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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 당뇨에 좋은 양파 와인의 효능

기자
조인호 사진 조인호
[더, 오래] 조인호의 알면 약 모르면 술 (5)
얼마 전 지인 한 분이 양파 와인을 아느냐고 물어보았다. 처음 듣는 얘기였다. 오미자나 벌꿀을 발효시킨 술에 와인이란 명칭을 붙여 오미자 와인, 벌꿀 와인이라 하는 것처럼 양파를 발효시켜 만든 술을 가리켜 양파 와인이라 하는 줄로만 생각했다. 알고 보니 이미 SNS 등을 통해 널리 알려진 꽤 유명한(?) 술이었다. 
 
양파를 레드 와인에 며칠간 담가 두면 되는 자가 제조 와인이었다. 그렇다면 양파의 발효주가 아니라 와인에 양파의 성분을 우려낸 담금주에 해당하는 술이 되겠다. 사실 양파는 포도 등과 달리 유기 황 화합물이 많아 발효가 힘든 식물이다.
 
양파가 건강에 좋다는 것은 만인의 상식이지만 양파를 담근 레드 와인의 경우엔 이를 복용하는 이들의 경험이 소문을 통해 그 효능이 알려진 정도다. 하지만 이들이 맞는 얘기인지 그리고 그렇다면 어떠한 근거가 있는 것인지 궁금했다. 그러던 중 참고가 될만한 연구 자료가 있어 이를 소개한다.
 
 
양파는 미국 식품 의약국 FDA에서 선정한 10대 항암 식품 중 하나다. 이미 수많은 자료가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 등 성인병에 양파가 효과가 있음을 밝혀냈다. 문제는 강한 매운맛이다. 양파를 지속해서 먹기 힘든 이유가 되는데 즙을 내거나 분말 등으로 제조해 복용하는 제품이 이를 개선한 경우다. 양파 와인도 이러한 측면에서 (꾸준히 양파 먹기)의 좋은 방식이 될 수 있다. [사진 Pixabay]

양파는 미국 식품 의약국 FDA에서 선정한 10대 항암 식품 중 하나다. 이미 수많은 자료가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 등 성인병에 양파가 효과가 있음을 밝혀냈다. 문제는 강한 매운맛이다. 양파를 지속해서 먹기 힘든 이유가 되는데 즙을 내거나 분말 등으로 제조해 복용하는 제품이 이를 개선한 경우다. 양파 와인도 이러한 측면에서 (꾸준히 양파 먹기)의 좋은 방식이 될 수 있다. [사진 Pixabay]

 
2016년 대만의 후이팡 치우(Hui-Fang Chiu) 박사 팀이 국제 학술지인 식물요법 연구(Phytotherapy Research)에 발표한 논문에 의하면 양파를 담가 놓은 레드 와인(이하 양파 와인)을 마실 경우 일반적인 레드 와인을 마시는 것보다 더 큰 항산화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일반 와인보다 항산화 효과 큰 양파 와인 
치우 박사는 콜레스테롤이 높은 23명을 세 그룹으로 나누어 두 그룹은 양파 와인과 레드와인을 매일 250mL씩 10주간 마시게 하고 한 그룹은 아무것도 마시지 않게 하는 실험을 했다. 
 
양파 와인을 마신 그룹과 레드 와인을 마신 그룹 모두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 (LDL)의 산화 시간이 지연되었으나 그 효과는 양파 와인을 마신 그룹에서 더 크게 나타났다. 양파 와인 그룹에서 40.3%, 레드 와인 그룹에서 31.3%의 콜레스테롤 산화 억제력을 보였다. 
 
 
양파 와인을 10주간 복용했을 때의 결과. [제작 김예리]

양파 와인을 10주간 복용했을 때의 결과. [제작 김예리]

 
또 이들의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에도 차이가 있었다. 양파 와인을 10주간 복용했을 때의 결과다. 총콜레스테롤이 217mg/dL에서 205mg/dL, 중성지방이 155mg/dL에서 126mg/dL, LDL이 142mg/dL에서 127mg/dL로 각각 감소했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 몸의 활성 산소 제거에 큰 역할을 하는 글루타치온과 이와 관련된 효소도 증가했다(GSH 37%, GPx 15%, GR 245% 각각 증가).
 
결론은 양파 와인을 꾸준히 마셨을 때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우리가 활성산소라고 부르는 프리 라디칼(Free radical)이 야기하는 고혈압, 당뇨, 대사증후군 등의 각종 질환에 도움이 된다. 이는 같은 조건에서 레드 와인을 마시는 경우보다 더 효과가 크다는 얘기다.
 
