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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 섬, 비금도(飛禽島)

 섬  
      비금도(飛禽島)
 
  -강기원(1957~ )
 
시아침 4/20

시아침 4/20

날고 싶은 섬 한 마리가 있다  
지느러미 없이 헤엄쳐 가고픈 섬 한 마리가 있다  
덫에 걸린 매처럼 때때로 푸드덕거리는 섬  
연자맷돌을 메고 비상하려는 섬  
일몰의 두근거리는 선홍빛 명사십리
바다도 어쩌지 못하는  
섬 한 마리  
내 안에  
있다
 
 
새가 나는 모습과 닮아서 섬 이름이 ‘비금도’라고 한다. 이 섬을 시인은 정말 새처럼, 하늘을 헤엄쳐 가려 하는 한 마리 매처럼 그려낸다. 날개 없는 우리가 땅에 묶여 있듯이 새는 바람을 얻지 못해 바다에 머물러 있다. 명사십리는 이 큰 새의 날개를 은유한 말이겠는데, 진실을 말하자면, 이 날개는 한 번도 지상에 묶였던 적이 없다. 그 새는 벌써 오래전부터 시인의 마음속에서, 구만리 장천을 날고 있었다.
 
<이영광·시인·고려대 문예창작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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