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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기업가정신 필요한 이유, 책가방 문제 해결하며 깨달았죠

직접 구상한 가방의 시제품과 포스터를 들어 보인 학생들. 분리·조립이 가능해 공간 활용도가 높은 ‘모듈백’ 을 구상했다.

직접 구상한 가방의 시제품과 포스터를 들어 보인 학생들. 분리·조립이 가능해 공간 활용도가 높은 ‘모듈백’ 을 구상했다.

에디슨의 발명, 제주 올레길, 스타벅스 커피. 이들의 공통점은 뭘까요. 발명왕 에디슨은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백열전구·축음기 등 1000여 가지 발명품을 남기고 GE라는 세계적 기업을 창업했습니다. 언론인 서명숙씨를 중심으로 구성된 사단법인 제주올레는 제주 올레길을 개발해 제주도의 관광 사업에 크게 기여했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 도보 여행 열풍을 불러왔죠. 스타벅스는 커피만 판매하는 곳이 아닌, 문화 공간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카페를 제시하면서 전 세계로 매장이 확대됐고요. 이들은 모두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낸 사례입니다. 여러 사람에게 가치 있는 것을 발견해내고 문제를 해결했어요. 우리도 이런 멋진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수 있습니다. ‘기업가정신’을 발휘한다면 말이죠.
 
글=최은혜 기자 choi.eunhye1@joongang.co.kr, 사진=송상섭(오픈스튜디오), 도움말=오이씨(OEC·Open Entrepreneur Center)
 
 
대신중학교 학생들이 기업가정신 워크숍을 통해 평소 가방을 쓰면서 느낀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모으고 제품으로 발전시켰다.

대신중학교 학생들이 기업가정신 워크숍을 통해 평소 가방을 쓰면서 느낀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모으고 제품으로 발전시켰다.

#기업가정신, 왜 필요한가요
‘지금 존재하는 일자리의 절반 정도(47%)는 15년 안에 사라질 것이다.’ 여러분도 한번쯤 들어본 말일 거예요.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는 기술이 크게 발전하면서 사람을 적게 필요로 하게 되고, 인공지능(AI)이 사람의 일을 대신하게 되기 때문이에요. 지금도 심각한 사회 문제인 취업난이 앞으로는 더욱 해결되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에 대한 해답으로 이야기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기업가정신’인데요. 기업가정신이 뭐기에 미래 사회에서 꼭 필요하다는 걸까요.  
 
기업가정신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회사 오이씨(OEC)의 장영화 대표는 이렇게 설명했어요. “문제를 만났을 때 피하지 않고 해결하는 능력이 바로 기업가정신이에요. 글자로 된 죽어있는 지식을 획일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한 명 한 명이 각자 문제를 발견하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해결해나가는 거죠. 문제를 통해 기회를 발견하고, 협력해서 함께 해결하는 것이 기업의 핵심입니다.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는 곳’이라고 흔히 배우는데, 문제 해결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면 이윤은 따라오게 되어 있어요.”  
 
장영화 오이씨 대표는 ’글로벌 시대에서 영어를 배우는 게 중요했던 것처럼 앞으로는 기업가정신을 갖추는 게 필수“라면서 ’문제풀이 능력이 아닌 문제해결력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장영화 오이씨 대표는 ’글로벌 시대에서 영어를 배우는 게 중요했던 것처럼 앞으로는 기업가정신을 갖추는 게 필수“라면서 ’문제풀이 능력이 아닌 문제해결력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이 세상의 많은 기업들은 사실 ‘돈을 벌기 위한 곳’이 아니라,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곳이라는 얘기죠. 예를 들어, 스팀청소기를 개발한 회사는 사람들이 청소하기 위해 무릎 꿇고 손으로 바닥을 걸레질할 때의 불편함을 해결해 줬습니다. 꼭 거창한 것이 아니더라도 학교에서, 집에서, 우리 사회에서 만나는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 기업가의 정신이라는 거죠. 장 대표는 기업가정신이 “앞으로 더욱 복잡해지고 불확실해질 세상에서 꼭 필요한 삶의 기술”이라고 말했습니다. 시험을 치르듯 주어진 문제를 푸는 것에만 익숙한 사람보다는, 학교 밖 세상에 관심을 갖고 문제를 발견할 줄 아는 사람이 다가올 미래 사회에 빨리 적응할 수 있다는 설명이에요.  
 
또한 그는 “많은 사람들이 ‘기업가정신’이라고 하면 큰 회사의 최고경영자(CEO)가 되는 것만 떠올리거나, 사업을 하려는 사람에게만 필요한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이는 오해”라는 말도 덧붙였죠. 문제해결력이 뛰어난 사람은 어떤 일이든 훌륭하게 해낼 수 있기 때문이에요. 회사에 취직해 직장인으로서 일하더라도 창업가 같은 자세로 임할 때 ‘일 잘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건데요. 장 대표는 “음악 수업을 듣는다고 해서 모두가 가수가 되는 건 아니지만 음악을 통해 삶이 풍요로워지듯 기업가정신도 마찬가지”라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기업가정신은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요.
 
