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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의 직격 인터뷰] "J노믹스는 나름대로 선방하고 있다"

J노믹스 지휘자 홍장표 대통령 경제수석
홍장표 대통령 경제수석은 J노믹스의 논리를 펴는 데 구체적이고 막힘이 없었다. 하지만 소득주도성장론의 효과에 거는 기대가 너무 낙관적이라는 느낌을 갖게 했다. [최정동 기자]

홍장표 대통령 경제수석은 J노믹스의 논리를 펴는 데 구체적이고 막힘이 없었다. 하지만 소득주도성장론의 효과에 거는 기대가 너무 낙관적이라는 느낌을 갖게 했다. [최정동 기자]

J노믹스(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는 성장보다 분배를 강조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이나 청년 취업 지원금 확대가 모두 이를 뒷받침하는 정책들이다. 최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그 핵심인물로 지목한 인물이 홍장표(58) 대통령 경제수석. 홍 수석이 ‘잘못된 정책을 드라이브 거는 좌파경제학자’라며 “책임을 지고 그가 해임돼야 나라 경제가 괜찮아질 것”이라고 저격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공식 경제 컨트롤타워로 있지만 J노믹스를 움직이는 실질적 주체는 홍 수석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이런 논란의 중심에 선 홍 수석을 만나 지난 1년간 J노믹스의 성과와 한계를 짚었다. 그는 경제수석의 역할에 대해 “부총리를 돕고, 각 부처 사이에 이견을 조정하는 역할과 함께 당과도 협의하는, 일종의 가교 역할을 한다”고 자신을 낮추었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시간은 대통령 보좌에 있다. 나는 비서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STX 해양조선의 구조조정에 대해서는 "노동자들 사이에서 자발적으로 고통 분담에 합의한 새로운 모델이라 할 만하다”고 말했다.
 
J노믹스를 총평한다면. 논란이 많고 정책실험이라는 혹평도 있다.
“소득주도성장이라는 것이 국내에서는 좀 생소하다 보니 그렇다고 본다. 사실 다른 나라에서도 비슷한 정책들이 꽤 많다. 아베노믹스에도 임금 인상이 포함돼 있다. 중국도 그렇다. 정책전환이라고 봐 달라.”
 
지난 1년간 성과를 평가한다면.
“초기의 세팅 과정을 거쳐 이제 나름대로 그 정책들이 실현되고 있는 상황이다. 양적 지표로 본다면 지난해 경제성장률 3.1%를 달성했고, 올해 3%에 이어 내년에도 2.9% 정도로 예측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3%가 안 됐던 때가 많았으니 나름대로 선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관건은 지속가능성 아닐까.
“현재 잠재성장률이 2.8% 내지 2.9% 수준이다. 현재 실질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조금 상회하고 있으니까 어느 정도 적정 수준의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앞으로는 잠재성장률 자체가 1%대 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니까 그런 부분에서 체력을 강화하는 데 신경을 써야 된다고 보고 있다. 앞으로 2, 3년간 이런 기조가 갈 것 같다. 그래서 이번에 추경 통과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 수단이 J노믹스의 핵심인 소득주도성장인데, 기존 정책과는 방향이 많이 다르다. 정책의 성과를 보려면 최소 6개월은 봐야 한다지만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많다.
“정책의 성과는 주로 중장기적으로 나타나지만 일단 의미 있는 출발을 했다고 본다. 그 과정에서 그동안 쌓여온 산적한 과제들 중 해결할 것도 많다. 그런 것들은 새로운 정책 전환 속에서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접근해서 풀어나가고 단기적인 것들은 단기과제로서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
 
각론으로 들어가자. 최저임금을 급격히 올리니 실업자가 늘어났다는 지적이 많다.
“다양한 주장들이 나오고 있지만 결론을 명확하게 내기에는 아직 시기가 이른 감이 있다. 지금은 논쟁적인 상태라고 봐야 할 것이다. 그래서 매우 주의 깊게 지속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하지만 2, 3월 연속 실업자가 100만명을 돌파하지 않았나. 청년 체감실업률은 24%다.
“조심스러운데, 최저임금이 과연 일자리에 기여하는 거냐 아니면 일자리 감소를 가져오는 것이냐 , 이거 자체는 아주 논쟁적이다. 어느 쪽도 아직 확실한 근거는 없다. 외국 사례를 보면 단기적으론 좀 줄어들 수도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늘어난다는 것이다. 지금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가 줄어드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의 경우 특정 업체의 개별사례들일 뿐이다.”
 
