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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모비스 현금에 눈독 들인 엘리엇 … 주가도 뜰까

현대차

현대차

‘기습 공격(salvo)’.
 
영국 경제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23일 현대자동차그룹 경영진에 던진 제안서를 이렇게 표현했다. 한국 시간으로는 퇴근 무렵인 저녁 7시 20분. 엘리엇은 홍콩법인인 ‘엘리엇 어드바이저 홍콩’ 명의로 제안서를 배포했다. 현대차그룹 이사진에게 보내는 서신도 담겼다.
 
엘리엇의 요구는 분명했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합병 후 지주회사 설립, 유보 현금 축소와 자사주 소각, 배당 지급률의 인상 그리고 이사진 추가 선임이다. 제안 내용은 여러 가지지만 목적은 단 하나다. 지분 가치의 상승이다. 엘리엇의 움직임은 현대자동차 주가를 바로 끌어올렸다.  
 
전날 15만9500원으로 마감했던 현대차 주가는 24일 오전 주식시장 개장과 동시에 급등했다. 오전 한때 16만5500원까지 치솟았다. 오후 들어 상승 폭이 줄긴 했지만 전일 대비 3000원(1.88%) 오른 16만2500원으로 마감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엘리엇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대규모 주주 환원을 요구하고 있고, 현대모비스의 분할 합병 비율에 대한 반대를 표명했다”며 “엘리엇의 제안에 대해 현대차 주요 3사(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주가는 긍정적으로 반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엘리엇은 폴 싱어(74) 회장이 1977년 설립한 헤지펀드다.  
 
주주 행동주의 투자를 표방한다. 단순히 기업 주식을 사서 보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구조조정, 경영·이사진 교체, 배당 확대 등으로 지분 차익을 끌어올리는 투자 기법을 쓴다. 엘리엇은 2015~2016년 삼성그룹에 이어 국내 시가총액 3위 현대차를 겨냥했다.
 
지난 4일 엘리엇은 현대차와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주식 10억 달러(약 1조500억원)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고 깜짝 발표를 했다. 당시 “회사와 주주를 포함한 이해 관계인을 위한 추가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면서 요구 내용을 밝히지 않다가 3주 만에 구체적 카드를 내놨다. 타깃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가 보유한 현금이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현대차는 지난해 1조795억원 현금을 배당했다. 당기순이익 가운데 26.8%를 배당으로 주주에게 돌려줬다. 엘리엇은 이 비율을 40~50% 끌어올리라고 요구했다. 엘리엇이 노리는 현대차그룹의 현금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엘리엇은 이번 제안서에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가 가진 각각 6조원, 총 12조원의 유보 현금을 자사주 소각 등 방식으로 주주에게 환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엘리엇의 공세는 거침이 없다. 제안 내용을 담은 공식 사이트(www.accelerate hyundai.com)도 열었다. 43쪽 내용의 제안서를 현대차 주주를 비롯해 누구나 볼 수 있도록 했다. 주주총회(5월 29일) 앞두고 주주 여론전을 염두에 둔 포석이다. 현대차그룹 경영진과의 승부를 단기에 끝내진 않을 것이란 의미다. 미국 대형 자산운용사 더캐피탈그룹도 엘리엇 측에 가세하는 분위기다. 현대차 보유 지분을 7.33%에서 7.41%로 늘렸다고 이날 공시했다.
 
현대차그룹 측은 엘리엇의 요구를 두고 “비현실적”이라고 일축했다. 특히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합병안은 ‘금산 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 문제가 있다. 금산 분리법은 비금융지주사가 금융계열사를 둘 수 없도록 한 규정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캐피탈, 현대카드 등 금융계열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어 금산 분리법을 고려해 지주사가 아닌 현대모비스를 최상위 지배회사로 두는 체제로 개편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한다.  
 
현대차그룹은 “출자구조 재편의 취지와 당위성을 알리기 위해 엘리엇을 포함한 모든 주주의 제안을 귀담아듣겠다”고 밝혔다.
 
시장에선 소송이나 주주총회 표 대결 같은 ‘극한 대치’로 갈 가능성은 아직 작게 본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 경영진이) 그룹 개편에 대한 기존 안을 유지하되, 자사주 소각이나 배당, 이사회 변화 같은 엘리엇의 제안을 어느 정도 수용하는 선에서 결론이 날 가능성이 크다”라고 전망했다.
 
조현숙·문희철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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