 
‘가방 만들기’ 워크숍을 통해 기업가정신을 체험해 본 서울 대신중 1·2학 년 학생들. ‘관찰하기-문제 찾기-가방 콘셉트 정하기-시제품·포스터 만들기-제품 발표하기’의 과정을 통해 기업가정신에 대해 배우는 수업이 진행됐다.

‘가방 만들기’ 워크숍을 통해 기업가정신을 체험해 본 서울 대신중 1·2학 년 학생들. ‘관찰하기-문제 찾기-가방 콘셉트 정하기-시제품·포스터 만들기-제품 발표하기’의 과정을 통해 기업가정신에 대해 배우는 수업이 진행됐다.

#교실 속 기업가정신
지난 5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대신중학교의 한 교실. 모니터 화면에는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사진이 띄워져 있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전화기와 텔레비전, MP3 플레이어(음악 등 각종 오디오 데이터를 저장한 파일을 재생하는 기기) 등을 하나의 단말기에 넣어 스마트폰의 시초인 ‘아이폰’을 시장에 내놨죠. 이날 대신중학교 1·2학년 학생들은 '청소년 기업가정신 스쿨' 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네이버 후원,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주최로 공교육현장에서 이뤄지고 있는 교육이죠. 강의를 맡은 박지아 강사가 학생들에게 물었어요. “여러분, 기업이란 뭘까요. 또 기업가는 어떤 사람일까요.” 
 
박 강사는 설명을 이어갔어요. “애플이라는 세계적인 기업을 만들어낸 스티브 잡스는 혁신적인 제품을 통해 사람들에게 편리함을 준 기업가죠. 기업은 ‘문제를 해결하는 곳’, 기업가는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도 모두 기업가가 되어볼 수 있어요. 모둠별로 힘을 합쳐 혁신적인 가방을 만들어볼까요.”  
 
‘혁신적인 가방 만들기’를 목표로 학생들이 모둠별로 머리를 맞댔다.

‘혁신적인 가방 만들기’를 목표로 학생들이 모둠별로 머리를 맞댔다.

먼저, 학생들은 ‘관찰하기’ 시간을 가졌습니다. 중학생의 일상생활과 그 속에서의 가방에 대해 찬찬히 살펴보는 거예요. 중학생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가방을 사용하면서 느낀 불편함은 무엇이었는지 생각나는 것들을 일단 적어봤죠. 한준원(2학년)군은 ‘가방을 매일 사용하지만 세탁이 어렵다’, 배원빈(1학년)군은 ‘물건을 아무렇게나 넣으면 찾기가 힘들다’고 적었어요.  
 
여러 고민들 가운데 가장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골라 모둠이 함께 만들 가방의 콘셉트를 정합니다. 가방의 특징을 한 문장으로 표현해보기로 했죠. ‘메고 다녀야 하는 불편함을 해결하는, 굴러오며 따라오는 가방’ ‘스마트기기 배터리 문제를 해결하는 핸드폰 충전 가방’ ‘공간 활용 문제를 해결하는 트랜스포머 가방’ 등 다양한 아이템이 나왔습니다. 이제는 시제품을 만들어볼 차례. 진짜 가방은 아니지만 종이로 가방 디자인을 구현해보기로 했어요. 제품의 특징을 잘 알릴 수 있는 홍보 포스터도 만들고요.  
 
혁신 아이디어를 적용한 가방의 시제품을 종이로 만들어보고 있다.

혁신 아이디어를 적용한 가방의 시제품을 종이로 만들어보고 있다.

모둠별로 의견을 주고받는 열기로 가득했습니다. “가방에 바퀴를 달면 너무 무겁지 않을까? 태양열 전지를 달면 어떨까?” “집에서 전기로 충전한 다음 필요할 때 휴대폰 보조배터리처럼 사용할 수 있으면 좋겠어.” “비에 젖으면 안 되니까 방수 재질로 하자.” 송준영(1학년)군은 모둠 친구들과 함께 구상한 가방 제품을 앞에 나와 발표했습니다. “가방 이름은 ‘써니백’이에요. 태양전지를 이용해서 휴대폰을 충전할 수 있어요.” 발표를 들은 친구들은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의견을 냈죠. 태양전지가 너무 비싸고 등하교 시간만으로는 충분히 충전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는 지적이 나왔어요. 박 강사는 “새로 발견한 문제를 계속해서 해결해나가는 것이 기업”이라고 말했습니다.  
 
