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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화의 생활건축] 감옥보다 싸게 짓는 학교

한은화 중앙SUNDAY 기자

한은화 중앙SUNDAY 기자

집 짓기 관련 기사를 쓰고 나면 자주 받는 질문이 있다. “그래서 평당 얼마요?” 똑같은 질문인데 때때로 의미가 다르다. 실제로 집을 짓고 싶어 참고하기 위함인지, 돈 있어야 집 짓는 것 아니냐고 따지고 싶은 것인지에 따라서다. 질문자의 의도는 다르더라도 전제는 같다. 집 짓는 데 돈 든다. 남과 다른 집을 지으려면 돈이 더 든다. 집장사가 짓는 집, 건축가가 설계한 집, 부촌의 저택은 각기 건축비가 모두 다르다.
 
집의 단위면적당 건축비에는 이토록 예민한데 오랫동안 관심을 주지 않았던 건축물이 있다. 학교다. ‘19세기 교실에서 20세기 교사들이 21세기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학교 공간은 참 한결같다. 감옥처럼 감시하기 좋게 만든 일자형 건물 안에는 비슷한 크기의 네모 교실이 복도를 따라 쭉 배열되어 있다. 교육 정책은 널뛰듯 바뀌어도 교실은 반세기 넘게 똑같다. 왜 그런 걸까.
 
[중앙포토]

[중앙포토]

얼마 전 서울 돈의문박물관마을 도시건축센터에서 열린 ‘서울교육공간 플랜’ 심포지엄에 갔다가 의문이 풀렸다. 중앙대 건축학부 전영훈 교수가 조달청의 공공건축물 유형별 공사비(2016년)를 분석한 결과, 학교가 가장 쌌다. 심지어 감옥보다 쌌다. 초등학교 짓는데 ㎡당 166만 원의 예산이 든 반면, 교정시설은 258만 원이었다. 건축비만 따지면 ‘감옥 같은 학교’가 아니라, ‘감옥보다 못한 학교’를 짓고 있는 셈이다.
 
1960년대 만들어 90년대 폐지된 표준설계도의 잔재가 남아 있는 것도 문제였다. 한때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학생들을 수용하기위해 붕어빵 찍듯 표준설계도에 맞춰 학교를 세웠다. 학생 몇 명에 교실 몇 개, 면적은 얼마…. 계산기만 두드리면 학교가 뚝딱 나왔다. 지금도 이렇게 짓고 있다.
 
서울교육청과 서울시는 초중고 교실을 혁신적인 교육 공간으로 탈바꿈하겠다며 ‘미래교육도시 서울 기본계획’을 16일 발표했다. 하지만 낡은 화장실·책걸상만 바꿔서 될 일이 아니다. 학교 건축의 시스템부터 바꿔야 한다. 건축주에게 어떤 집에서 살고 싶은지 묻듯 학교의 사용자인 학생과 선생님이 어떤 공간을 원하는지부터 물어야 한다. 좋은 시스템이 좋은 건축을 만든다. 학교도 예외가 아니다. 내 집 짓듯 학교를 지으면 된다. 우리 아이들의 배움의 공간이 감옥보다 못해서야 되겠는가.
 
한은화 중앙SUNDAY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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