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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CSI 요원 돼볼까 … 폐교에 문 연 직업체험관

지난 13일 오전 충북 청주시 상당구 수동 충북진로교육원. 1층 ‘인문과학마을’ 과학수사 체험관에 들어서자 흰색 방진복을 입은 여학생 3명이 거실 곳곳을 살펴보고 있었다.
 
TV와 소파, 각종 음료수병과 그릇이 놓인 테이블, 컴퓨터가 갖춰진 공간은 드라마 세트장 같았다. 학생들은 지문과 발자국을 채취하고 사진을 찍었다. 연승은(48) 유전자감식 담당 강사는 “범인이 침입해 거실에 있는 컴퓨터에서 중요 산업 정보를 빼낸 범행 현장을 꾸민 곳”이라며 “과학수사 경찰관 역할을 맡은 학생들이 증거물을 채취하면 유전자 감식팀이 지문을 분석해 범인을 특정하는 체험”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 증거분석 수업은 퍼즐 맞추기 게임으로 진행됐다. 수십 개의 퍼즐로 이뤄진 두 사람의 휴대폰 메시지 대화를 완성해 범인을 추리하는 방식이다. 경찰관이 되고 싶다는 고명주(14·남성중 2년)양은“과학 수사경찰관 체험과 함께 진학 방법에 관해 설명을 들으니 꿈에 한 발 더 다가간 기분”이라고 말했다.
 
청주 남성중 학생들이 지난 13일 충북진로교육원에서 과학수사 경찰관 체험을 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청주 남성중 학생들이 지난 13일 충북진로교육원에서 과학수사 경찰관 체험을 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청주 도심에 남겨진 옛 학교 부지가 직업체험관으로 탈바꿈했다. 충북교육청은 2015년 문을 닫은 옛 주성중 건물을 리모델링해 지난해 9월 충북진로교육원을 설립했다. 연면적 9000여㎡ 규모로 하루 260여 명까지 체험이 가능하다. 직업군에 따라 보건의료·항공우주·로봇기술·인문과학·문화예술 등 9개 체험마을이 있다. 진로상담실도 있다.
 
체험마을에서는 경찰관·의사·패션디자이너·방송인·애플리케이션 개발자 등 40개의 직업체험이 가능하다. 해당 직업에 종사했던 경력자와 전문가 등 66명을 강사로 위촉해 교육을 맡겼다. 충북진로교육원 이교배 교육연구사는 “학생들은 장래희망을 고려해 체험마을을 선택한다”며 “직업체험을 하면서 뚜렷한 목표와 진로를 정하도록 돕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체험마을은 직업 환경을 비슷하게 재현했다. 뮤지컬배우와 공연 기획자를 체험하는 문화예술마을엔 실제 공연장과 비슷한 무대와 의상실, 분장실을 갖췄다. 방송영상마을에는 라디오 DJ·뉴스 제작 등을 체험할 수 있게 스튜디오와 고가의 방송 카메라가 있다. 강사 김도건(32)씨는 “학생들이 뉴스를 제작하면서 아나운서와 기자뿐만 아니라 엔지니어·작가·프로듀서 등 평소 눈으로 보지 못했던 직업을 체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충북교육청 박종한 재산담당 사무관은 “폐교를 활용하면 적은 예산으로 교육공간을 만들 수 있다”며 “내년 9월 충주 옛 중앙탑초 부지에 교직원과 주민이 이용하는 연수원도 설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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