가방을 통해 문제를 멋지게 해결한 기업 이야기를 참고해도 좋겠죠.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비영리기업 레티카(Rethaka)는 책가방에 태양열 패널을 부착해 낮 동안 축적된 에너지로 밤에 빛을 내는 책가방을 만들었습니다. 어두운 밤길을 걸어 하교해야 하는 아이들을 위해서죠. 인도의 비영리단체 아람브(Aarambh)는 책상 없는 교실에서 수업해야 하는 빈민가 학생들을 위해 ‘헬프 데스크(Help Desk)’를 고안했어요. 버려지는 골판지를 활용한 업사이클링 제품으로, 접는 방법에 따라 가방이 책상으로 변신합니다. 콜롬비아의 유명한 과자회사인 ‘문도 LUK(Mundo LUK)’는 아마존 강 근처에 살아 등·하굣길에 위험한 강을 건너야 하는 아이들을 위해 ‘라이프세이버(Lifesaver)’ 가방을 개발했죠. 평소에는 귀여운 모양의 책가방이지만 물에 빠지면 구명조끼가 돼요. 사고가 났을 때 눈에 잘 띄는 색상이고 비상용 호루라기도 달려있어요. 
평소에는 예쁜 가방이지만 물에 빠졌을 때 구명조끼 역할을 하는 '라이프세이버' 책가방. [사진=jwt홈페이지]

평소에는 예쁜 가방이지만 물에 빠졌을 때 구명조끼 역할을 하는 '라이프세이버' 책가방. [사진=jwt홈페이지]

물에 뜨는 것은 물론 멀리서도 발견하기 쉽도록 선명한 색깔과 반사 소재를 활용했고 비상용 호루라기와 심폐소생술 안내서도 부착했다. [사진=jwt홈페이지]

물에 뜨는 것은 물론 멀리서도 발견하기 쉽도록 선명한 색깔과 반사 소재를 활용했고 비상용 호루라기와 심폐소생술 안내서도 부착했다. [사진=jwt홈페이지]

접는 방법에 따라 가방으로도 책상으로도 쓸 수 있는 '헬프데스크' 가방. [사진=Aarambh]

접는 방법에 따라 가방으로도 책상으로도 쓸 수 있는 '헬프데스크' 가방. [사진=Aarambh]

 
<청소년 기업가정신 사례>  
1.이우고 - 자전거 공유 서비스
2013년 당시 이우고 2학년이던 김우린·박선·박인걸·이호중·진하언 학생은 학교에서 버스정류장이 멀어 통학이 불편하다는 사실을 문제점으로 발견했어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학생들이 함께 쓰는 자전거 서비스를 만들기로 했죠. 이들은 ‘자전거 공유 서비스’에 대한 수요 조사를 하고, 친구들의 자전거를 빌려 일주일간 시범운영을 해본 뒤 본격적인 행동에 나섰어요. 학교 근처 아파트를 돌아다니며 버려진 자전거를 모아 깨끗하게 수리해서 사용한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쓰지 않는 자전거를 기부받기도 했어요. 힘들게 구해왔지만 수리하기 어려워 결국 버려야 했던 자전거도 많았죠. 하지만 좌절하지 않았어요. 타이어에 바람을 넣고 가벼운 고장은 말끔하게 고쳤죠. 그렇게 한 달 2000원이라는 저렴한 회비를 내면 학교에서 버스정류장까지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는 ‘빠밬이(빠른 바이크가 이곳에)’ 서비스가 탄생했습니다.  
버려진 자전거를 수거해 수리한 뒤 학생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자전거 공유 서비스'를 만든 이우고 학생들.

버려진 자전거를 수거해 수리한 뒤 학생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자전거 공유 서비스'를 만든 이우고 학생들.

 
2.선린인터넷고 - 바른말 키패드  
지난 2014년, 고등학교에 입학한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았던 안서형군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공모전 포스터를 보게 됐습니다. 마음이 맞는 친구 5명이 의기투합해 ‘비트바이트’라는 팀을 이뤘죠. 청소년의 문제를 해결해보자고 머리를 맞댄 끝에 친구 사이 언어폭력에 집중했고, 청소년의 습관적인 욕설 및 비속어 사용이라는 문제를 발견했어요. 특히 온라인상에서 사용되는 비속어는 큰 문제였죠. ‘기술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을까.’ 고민을 거듭한 끝에, 비속어를 사랑스러운 이모티콘으로 바꿔주는 동시에 자신이 비속어를 얼마나 많이 쓰는지 알려주는 스마트폰 키패드 앱을 개발하게 됐습니다. 이름은 ‘바른말 키패드’. 앱스토어에 출시한 후 평가에서 5점 만점에 4.4점을 받는 등 좋은 반응을 얻었죠.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에는 휴대폰 자판을 예쁘고 재밌게 꾸밀 수 있는 ‘플레이키보드’라는 앱을 만들었어요.  
선린인터넷고 학생들이 개발한 '바른말 키패드'는 청소년 간 언어폭력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에서 탄생했다.

선린인터넷고 학생들이 개발한 '바른말 키패드'는 청소년 간 언어폭력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에서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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