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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실험 반년 지났는데 또 지진?…北 풍계리에 무슨 일이

북한의 핵실험장이 있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만탑산 정상 일대의 인공위성 사진. [사진 구글어스]

북한의 핵실험장이 있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만탑산 정상 일대의 인공위성 사진. [사진 구글어스]

북한이 폐기를 선언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에서 23일 또다시 지진이 발생했다. 지난해 9월 6차 핵실험 이후 7개월 넘게 여진이 이어지면서 핵실험장 갱도의 연쇄 붕괴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기상청은 “23일 오전 4시 31분쯤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북북서 47㎞ 지점에서 규모 2.3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날 지진이 발생한 지점은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북동쪽으로 약 5㎞ 떨어진 지점이다.
 
북한 핵실험장 인근에서 지진이 발생한 것은 지난해 9월 3일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한 이후 11번째다. 핵실험 당일 오후 12시 38분 길주군 북북서 49㎞ 지점에서 규모 4.4의 지진이 발생했으며, 이후 10차례의 여진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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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실험 여파로 갱도 연쇄 붕괴”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지진이 발생한 풍계리 핵실험장은 지금까지 북한이 실시한 6차례 핵실험이 모두 이뤄지는 등 북핵 개발의 중심이 되는 곳이다. 해발 2205m의 만탑산을 비롯해 기운봉, 연두봉 등 해발 1000m 이상의 높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데다가 암반 대부분이 단단한 화강암으로 돼 있어 핵실험 장소로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북한은 산허리에 수평형 갱도를 뚫고 내부에서 핵실험을 진행해 왔다.

 
이처럼 지반이 안정된 풍계리 인근에서 지진이 계속 발생하는 것에 대해 핵실험의 여파로 갱도가 붕괴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지진 규모가 앞서 1~5차 핵실험보다 훨씬 컸던 6차 핵실험의 경우, 실험을 진행한 갱도가 심한 손상을 입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핵실험 이후 한반도와 인근 국가의 지진계에 기록된 지진 파형을 역산해서 지진원의 움직임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이 지하 750m 내외에서 발생한 함몰지진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함몰지진이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는 건 핵실험장 일대에 뚫어 놓은 수많은 갱도가 연쇄적으로 붕괴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단층 운동의 결과로 발생하는 자연지진과 달리 함몰지진은 수직 방향으로 지반이 내려앉는 현상을 말한다. 홍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9월 23일 길주군 북북서 49㎞ 지점에서 발생한 규모 3.2 지진의 경우 수백여 미터에서 수 킬로미터에 이르는 갱도가 붕괴하면서 나타난 결과로 추정되고 있다.
 
“방사능 물질 노출 위험도…조사 시급” 
지난 3월 2일(왼쪽)과 17일 상업위성이 촬영한 풍계리 핵실험장 모습. [연합뉴스]

지난 3월 2일(왼쪽)과 17일 상업위성이 촬영한 풍계리 핵실험장 모습. [연합뉴스]

문제는 이렇게 갱도가 연쇄적으로 붕괴할 경우 갱도 내에 갇혀 있던 방사능 물질이 외부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홍 교수는 “북한의 핵실험 중단 결정은 풍계리 핵실험장의 상황이 악화하는 걸 막는다는 점에서 다행스러운 일”이라면서도 “방사능 물질이 지하수와 토양 오염뿐 아니라 바다를 통해 더 넓은 지역으로 퍼질 수 있기 때문에 해당 지역에 대한 면밀한 조사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23일 새벽 북한 풍계리 인근에서 지진이 발생한 지점 [자료 기상청]

23일 새벽 북한 풍계리 인근에서 지진이 발생한 지점 [자료 기상청]

이에 대해 기상청은 “6차 핵실험 직후에 발생한 규모 4.4의 지진을 제외하면 모두 자연 발생한 유발지진”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우남철 기상청 지진전문분석관은 “지진 파형을 분석할 결과 산사태나 함몰이 아닌 전형적인 자연지진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한 장소에서 여러 번 핵실험을 진행하다 보니 주변 단층에 영향을 주면서 여진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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