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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역서 컬럼바인 총기참사 19주년 동맹휴업

 
“학생들이 학교 가는데 두려움이 없어야 한다.”(후안 소토, 14세, 캘리포니아주 헌팅튼파크 고교생)
“나는 그때 목숨을 잃을 뻔했다.”(브리아나 리, 17세, 시카고 대학생)
 
미국 시애틀 학생들이 총기규제를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컬럼바인 참사 19주년 행진에 참석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시애틀 학생들이 총기규제를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컬럼바인 참사 19주년 행진에 참석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해맑게 웃고다녀야할 학생들의 얼굴에 공포와 분노가 비춰졌다. 1999년 4월 미국 사회를 충격에 빠트린 콜로라도주 컬럼바인 고교 총기 참사 19주년을 맞아 20일(현지시간) 미 전역에서 수만 명의 학생들이 동맹휴업과 가두행진을 벌였다. 2600여 곳의 학교 학생들이 이날 동맹휴업에 참가한 것으로 보도됐다.
 
컬럼바인 총격 사건은 1999년 4월 20일 콜로라도주 리틀턴의 컬럼바인 고교 재학생 두 명이 교정에서 총탄 900여 발을 무차별 난사해 13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건이다. 미국 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던졌고, 마이클 무어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볼링 포 컬럼바인’으로 제작되면서 널리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컬럼바인 총기 참사 이후에 태어난 아이들을 ‘총기 난사(Mass Shooting) 세대’로 규정하기도 했다. 솔트레이트시티의 17세 고교생 그레이시 셜리는 “대형참사 뉴스를 보지않고 지낸 적이 없다”면서 “우리는 학교 난사 세대”라고 말했다. 셜리는 유타주 의회에 총기를 규제하는 법안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이날 시위는 코네티컷주 리지필드 고교의 16세 학생 레인 머독이 전국적으로 총기 규제를 촉구하는 청원을 받으면서 촉발됐다. 지난달 24일에는 플로리다주 파크랜드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에서 발생한 총기 참사 이후 총기 규제를 요구하는 학생과 시민 수백만 명이 워싱턴DC를 비롯해 미 전역에서 ‘우리 생명을 위한 행진’(March For Our Lives)을 벌인 바 있다. 당시 행진은 베트남전쟁 반전 시위 이후 최대 인파였다.
 
20일(현지시간) 동맹휴업에 참여한 LA 학생들이 총기반대 행진을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동맹휴업에 참여한 LA 학생들이 총기반대 행진을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날 동맹휴업 시위는 지난달 총기 규제 행진보다는 규모 면에서 작았지만 열기는 계속 이어졌다. 워싱턴DC 라파예트 공원에서는 수십 개 학교에서 나온 학생들이 모여 참사 19주기를 상징해 19분 동안 침묵시위를 벌였다. 컬럼바인에서 사망한 아이들의 이름을 읽어내려가는 동안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베데스다 셰비 체이스 고교 2학년생은 “우리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모두 투표에서 (총기 정책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시위에 참석한 맨해튼 고교생 캐롤라인 카스텔라노는 “컬럼바인 참사를 인터넷에서 찾아보고 처음 알았다”면서 “놀라운 것은 그 이후 총기 정책 관련 바뀐 것이 하나도 없다는 점”이라고 분노했다.  
 
동맹휴업 참가자들은 각 지역 시간대 별로 오전 10시에 컬럼바인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 묵념을 한 뒤 시위에 나섰다. 19년 전 참사가 벌어졌던 컬럼바인 고교도 하루 휴교했다.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 학생 100여 명도 동맹휴업에 참여했다. 총기규제에 대한 경각심이 컬럼바인 사건을 통해 본격화했다면 그 정점은 더글러스 고교 참사였다.
시애틀 학생들이 "우리는 두려움없이 지낼 권리가 있다"는 피켓을 들고 컬럼바인 참사 19주년 행진에 참석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시애틀 학생들이 "우리는 두려움없이 지낼 권리가 있다"는 피켓을 들고 컬럼바인 참사 19주년 행진에 참석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 플로리다주 중부의 포레스트 고교에서는 또다시 교내 총격사건이 벌어져 한명이 부상을 입었다. 지난 2월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에서 17명이 사망한지 두 달 만이다.
 
한편, 컬럼바인 총기 참사 이후 19년간 미국 전역의 학생 20만여 명이 총기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이날 밝혔다. WP는 자체 분석을 통해 총격으로 인한 사망자ㆍ부상자 외에 총격 사건으로 정신적 외상을 입은 학생 등을 전부 포함할 때 지난 19년간 총기 폭력 경험자는 211개 학교에 걸쳐 20만6000여 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WP는 컬럼바인 총기 참사 이후 학교 총격으로 숨진 사람은 131명, 부상자는 271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학교 총격범의 평균 연령은 16세였으며, 10명 중 7명은 18세 이하에 범행했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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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