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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스타일] 두께 3.95㎜의 미학, 남자시계 얇게 더 얇게 …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불가리의 시계 부문 총괄 디렉터 귀도 테레니. [사진 불가리]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불가리의 시계 부문 총괄 디렉터 귀도 테레니. [사진 불가리]

“신기록 경신”.
 
지난 3월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세계 시계·주얼리 박람회 ‘바젤월드 2018’의 불가리 부스에서 가장 많이 들려온 말이다. 불가리는 올해 새로 선보인 3.95㎜ 두께의 ‘옥토 피니씨모 투르비용 오토매틱’ 시계로 2012년 5㎜ 두께의 투르비용(중력으로 인해 발생하는 시간 오차를 보정하는 장치) 시계로 세웠던 ‘세계에서 가장 얇은 투르비용 시계’ 기록과 2017년에 세운 ‘세계에서 가장 얇은 오토매틱 시계’의 기록을 갱신했다. 이로써 ‘세계에서 가장 얇은 미닛 리피터 시계(2014년)’ 등 불가리가 얇은 시계 제조 기술로 세운 세계 기록만 4개가 됐다.
 
그리스·로마의 고전주의를 바탕으로 대담하고 관능적인 주얼리를 선보여온 불가리는 1918년 자신의 장기를 십분 살려 주얼리 시계로 처음 시계 비즈니스에 뛰어들었다. 82년엔 스위스에 ‘불가리 타임’을 설립해 본격적으로 시계 사업을 전개하더니, 지금은 울트라-씬 워치 기술을 비롯한 첨단 기술을 담은 현대적이고 우아한 시계들을 만드는 워치 메이커로 입지를 굳혔다. 다른 스위스 시계 브랜드에 비해 짧은 역사지만, 매년 기술과 디자인을 담은 ‘작품’을 만들어내며 괄목할 만한 성과로 브랜드의 저력을 발휘하는 중이다. 바젤월드 현장에서 불가리 시계의 글로벌 전략을 전담하고 있는 귀도 테레니 시계 부문 총괄 디렉터를 직접 만났다.
 
여성용 루체아 투보가스와 남성용 시계 옥토 피니씨모 투르비용 오토매틱. 옥토 피니씨모 오토매틱은 3.95㎜ 두께로 세계에서 가장 얇은 컴플리케이션 워치로 인정받았다. [사진 불가리]

여성용 루체아 투보가스와 남성용 시계 옥토 피니씨모 투르비용 오토매틱. 옥토 피니씨모 오토매틱은 3.95㎜ 두께로 세계에서 가장 얇은 컴플리케이션 워치로 인정받았다. [사진 불가리]

시계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2010년 처음 출시한 불가리의 대표시계 라인 ‘세르펜티’ 컬렉션의 경우 지난해 30% 이상의 놀라운 성장세를 보였다. 남성 시계에서는 ‘옥토’ 컬렉션이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제품이다. 매출 비중으로 보면 세르펜티보다 적지만, 성장률로만 따지면 지난해 전년 대비 50% 이상 성장했다. 한국·중국·중동 지역에선 여성 컬렉션인 ‘루체아’의 성장세가 높다.”
 
불가리만의 차별화 전략은 무엇인가.
“우리의 정체성을 보여줄 수 있는 시계에 집중한 전략이 적중했다. 우리는 매우 소수의 상징적이고 지극히 불가리다운 시계들로만 컬렉션을 구성한다. 여성시계는 세르펜티, 남성 시계는 옥토가 대표적이다. 특히 세르펜티를 론칭할 때는 당시 시장 현황을 조사하거나 경쟁사의 동향을 참조하지도 않았다. 너무나 불가리스러운 제품이라 다른 시계들과 비교할 수 없었고 할 필요도 없었다.”
 
