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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억 얼굴 3초 내 인식…‘빅브라더’ 중국의 무서운 AI 기술

이달 초 중국 장시성 난창시에서 열린 홍콩 스타 장쉐유(張學友, Jacky Cheung)의 콘서트. 무려 5만 명 관중이 운집한 콘서트장에서 경제 범죄로 수배 중이던 31세 남성이 중국 공안에 체포됐다.  

 
그를 잡아낸 것은 얼굴인식 기술. 콘서트장에 입장하려면 카메라를 통과해야 하는데 이때 촬영된 영상을 얼굴인식 기술로 분석해 수배자를 찾아냈다. 중국 공안은 그가 콘서트장 자리에 앉자마자 둘러싸고 체포했다. 중국 공안은 체포된 남성이 군중 속에서는 안전할 거란 생각에 아내와 함께 90㎞ 넘게 운전해 콘서트에 왔다고 전했다.  
 
어디로도 숨을 곳 없고, 누구도 피할 수 없다. 중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얼굴인식 인공지능(AI)기술과 촘촘한 카메라 네트워크를 통해 강력한 감시망을 구축 중이다. 게다가 이제 중국 얼굴인식 기술의 효율성에 감탄한 해외 국가도 이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말레이 경찰도 인정한 중국의 기술력
20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말레이시아 경찰이 중국 스타트업 이투 테크놀러지의 얼굴인식기술이 사용된 신체착용 카메라(바디캠)를 도입했다고 보도했다. 말레이시아 경찰청 소속의 AFSB는 지난 2월 도입한 이 장비를 통해 경찰은 용의자로 의심되는 사람의 이미지를 캡처해 경찰 데이터베이스와 신속하게 대조·확인할 수 있게 된다. AFSB 관계자는 “이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보안을 강화하는 시작 단계”라며 “바디캠 시스템 기능을 확대해 실시간 얼굴인식과 즉각적인 경고가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경찰이 도입한 이투 테크놀러지의 얼굴인식 바디캠.[자료:이투 테크놀러지 홈페이지]

말레이시아 경찰이 도입한 이투 테크놀러지의 얼굴인식 바디캠.[자료:이투 테크놀러지 홈페이지]

 
중국은 선도적인 얼굴인식 기술 기업의 본거지다. 이투 테크놀러지와 센스타임 그룹, 메그비(브랜드명 페이스++)가 대표적인 기업이다. 이들 기업의 주요 수요처는 중국 내 경찰·세관·항만 같은 공공안전 관련 기관이다.  
 
얼굴인식 시스템으로 범죄율 뚝  
이투 테크놀러지에 따르면 상하이 메트로는 지난해 1월 이 회사의 얼굴인식 보안시스템을 도입한 뒤 3개월 동안 567명의 범인을 지하철에서 검거했다. 이 시스템은 지난해 산둥성 칭다오 국제 맥주축제에서 활용돼 범죄 용의자 22명을 검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푸젠성 샤먼시에서는 이투의 얼굴인식 시스템 도입 이후 버스 소매치기 사건이 30% 줄어들었다.  
중국 윈난성이 이용하는 센스타임의 얼굴인식 보안시스템. [자료 센스타임 홈페이지]

중국 윈난성이 이용하는 센스타임의 얼굴인식 보안시스템. [자료 센스타임 홈페이지]

 
‘페이스++’라는 브랜드명으로 알려진 메그비는 알리페이에 적용한 ‘얼굴 인식 결제 시스템’을 개발한 스타트업으로 유명하다. 메그비 역시 주요 고객 중 한 곳은 경찰이다. 이미 페이스++ 시스템을 이용해 중국 경찰이 잡은 용의자만 4000명에 달한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이 회사 씨에이난(谢一楠) 부사장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마치 영화 속 장면 같다”면서 “경찰은 더는 수천 대의 카메라를 보면서 용의자를 일일이 찾을 필요가 없다. 영상네트워크가 자동으로 용의자를 쫓아 알려준다”고 설명했다.  
 
농촌 가가호호 감시 ‘쉐량공정’
메그비와 센스타임은 중국 전역의 농촌마을에 설치된 모든 보안카메라를 국가 차원의 중앙 데이터 공유 플랫폼으로 통합하려는 중국 공안국의 ‘쉐량(雪亮, 백설 같은 빛)’ 공정에 얼굴인식 AI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의 슬로건인 ‘대중의 눈은 눈처럼 밝다(群众的眼睛是雪亮的)’에서 이름을 따온 쉐량 공정은 올 1월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가 추진을 위한 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중국 사천성의 경우 이미 쉐량공정의 일환으로 1만4000개 마을에 4만 대 이상의 감시 카메라를 설치하기도 했다. 중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데이터 통합 대상엔 단순히 길거리 CCTV만이 아니라 가정 내 스마트TV와 개인용 스마트폰 같은 인터넷에 연결된 모든 카메라가 포함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중국 베이징에서 보안 카메라를 설치하는 모습. [베이징 AP=연합뉴스]

지난해 12월 중국 베이징에서 보안 카메라를 설치하는 모습. [베이징 AP=연합뉴스]

 
중국 정부는 이미 상하이에 본사를 둔 보안회사 이스비전과 손잡고 13억 명의 전 국민 얼굴을 3초 안에 구별하는 얼굴인식 시스템 개발도 추진 중이다. 신분증 사진과 실제 얼굴을 대조해 90% 이상의 정확도를 목표로 한다.
 
기술혁신인가 인권유린인가
얼굴인식 기술 기업들은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에 기술 혁신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센스타임 최고경영자(CEO)인 쉬리(徐立)는 “중국에서는 충분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며 “우리가 새로운 혁신을 원한다면 중국에선 합법적인 방법으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메그비의 씨에 부사장은 “정부가 이 기술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지원하기 때문에 기업 활동에 큰 장애물이 없다”며 “미국에서는 (얼굴인식 기술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논의하기에만 바쁘다”고도 말했다.  
 
하지만 결국 이러한 기술이 인권 유린을 야기할 거란 비판도 높다. 프란시스 이브(Frances Eve) 중국인권보호네트워크 연구원은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는 인권 활동가나 소수 인종을 범죄자로 취급하고 있고, 이러한 기술로 인해 이들이 붙잡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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