물론 표본이 크지 않고 정확하게 어떤 기전을 통해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인지의 설명이 충분하지 않아 섣불리 양파 와인의 효능을 맹신 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간단한 추론을 통해 양파 와인에 대한 의구심을 조금은 내려놓을 수 있다. 
 
양파가 항산화 작용을 갖게 해주는 주요 성분인 퀘르세틴(quercetin)과 미리세틴(myricetin) 등의 플라보노이드는 물에 잘 녹지 않는 물질이기에 우리 몸에서 위액에 잘 흡수되지 않고 장내 세균에 의해 불활성화할 여지가 많다. 반면 알코올을 통해 이들 성분이 침출되면 인체 내 흡수율과 생체이용률(bioavailability) 면에서 유리할 수 있겠다. 
 
소주 등의 다른 술도 같은 원리로 양파 도우미 역으로 좋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겠지만 레드 와인은 오래전부터 레스베라트롤(resveratrol) 등의 폴리페놀 화합물로 항산화력을 널리 인정받은 술이기에 양파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최적의 술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마시는 것보다 쉬운 양파 와인 만들기
집에서 간단하게 만들어 본 양파 와인. 레드 와인과 양파만 있으면 준비 끝이다. [사진 조인호]

집에서 간단하게 만들어 본 양파 와인. 레드 와인과 양파만 있으면 준비 끝이다. [사진 조인호]

 
양파 와인 만드는 방법은 생각보다 훨씬 쉬웠다. 용기에 와인 한 병(750mL)을 붓고 8조각씩 자른 양파 3개를 넣는다. 용기의 뚜껑을 닫은 채 햇볕이 들지 않는 서늘한 곳에 1주일을 두면 된다. 이후 양파랑 와인을 분리해서 각각 냉장고에 보관하고 하루에 1~2번 50mL씩 복용한다. 
 
 
양파 와인 시음기와 주의할 점 몇 가지 
지극히 간단한 제조법의 양파 와인이지만 이마저도 귀찮은 이들을 위한 시판용 양파와인도 있다. 월드와인에서 작년부터 출시하는 '1879Y’라는 와인이 그것이다. 홀인원 와인으로 유명한 ‘1865 카베르네 소비뇽’에 양파를 일주일간 담군후 걸러내고 병입을 한 와인이다. [사진 출처 월드 와인 홈페이지]

지극히 간단한 제조법의 양파 와인이지만 이마저도 귀찮은 이들을 위한 시판용 양파와인도 있다. 월드와인에서 작년부터 출시하는 '1879Y’라는 와인이 그것이다. 홀인원 와인으로 유명한 ‘1865 카베르네 소비뇽’에 양파를 일주일간 담군후 걸러내고 병입을 한 와인이다. [사진 출처 월드 와인 홈페이지]

 
직접 만든 양파 와인을 마셔보니 (당연한 소리이겠지만) 양파 내음이 물씬 솟는다. 양파 내 약성이 많이 우러나왔을 거라는 심리적 기대감이 생길 정도다. 맛도 거슬리지 않는다. 타닌과 알코올 맛이 많이 빠지고 단맛이 더 느껴진다. 애주가라면 섭섭할 수 있겠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오히려 반가울 맛이다.
 
1. 양파 와인의 재료로 준비할 레드 와인은 고급 와인일 필요가 전혀 없지만 그렇다고 지나치게 저가의 와인도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고급 와인의 경우 본래 가진 맛과 향이 강한 양파 향에 압도가 되니 배제가 당연하겠지만, 저가 와인의 경우엔 건강 증진의 효과가 별로 없기 때문에 그렇다. 
 
건강한 포도를 선별해 쓰지 않았을 위험이 높고 타닌, 설탕, 산도 조절제 등의 인공적인 식품 첨가물을 넣었을 확률도 높기 때문이다. 자본주의에서 생산 단가는 가격에 고스란히 반영되는 법이니 말이다.
 
2. 양파 와인을 만들 때 생기는 양파는 양파 피클로서 쓰임새가 요긴하다. 기름진 음식을 먹을 때 곁들이기 딱 좋은 새콤하고 개운한 맛이다.
 
3. 주량이 약한 사람은 양파 와인에 같은 양의 물을 넣고 살짝 끓인 후 식혀서 마시면 된다.
 
4. 무엇보다 맛이 아닌 건강을 위해 마시는 술임을 명심하자. 와인잔이 아닌 소주잔으로 1~2잔이 적당하다. 과유불급은 양파 와인에도 해당하는 말이다.
 
조인호 약사. 와인 파워블로거 inho34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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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