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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부대사업 ·사무실 계약 타인 명의, "익명에 숨어 신비감 커져"

드루킹 블로그.

드루킹 블로그.

지난 1월 17일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댓글조작 활동을 벌인 '드루킹' 김모(49ㆍ구속)씨는 온라인 뿐 아니라 오프라인 활동에서도 철저히 자신을 감췄다.
 
김씨는 '드루킹'이라는 필명으로 자신이 운영한 '경제적 공진화를 위한 모임(경공모)'에서 '자미두수', '송하비결' 등 불교 철학과 예언서를 활용한 정치 분석으로 온라인에서 명성을 얻었다. 2010년 출간한 책 '드루킹의 차트혁명'에서는 자신의 이름이나 학력 등 개인 정보를 드러내지 않았다.  
 
'드루킹'은 일반적으로 실명을 사용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중 하나인 페이스북도 'SJ KIM'이란 계정을 활용했다. 자신의 성인 김과 이름의 알파벳 약자를 딴 것으로 보이는 이 계정은 그의 실명과 무관하다. 
닉네임 드루킹을 사용하는 김모씨가 운영중인 것으로 알려진 파주시 출판단지내 느릅나무출판사 2층 입구가 17일 자물쇠로 잠겨 있다. [중앙포토]

닉네임 드루킹을 사용하는 김모씨가 운영중인 것으로 알려진 파주시 출판단지내 느릅나무출판사 2층 입구가 17일 자물쇠로 잠겨 있다. [중앙포토]

 
대중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이름과 일부 학력, 약력 등을 공개하는 인터넷 정치 평론·활동가들과 다르게 김씨는 온ㆍ오프라인에서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치밀함을 보였다. 파주 출판단지 내 출판사 느릅나무 사무실은 2014년 '드루킹' 김씨의 직원 아내의 이름으로 계약됐다. 부동산 관계자 등의 말을 종합하면 2015년 3월 11일이 되어서야 김씨가 등장한다. 사무실 명의 변경을 위해서다.   
 
경공모 운영비 일부를 충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출판사 건물 1층 천연수제비누 제작업체 또한 직원들 명의를 활용했다. 서류상 비누업체 대표는 또다른 김씨 외 1인으로 등록됐다. 비누업체 홈페이지에 따르면 대표는 박모(30)씨다. 경공모에서 '서유기'란 필명을 쓴 그는 '드루킹' 김씨 등 3명과 마찬가지로 매크로 프로그램을 활용해 댓글 공감 수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1월 15일 김씨의 지시로 매크로 프로그램을 구입한 장본인으로 알려졌다.  
 
익명으로 자신을 감춘 뒤 '드루킹'은 예언서나 우주 철학 이야기를 곁들이며 신비감을 극대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공모 회원 A씨는 "정치 이야기뿐 아니라 다른 곳에서 쉽게 듣지 못하는 예언서 송하비결이나 불교 철학 '자미두수' 등을 쉽게 풀이하는 강의를 재밌게 들었다"고 말했다.  
 
‘드루킹’ 김씨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네이버 기사 댓글이 여론을 좌우한다“는 논리를 폈다.

‘드루킹’ 김씨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네이버 기사 댓글이 여론을 좌우한다“는 논리를 폈다.

지난해 탄핵정국에서 '드루킹'의 블로그에서 정치분석 글을 즐겨봤다는 직장인 강모(33)씨는 "우주 철학이나 예언서 등을 활용한 것에는 의구심이 있었지만, 정치 분석이나 예측에서는 통찰력이 느껴졌다. 정체가 늘 궁금했는데, 과거 미네르바가 떠오르기도 했다"고 말했다. '미네르바'는 2007년 10월부터 2008년 11월까지 다음 아고라에서 정부 경제정책 비판 및 예측 글을 올린 인터넷 논객이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온라인에서는 처음부터 학벌이나 직업, 이름은 중요하지 않다. 정치인과의 연관성이 있는 것처럼 글을 쓰고, 주식과 우주 철학에 대한 전문지식을 과시하는 발언을 많이해 그 사람의 필명에 신뢰와 가치가 쌓였다"고 분석했다. 이어 "의견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커뮤니티에 모여있으면 '드루킹' 같이 정치인과 네티즌 사이에 있는 인물이 저명인사 역할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SNS 시대의 맹점은 눈에 보이는 껍데기만 본다는 것"이라며 "확증편향을 갖게 된 이들에게는 '드루킹'이 했던 예언들 중 한 두 가지만 맞아도 '저 사람은 대단한 사람'이라는 인식이 생겼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성국·김지아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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