를 용이하게 해주는 장치이다. [출처 특허정보넷 키프리스 제공]

휴대폰용 입력정보 이체장치. 휴대폰 교체시 기존 휴대폰에 저장되어 있는 입력정보 데이터를 새로운 휴대폰으로 이체를 용이하게 해주는 장치이다. [출처 특허정보넷 키프리스 제공]

 
당시 휴대폰 대리점에 지불한 4000원 중 상당 부분은 특허권자에게 지급되는 로열티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놀란 점은 그 특허의 출원연도가 1999년이라는 사실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휴대폰보다는 삐삐(pager)를 더 많이 들고 다닐 때였으며, PCS 방식의 휴대폰 보급이 시작됐던 휴대폰 초창기 시절이었다. 휴대폰 초기 보급 시절에 이미 그 특허권자는 장래 휴대폰 교체가 있을 경우 휴대폰에 담겨있는 각종 정보의 이동 저장이 필요할 것이라는 장래 수요를 예측했다.
 
또 다른 예를 보자. 2011년 아이폰이 국내에 출시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만 해도 나는 아이폰의 터치식 디스플레이를 그다지 신뢰하지 않았다. 터치식 디스플레이는 의도치 않게 잘못 터치하면 그로 인해 실수로 전화가 걸리는 일이 많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나는 당시 ‘밀어서 잠금 해제’ 기능을 보고 아이폰을 샀다. ‘밀어서 잠금 해제’는 화면상의 제1지점으로부터 제2 지점까지의 연속적으로 밀어내는 동작이 있는 경우에만 화면의 잠금을 해제하는 기술이다. 스마트폰의 화면 잠금 해제는 우연한 접촉이 아닌 반드시 의도적인 조작에 의해서만 이뤄져야 한다. ‘밀어서 잠금 해제’ 기술은 화면 잠금 해제를 최소한의 간단한 동작만으로 가능하게 했다.
 
아이폰의 '밀어서 잠금 해제' 기능. '밀어서 잠금 해제'는 화면상의 제1지점으로부터 제2지점까지의 연속적으로 밀어내는 동작이 있는 경우에만 화면의 잠금을 해제하는 기술이다. [사진 stocksnap]

아이폰의 '밀어서 잠금 해제' 기능. '밀어서 잠금 해제'는 화면상의 제1지점으로부터 제2지점까지의 연속적으로 밀어내는 동작이 있는 경우에만 화면의 잠금을 해제하는 기술이다. [사진 stocksnap]

 
삼성은 당시 자사의 스마트폰인 갤럭시폰에 밀어서 잠금 해제 기술이 아닌, 잘 알려진 '패턴식 잠금 해제' 기술을 적용했다. ‘패턴식 잠금 해제’ 기술은 잠금 해제 기능과 비밀번호 설정 기능이 결합한 기술로 보안성 측면에서 이를 선호하는 소비자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패턴 해제 방식은 사용자가 자신이 설정한 패턴을 항상 암기하고 있어야 한다는 불편함이 따른다. 스마트폰 비밀번호를  설정 하길 원하지 않는데도 패턴식 비밀번호의 설정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선호하지 않는 소비자도 많았다.
 
이번에는 좀 더 친숙한 사례를 보자. 독자들 대부분은 카카오톡을 사용할 것이다. 카카오톡 메시지를 확인하려면 원래는 카카오톡 앱을 실행해야 하지만, 스마트폰을 통해 미리 설정을 해두면 화면 잠금 상태에서도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화면 잠금 상태에서 메시지를 확인한 경우 내가 메시지를 확인했다는 사실이 상대방의 화면에 표시되지 않는다. 내가 메시지를 확인했다는 것을 상대방에게 알리려 한다면 사용자는 스마트폰 잠금을 해제하고 카카오톡 앱을 직접 실행시켜야 한다. 그런데 운전 중이나 회의 중일 때에는 카카오톡 앱을 실행시키기가 쉽지 않다.
 
이점을 불편하게 여긴 한 의뢰인이 수년 전 스마트폰의 화면 잠금 상태에서 카카오톡 앱을 실행시키지 않고도 간단한 조작을 통해 메시지를 확인했음을 상대방이 알 수 있도록 하는 아이디어를 제안했고, 특허 출원을 통해 특허를 받았다.
 
이동 단말기에 표시되는 알림도구를 통한 메시지 수신 확인 표시 방법. 본 발명에 따르면 사용자는 이동 단말기 상에서 메시지 프로그램을 직접 실행하지 않고서도 메시지 송신자에게 수신 확인 되었음을 알릴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메시지 프로그램 상에서의 미확인 메시지 표시를 사용자의 별도의 번거로운 조작 없이도 소거할 수 있게 된다. [출처 특허정보넷 키프리스 제공]

이동 단말기에 표시되는 알림도구를 통한 메시지 수신 확인 표시 방법. 본 발명에 따르면 사용자는 이동 단말기 상에서 메시지 프로그램을 직접 실행하지 않고서도 메시지 송신자에게 수신 확인 되었음을 알릴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메시지 프로그램 상에서의 미확인 메시지 표시를 사용자의 별도의 번거로운 조작 없이도 소거할 수 있게 된다. [출처 특허정보넷 키프리스 제공]

 
아직 카카오톡이 그러한 기술을 적용하고 있지 않지만 만약 적용하고자 한다면 특허권자에게 로열티를 지불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스마트 폰과 관련해 장래 어떠한 기술들이 출현하게 될까?
 
스마트폰이 등장하기 이전까지만 해도 휴대폰은 휴대성을 위해 크기가 작은 제품이 선호됐다. 그래서 한때는 카드폰, 와치폰 등과 같은 휴대폰 소형화 기술을 통해 제조사들이 각자의 기술력을 과시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스마트폰 출시 이후에는 대화면의 스마트폰이 주목을 받게 됐다. 이는 스마트폰 자체의 특성 때문이라기보다는 휴대폰을 통해 동영상을 무리 없이 시청할 수 있게 된 통신 환경에 기인한 것이다.


두루마리 형태의 디스플레이가 스마트폰의 미래
그렇다고 스마트폰의 크기가 지금보다 더 커질 수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지금보다 더 큰 대화면의 스마트폰은 휴대성을 심각하게 해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화면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에 다음 세대의 스마트폰으로 접는 방식의 스마트폰 출시가 예상된다.
 
그다음에는 어떤 형태의 스마트폰이 출시될까? 디스플레이의 박막화 기술이 더욱 발전한다면 스마트폰의 화면을 두루마리 형태로 보관했다가 필요하면 펼칠 수 있는 구조의 스마트폰이 장래에 출시되지 않을까? 그렇다면 이러한 두루마리 형태로 간편하게 접고 펼칠 수 있는 디스플레이의 물리적 구조에 대한 아이디어를 특허를 통해 미리 선점해 놓는 것은 어떨까?
 
김현호 국제특허 맥 대표 변리사 itmsnm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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