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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벼락이 태풍으로…대한항공 직원 500명 갑질 제보 단톡방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이 총수 일가의 비리 의혹으로 번지고 있다. 직원 500여 명이 비리 수집 단톡방을 열었다. 이 소식에 20일 대한항공 주가는 한때 2% 가까이 하락했다. [연합뉴스]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이 총수 일가의 비리 의혹으로 번지고 있다. 직원 500여 명이 비리 수집 단톡방을 열었다. 이 소식에 20일 대한항공 주가는 한때 2% 가까이 하락했다. [연합뉴스]

조현민(35) 대한항공 전무가 내친 물 한잔이 한진그룹 총수 일가 전체를 뒤흔드는 메가톤급 태풍으로 진화했다. 대한항공 직원들이 사주 일가의 비리를 고발한다는 목적으로 조직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대한항공 직원 500여명은 20일 카카오톡에 ‘대한항공 갑질 불법비리 제보방’이라는 이름의 단체채팅방(단톡방)을 만들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의 비리를 직접 목격했거나 알고 있는 직원들의 제보를 모으기 위해서다.
 
단톡방 운영자는 ▶총수일가 음성 녹취 추가 파일과 폭언 육성 등 ▶총수 일가의 비도덕적 갑질과 폭력, 부당한 업무지시, 필리핀 가정부, 운전기사 폭행 갑질 ▶직원 보직 박탈(어이없는 사유로 강등 또는 퇴사) ▶객실승무원 인원 감축 ▶세관 통과, 세금 탈세, 비자금 ▶제주도 제동목장 관련 불법 비리 ▶국토부와 관련된 비리·비위 사실 ▶로스앤젤레스 호텔 공사 관련 불법 비리·비위 사실 등을 먼저 제보해달라고 공지했다.
 
운영자는 단톡방 회원들에게 “다소 민감한 제보 자료는 텔레그램 메신저로 일대일 채팅을 신청해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카톡 대화방의 경우 카카오톡 본사 서버에 며칠간 자료가 남기 때문에 민감한 자료를 주고받는데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반면 텔레그램의 경우 절대 추적이 불가능하고 파일이나 자료 등도 로그 분석이나 경로 추적이 안되기 때문에 안심하고 제보해도 된다고 설명했다.
 
운영자는 “서로 서로 모른 채 시작해 목표 달성 후 아무도 누가 누군지 모르는 상태로 이 방은 없어질 예정”이라며 “우리 모두 배신하지 말고 끝까지 뭉쳐 싸워 이겨내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회원들에게 당부했다. 운영자는 “팩트에 기반을 둔 제보가 많이 올라와서 대한항공을 더 좋은 회사로 변화시킬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대한항공 출입기자들의 이메일로도 관련 제보가 쏟아지고 있다. 대한항공 화물기를 통해 오너 일가가 해외에서 산 물건들이 대거 들어왔다거나 한진그룹 계열사인 인천 그랜드하얏트호텔 직원들의 제일 중요한 일과는 조 회장의 부인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아끼는 호텔 내의 화단을 가꾸는 일이라는 등이다. 오너 일가에게 당했던 ‘을의 반란’이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는 셈이다.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은 서울 강서경찰서에서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조 전무에게 폭행을 당했거나 폭언을 들은 직원들의 증언을 모으고 있다.
 
한진그룹 오너가의 갑질 논란

한진그룹 오너가의 갑질 논란

관세청은 대한항공 오너 일가가 해외에서 명품 등을 산 후 세금을 내지 않고 공항 내 상주직원 통로를 통해 밀반입했다는 대한항공 직원의 제보에 따라 오너 일가의 최근 5년간 해외 신용카드 사용 내용을 조사하고 있다. 카드 내역만으로는 증거가 되진 않지만 관세 납부액과 차이가 크게 날 경우 문제가 된다. 관세청은 불일치 규모가 크고 서면으로 제대로 소명되지 않으면 총수 일가 소환 가능성도 있다는 입장이다.
 
관세 포탈 의혹에 공항 상주직원 통로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상주직원 통로는 항공사·공항공사 등 공항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업무 목적으로 세관이나 출국장을 드나들 때 이용한다. 공항에서 일하는 모든 직원이 이 통로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전에 공항공사로부터 패스를 발급받아야 한다. 한 명이 통과할 수 있는 정도의 이 통로에는 세관 요원이 없다. 부피가 작은 귀금속이나 명품 가방을 쉽게 반입할 수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상주직원 통로 출입자의 검색을 강화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한진그룹 오너 일가가 갑질 논란에 휩싸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4년 12월 5일 조현아(44) 당시 대한항공 부사장이 견과류 서비스를 문제 삼아 뉴욕 JFK공항에서 이륙하려던 비행기를 돌려세운 ‘땅콩 회항’이 대표적이다. 조 부사장은 이 사건으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았지만, 집행유예 기간이 채 끝나기도 전인 지난달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으로 복귀했다. 조원태(43) 대한항공 사장은 1999년과 2000년 뺑소니 사건으로 입건되는 등 수차례 물의를 일으켰다. 조양호 회장의 부인이자 3남매의 어머니인 이명희 이사장에 대해서도 인천 하얏트 호텔의 조경 담당 직원에게 화단의 화초를 뽑아 얼굴에 던진 일도 있었다는 등의 각종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CJ그룹도 갑질 논란= 한진그룹에 이어 CJ그룹도 논란에 휩싸였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재환(56) CJ파워캐스트 대표가 ‘수행비서를 하인처럼 대했다’는 보도가 나온 것이다. 이 대표의 전직 수행비서였던 A씨는 부당한 대우와 욕설에 시달렸다고 19일 JTBC 인터뷰를 통해 폭로했다. A씨는 “회사가 아닌 이 대표 집으로 출근해 요강처럼 쓰는 바가지를 비우고 씻는 일까지 해야 했다”고 말했다. 또 운전할 때 불법유턴을 지시하거나, 비비탄 총을 소지하고 있다가 공항 검색대에서 들키자 A씨에게 뒤집어씌우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비서 면접에서 노래를 시켰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 대표는 20일 “부적절한 처신으로 고통을 느끼신 분들께 사죄드린다”는 입장문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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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