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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 앞두고 천안함 물고늘어지는 北…한국 내 의혹 조명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왼쪽)과 2010년 3월 26일 북한에 의해 폭침돼 두 동강난 천안함이 인양되고 있는 모습(오른쪽) [사진=공동취재단]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왼쪽)과 2010년 3월 26일 북한에 의해 폭침돼 두 동강난 천안함이 인양되고 있는 모습(오른쪽) [사진=공동취재단]

 
북한이 4ㆍ27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유독 공을 들여 제기하는 주장이 있다. 천안함 폭침이 한국 지난 정부들의 “모략” “자작극”이라는 것이다. 북한은 20일에도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이같은 주장을 실었다. 
 
북한이 여러 관영 매체들을 동원해 이같은 주장을 펼친 건 4월에 들어서만 다섯 번째다. 매체도 노동신문과 관영 조선중앙통신, 대외용 인터넷 매체 ‘조선의 오늘’ 등으로 다양화했다. “천안함 폭침은 우리가 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똑같지만 매번 내놓는 표현이나 논리는 차별화했다. 북한 당국이 천안함 폭침 책임을 피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는 뜻이다.  
 
노동신문은 20일자에서 한국 전문가들이 국방부가 발표한 조사 결과에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는 내용을 상세히 소개했다. 한국의 한 인터넷매체를 인용하는 방식을 취하면서다. 앞서 노동신문 17일자는 5ㆍ24 조치 문제도 꺼냈다. 5ㆍ24 조치는 2010년 3월26일 천안함 폭침 사건이 발생한 뒤 이명박 정부가 내놓은 대응 조치로, 남북 교역을 전면 금지하고 북한 선박의 운항을 불허하는 내용이 골자다. 
 
노동신문은 이날 5ㆍ24 조치로 인해 남북 관계가 “최악의 파국 상태에 처했다”는 주장을 폈다. 정상회담뿐 아니라 앞으로 진행될 남북 회담에서 5ㆍ24 조치의 해제 문제를 언급하고 나서겠다는 포석으로도 풀이됐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지금 시점에 천안함 폭침 주장을 되풀이하는 것은 앞으로의 회담들에서 천안함 관련 사항을 ‘과거 청산’ 의제로 내밀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2015년 당시 애쉬턴 카터 미 국방장관과 한민구 국방장관이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 안보공원에 마련된 천안함 선체를 찾아 희생장병을 추모하는 모습. [중앙포토]

2015년 당시 애쉬턴 카터 미 국방장관과 한민구 국방장관이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 안보공원에 마련된 천안함 선체를 찾아 희생장병을 추모하는 모습. [중앙포토]

 
노동신문 17일자는 이밖에도 천안함 폭침을 둘러싸고 한국 사회 내에서도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는 주장을 하는 데 집중했다. 20일자는 그 연장선상에서 한국에서 제기되는 의혹의 세부 내용을 파고든 셈이다. 정영태 북한연구소장은 “지난 정부에서 발표한 천안함 조사 결과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면서 현 정부에 압박을 가하는 동시에 천안함을 둘러싼 남남갈등을 증폭시키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남북 정상회담이 가시화된 이후 줄곧 천안함 폭침을 부인하는 주장을 되풀이해왔다. 김영철 노동당 대남 담당 부위원장이 지난 2일 평양에서 한국 기자단을 만나 “남측에서 천안함 폭침 주범이라는 사람이 저 김영철”이라고 자기소개를 하며 논란을 일으킨 것이 대표적이다. 군 출신인 김영철은 천안함 폭침 사건 당시 대남 공작 부서인 정찰총국의 수장이었기에 핵심적 역할을 맡았을 것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그러나 김영철은 이런 의혹을 농담으로 눙치려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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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김영철의 이 발언 이후 기민하게 움직였다. 바로 다음날인 3일자 노동신문은 지난달 23일 천안함 폭침으로 희생된 장병을 추모하기 위해 정부가 개최한 ‘서해 수호의 날’ 행사를 비난했다. 이어 7일엔 ‘조선의 오늘’을 통해 “(천안함 폭침의) 증거 자료들은 객관성과 과학성이 결여됐다”는 주장을 폈다. 이어 10일엔 관영 조선중앙통신 논평을 통해 “북남(남북)관계를 도륙내기 위해 날조해낸 천안함 침몰사건이라는 적폐를 반드시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의 적폐 청산 드라이브와 천안함 폭침 사건을 연결시킨 것이다. 노동신문 17일자도 “(천안함 폭침이라는) 적폐를 깨끗이 청산해야 한다”는 표현을 썼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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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