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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외인 로맥은 어떻게 KBO리그를 씹어 먹고 있나

KBO리그는 그야말로 '로맥 시대'다. SK 와이번스 외국인 타자 제이미 로맥(33)이 주요 타격 지표를 씹어먹고 있다. 홈런(11개)·타점(29개)·안타(33개)·장타율(0.864)·출루율(0.489) 1위, 타율(0.407) 2위에 올라있다. 
 
19일 KT 위즈의 경기 3회초 1사 1루 상황, SK 로맥이 투런 홈런을 친 후 베이스를 돌고 있다. [뉴스1]

19일 KT 위즈의 경기 3회초 1사 1루 상황, SK 로맥이 투런 홈런을 친 후 베이스를 돌고 있다. [뉴스1]

 
특히 홈런 페이스가 가파르다. 지난 17일 KT 위즈와 3연전에서 4홈런을 몰아치면서 리그에서 가장 먼저 10홈런 고지를 밟았다. 로맥은 20경기 만에 10홈런을 달성했는데, 이는 역대 최소 경기 공동 3위에 해당한다. 역대 최소 경기 10홈런 기록은 12경기 만에 달성한 박경완 SK 코치다.
 
그의 엄청난 성적에 SK 팬들은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으로 전세를 뒤집은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의 이름과 로맥의 이름을 더해 '로맥아더'라고 부르고 있다. 맥아더 장군처럼 인천을 연고로 한 SK를 승리로 이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난해 SK 유니폼을 입은 로맥은 이렇게 대단한 타자가 아니었다. 거포로서 31홈런을 쳤지만, 타율은 0.242로 저조했다. 해결사 면모도 부족해 64타점을 기록했다. 그런 로맥이 불과 6개월 만에 무시무시한 타자가 됐다. 
 
도대체 로맥은 어떻게 무서운 타자가 됐을까. 
 
로맥은 파워는 이미 검증돼 있었다. 지난해 102경기에서 31홈런을 터뜨리며 장타력을 인정받았다. 또 올해 터뜨린 홈런 11개 중 6개가 비거리 125m 이상일 정도로 괴력을 자랑하고 있다. 올 시즌 로맥의 최장 비거리 홈런은 지난달 28일 KT와의 경기에서 친 135m짜리 홈런이었다.
 
하지만 정교함은 떨어졌다. 떨어지는 변화구에 삼진을 자주 당하면서 지난 시즌 삼진이 116개나 됐다. 최근 10년간 외국인 타자 중 유일하게 홈런왕이 된 에릭 테임즈(밀워키 브루어스)는 2015시즌에 47홈런을 치면서 삼진은 91개를 기록했다. 당시 타율은 0.381로 준수했다. 홈런왕이 됐던 2016 시즌에는 타율 0.321, 40홈런이었다. 당시 삼진은 103개였다. 
 
2017 시즌 로맥은 배트 끝부분을 잡았다. [연합뉴스]

2017 시즌 로맥은 배트 끝부분을 잡았다. [연합뉴스]

 
올 시즌 로맥은 방망이의 노브 바로 위를 잡고 타격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 시즌 로맥은 방망이의 노브 바로 위를 잡고 타격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래서 로맥은 올 시즌 정교한 타격에 공을 들이고 있다. 컨택 능력을 높이기 위해 배트를 짧게 쥐기로 했다. 로맥은 지난달 30일 대전 한화전부터 방망이 끝의 동그란 노브(knob)를 움켜쥐는 대신 바로 위를 잡고 있다. 짧게 잡으면 그만큼 스윙 궤적은 작아져 힘이 덜 실리지만 정확하게 컨트롤할 수 있다.  
 
이종열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기본적으로 컨택 능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방망이를 짧게 잡아야 한다. 그래야 방망이 콘트롤이 쉬워 어느 공에도 갖다 맞출 수 있다"며 "로맥의 경우 파워는 이미 장착돼 있었다. 변화구 대처 능력이 필요했는데, 방망이를 짧게 잡으면서 유인구에 속지 않고 정확한 타격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타율이 높아지고 삼진이 줄어들었다. 지난 시즌엔 1경기 평균 삼진 0.88개였다면, 올해는 삼진이 0.72개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로맥이스윙 메커니즘을 개선하면서 타격 기술과 선구안이 좋아졌다"고 칭찬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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