그 전략이 성공했다는 건 어떻게 판단했나.
“매출 성장세가 증거다. 매출을 올리기 위해 하지 말아야 할 일은 타 브랜드의 제품을 너무 많이 생각하는 거다. 그 대신 자신이 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집중해서 들여다봐야 한다. 그럴 때 비로소 브랜드의 고유성과 정통성을 지켜낼 수 있고, 소비자를 끌어당길 수 있다.”
 
지금 세계 럭셔리 시계 시장은 어떤가.
“사실 지난 4~5년간 시계 시장은 큰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올해는 양상이 사뭇 다르다. 불가리만 봐도 지난 2월 말까지의 실적을 보면 성장세다. 긍정적인 신호다.”
 
여성용 루체아 투보가스와 남성용 시계 옥토 피니씨모 투르비용 오토매틱. 옥토 피니씨모 오토매틱은 3.95㎜ 두께로 세계에서 가장 얇은 컴플리케이션 워치로 인정받았다. [사진 불가리]

여성용 루체아 투보가스와 남성용 시계 옥토 피니씨모 투르비용 오토매틱. 옥토 피니씨모 오토매틱은 3.95㎜ 두께로 세계에서 가장 얇은 컴플리케이션 워치로 인정받았다. [사진 불가리]

왜 얇은 시계 만들기에 집중하나.
“얇은 두께가 남성 시계에 현대적인 감각을 부여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얇은 시계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건 2011년부터다. 당시엔 크고 두꺼운 시계가 트렌드일 때라 아무도 울트라-씬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지만, 과도할 정도로 크고 두꺼운 시계는 착용 시 불편하다는 건 누구나 느끼고 있었다. 나 역시 ‘일상생활에서 즐겨 착용할 수 있는 멋있고 얇은 시계를 가지고 싶다’란 생각을 했고 이게 바로 옥토 피니씨모 워치가 태어난 출발점이 됐다.”
 
주얼리 브랜드의 헤리티지를 시계에 잘 녹여낸다.
“주얼리 브랜드가 가진 헤리티지는 시계에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가치를 부여한다. 물론 여기엔 높은 수준의 시계 제조 역량이 반드시 뒷받침 돼야 한다. 시장엔 오직 시계만을 만드는 고급 브랜드가 이미 많기 때문에, 기술적으로도 훌륭한 경지에 이르지 않으면 가치를 인정받을 수 없다. 남성 시계는 여성 시계처럼 보석 세공을 하진 않지만 브레이슬릿(금속 손목밴드)에 버클을 결합하는 방식이나 금속 표면을 광택 없이 고급스럽게 표현한 ‘샌드 블라스트’ 마감기법 등 금속을 다루는 남다른 세공 기술을 적용해 우아한 시계를 만들고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시계는.
“2017년 많은 상을 받은 ‘옥토 피니씨모 오토매틱’이다. 매일 차는 것은 물론이고 어딜 가든 이 시계를 절대 벗지 않는다. 심지어 장 크리스토퍼 바뱅 불가리 CEO와 1시간 넘게 고카트(소형 레이싱 카) 경주를 했을 때도 차고 있었다.”
 
스마트워치에 대한 개발 계획이나 전망은.
“먼저 불가리는 스마트 워치를 만들 계획이 없다는 걸 말하고 싶다. 물론 스마트 워치는 매우 큰 시장이다. 하지만 럭셔리 시장은 아니다. 사실 2015년 애플이 스마트 워치 시장에 첫 발을 들였을 때 모두가 스위스 시계 산업이 이제 스마트 워치를 만들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다. 럭셔리 시계는 기능성이 전부가 아니다. 매일 한몸처럼 가지고 다니는 친밀한 아이템인 동시에 자신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물건이기 때문이다. 자신을 투영시킬 수 있는 시계를 소유하고자 하는 게 고급 시계를 찾는 사람들의 심리다. 애플이 금 소재의 2만 달러짜리 고급 스마트 워치를 선보이고자 했지만 잘 되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바젤(스위스)=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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