최저임금이란 변수가 가장 크지 않을까.
“구조적이고 상황적인 변수도 있다. 자영업자는 고용원이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로 나뉘는데, 전자는 줄지 않고 후자가 많이 줄었다. 구조적으로 과당경쟁의 영향도 있었다고 추론된다. 또 지난해 ‘사드 문제’의 영향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최대 800만 명에서 지난해 400만 명으로 줄어든 영향도 봐야 할 것이다. 어느 쪽 주장이든 명확한 근거가 없어 아직 논쟁적이라고 본다.”
 
물가인상 촉발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 최저임금 부담으로 치킨 배달비를 받고 패스트푸드점이 점포를 줄인다는 소식도 있다.
“그것도 제기되는 내용을 보면 개별 사례가 대부분이다. 그런 사례를 바탕으로 하는 식료품이나 일반 소비자 물가지수를 보면 물가상승에 영향을 줬다고 말하기 힘들다. 전반적으로 물가는 예상했던 것보다 안정적으로 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도 속도 조절이 필요해 보인다. 소상공인은 물론 중소기업에 미치는 부담이 크다.
“늦어도 5월말까지는 종합 분석을 할 거다. 당연히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심의할 테고, 우리도 철두철미하게 준비할 거다. 그와 관련된 데이터 분석, 그것의 긍정적, 부정적 효과를 다 놓고 최저임금이 결정되도록 할 것이다. 올해는 좀 더 치밀하게 면밀하게 준비해서 할 거다.”
 
중소기업에 대한 청년 취업 지원금 1035만원은 재정을 동원해 민간 부문의 임금을 왜곡시킨다는 지적이 있다. 3년 한시라는 점에서 지속 가능성 논란도 크다.
“청년들이 중소기업에 잘 가지 않는 것이 임금과 근로 환경을 비롯한 구조적 문제라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이번 대책은 특단의 한시적 대책이란 점을 말하고 싶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에코세대(1991~96년 출생한 청년세대)가 대량의 청년 실업 사태에 직면하고 있으니 대처하자는 것이다. 안 그러면 청년들이 전부 다 그냥 공시생이 되어버리지 않겠나.”
 
그래도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지 않겠나.
“근본적으로는 중소기업의 체력을 튼튼히 하는 것인데, 우리가 혁신 성장에서 중소·벤처기업들을 육성하겠다고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고 있지 않나. 체력 보강은 그렇게 해서 중소기업을 튼튼한 국민 경제의 파트너로 만들어 나가고 싶다.”
 
하지만 혁신성장은 잘 안 와 닿는다.
“대통령님께서 가장 강조하는 것 중 하나가 혁신성장과 규제 혁파, 조직 개혁이다. 모든 산업을 다 키우겠다는 과거의 방식과는 차별화된다. 그래서 8대 선도 부문을 정했다. 거기엔 핀테크, 드론, 자율주행차 같은 것이 있다. 산업 중심이 아니라 구체적 사업으로 간다. 바탕에 깔려 있는 핵심은 창업이다. 스타트업이 잘 자라나는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다. 숲을 잘 가꾸어야 삼성·SK·현대 같은 큰 나무도 나올 수 있다. 그래서 지난해 7월 중소벤처기업부를 출범시키지 않았나.”
 
