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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발표 다가오니 IT 웃고 BT 울고

19일 코스피 시장은 잔잔하게 흘렀다. 큰 진동 없이 하루 전보다 6.12포인트(0.25%) 소폭 상승한 2486.10으로 마감했다. 하지만 수면 아래 모습은 달랐다. 업종별로는 천국과 지옥이 갈렸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 종목은 웃었고, 제약·바이오(BT) 업종은 울었다.
 
기준점은 실적이다. 올 초 주춤했던 IT 업종은 올해 1분기 이후 이익 상승 기대감에 다시 빛을 봤고, 날았던 바이오 업종 주가는 끊이지 않는 회계 논란에 도로 주저앉았다. 실적 발표 시기가 다가오면서 업종별 희비는 더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석 달여 만에 260만원대에 재진입했다. 이날 하루 7만1000원(2.76%) 상승하면서 263만9000원으로 마감했다. 종가를 기준으로 지난 1월 8일(260만1000원) 이후 첫 260만원대 안착이다. 장중 수치로도 한 달 만의 일이다. 반도체 산업 전망을 둘러싼 논란, 미국의 IT주 조정과 맞물려 240만~250만원대에 머물렀던 삼성전자 주가가 다시 탄력을 받았다. 280만원 대를 넘나들던 지난해 말 수준엔 못 미치지만 회복 흐름을 타고 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더 뜨겁다. 이날 3300원(3.9%) 오르며 8만79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9만원대까지 잠시 올랐다 미끄러졌던 주가가 다시 상승세다.
 
반도체 주가에 불을 붙인 건 실적 기대감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은 지난해 말과 올해 초까지도 계속 좋았지만 업황이 앞으로 꺾일 수 있다는 우려와 관련 기업의 반도체 산업 진출, 반도체 수요 업체의 실적 부진 등이 겹치면서 주가는 계속 하락했다”며 “실적 발표로 이런 우려가 일부 걷히면서 그동안 밀렸던 주가가 다시 회복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지난 6일 삼성전자는 올 1분기 15조6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잠정 발표했다. 시장 예상을 1조원 이상 웃도는 성적이었다.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지난해 하반기 증시를 흔들었던 반도체 공급 과잉 논란도 잦아들었다. 업황에 대한 긍정론이 살아나면서 증권사들은 관련 기업의 실적 전망치를 높이는 중이다.
 
투자 흐름 자체도 실적 중심으로 바뀌었다. 이창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여름부터 이어져 왔던 순환매 장세(업종별로 돌아가며 매수세가 지속하며 주가가 올라가는 시장 흐름)가 일단락되고 실적 장세(실적이 좋은 업종으로만 투자금이 몰리는 시장 모습)로 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반도체를 뺀 나머지 업종의 올해 성적표는 지난해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코스피 상장사의 올 1분기 코스피 순이익 증가 폭이 9개 분기 만에 처음으로 줄어들 수 있다(전년 동기 대비)”고 예상했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와 2분기 순이익 증가 수준이 지난해에 못 미칠 전망인 데다 한국이 미국 등 다른 나라와 달리 법인세를 올린 것도 투자 매력도를 낮추는 요인”이라며 “투자 매력도가 높아지려면 상장사 이익에서 긍정적인 모습이 나타나야 하는데 현재 상황은 그리 밝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상반기 실적이 안 좋게 나온다면 하반기에 대한 기대감은 더 낮아질 수 있다”며 “이번 실적 시즌을 잘 지켜봐야 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실적 시즌에 취약한 분야가 바이오 업종(BT)이다. 이날 셀트리온(-6.33%), 삼성바이오로직스(-5.94%) 등 코스피 상장사와 셀트리온헬스케어(-5.8%), 신라젠(-2.89%) 같은 코스닥 시가총액 1·2위 종목도 직격탄을 맞았다. 네이처셀(-9.06%), 차바이오텍(-8.14%), 바이로메드(-4.41%) 등 주가도 줄줄이 미끄러졌다.
 
신약 개발 중단, 허가 불발에 바이오 거품 경고(유진투자증권)까지 겹치면서 바이오 주가는 하락을 거듭하는 중이다. 여기에 연구개발비를 무형자산으로 과도하게 계상하는 바이오 업계의 회계 관행도 도마에 올랐다. 금융감독원은 이를 문제 삼으며 바이오 상장사를 대상으로 회계 감리를 진행하고 있다. 1분기 실적 발표 시즌을 맞아 이런 회계 위험이 부각되면서 투자자의 ‘바이오 던지기’가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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