규제가 많아서 혁신을 가로막고 있다.
“드론을 보자. 작년부터 올 초까지 비교해보면 고도제한 완화 등 과감한 규제 완화가 있었다. 아마 세계적으로 이렇게 단기간에 규제를 풀어준 경우가 없을 거다. 앞으로도 생활·환경·안전, 국민의 생명과 관련된 부분을 제외하고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풀어나갈 거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규제프리존특별법은 지금 여당의 반대로 좌초되지 않았나.
“신산업에 대해서는 기존 규제에서 면제해주는 ‘규제샌드박스’와 함께 선시행·후규제 방식의 ‘포괄적 네거티브’ 법안을 이미 다섯 개나 내놓았다. ICT융합법, 산업융합촉진법, 지역혁신성장특구법, 핀테크와 관련된 금융혁신지원특별법, 행정규제기본법이 그것들이다. 국회에서 통과되는 대로 바로 시행될 것이다.”
 
기존 규제야말로 과거의 틀에 묶어 놓아 기업들이 쪼그라드는 배경 아닌가.
“기존 산업들은 기존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서 대단히 어려운 과제 중 하나다. 이쪽은 규제를 풀자, 저쪽에서는 안 된다고 이해가 충돌한다. 그걸 고민하고 해결하는 장치가 4차 산업혁명위원회의 규제·제도혁신 해커톤(끝장토론)이다. 공유택시처럼 이해관계자를 모두 참여시켜서 의견 차이를 좁히고 있다. 빅데이터 활용에 중요한 개인정보보호법도 마찬가지다.”
 
소득주도성장의 관건은 내수 아니겠나.
“우리가 수출 하나만 가지고 한국 경제를 이끌어 나가기에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 이를 위해 수출과 내수 쌍끌이로 가겠다는 거다. 그래서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수요를 일으키자는 것인데 최저임금 인상, 통신비 인하, 주택 가격 안정이 모두 이를 위한 것들이다. 내수기반 산업을 육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금융·의료· 보육 같은 사회 서비스업을 키워야 한다.”
 
방향은 좋다. 그런데 국내에서 내수를 위한 인프라가 없으면 소용이 없다. 그래서 최저임금 인상은 말 앞에 마차를 두고 달리길 바란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 아닌가.
“그런 지적은 관광을 보면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우리 관광산업도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그런 노력은 하고 있나.
“지난달 국회를 통과된 지역균형발전법이 그것이다. 지역을 키우고 활성화하는 가장 확실한 재생 방법이 관광 자원화다. 우리 국민이 해외에 좀 덜 가고 국내를 방문하고 싶게 할 수 있다.”
 
해안에 즐비해진 러스트벨트는 지난 10년간 구조조정 원칙이 없었던 탓 아닌가.
“우리는 원칙을 확실하게 밝혔다. 큰 방향은 금융논리와 산업논리를 동시에 바라본다는 거다. 이보다 더 큰 건 정치논리가 들어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치인은 개입하지 않는다. 정치적 측면을 고려해서 결정하지 않는다. 이게 (정부 부처에게) 하나의 지침이 된 거다. 이에 따라 성동조선은 법정관리로 갔고, STX가 그렇지 않은 건 노사가 합의안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진짜 문제는 ‘대마(大馬)’ GM한국이다.
“GM은 만만치 않은 상대다. 철수했을 때 파장도 고려해야 된다. 그래서 금융과 산업을 함께 본다는 것이다. 다만 3원칙은 확고하다. 대주주책임, 이해관계자 고통분담, 지속 가능한 발전 방안이다. 이런 원칙이 GM에서 지켜지고 그 다음에 다른 구조조정에서도 똑같이 적용될 것이다.”
 
김동호 논설위원
 
※이 취재에는 윤가영 인턴기자가 참여했습니다.
 
홍장표는…
한국 경제의 나침반 역할인 청와대 경제수석이다. J노믹스(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핵심인 소득주도성장론 설계자로 꼽힌다. 2003년 참여정부의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을 맡았지만 주로 강의와 연구에 주력했다. 실질임금이 증가하면 소비와 투자가 증가하고, 노동생산성이 증가해 경제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가능하다는 주장을 설파해왔다. 서울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마치고 1993년 부경대에 둥지를 틀었다. 진보경제 학자 변형윤 서울대 명예교수의 계보를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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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