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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일자리 추경에 목 매는 정부…노동시장 개혁은 언제하나

하남현 경제부 기자

하남현 경제부 기자

“정말 통과가 안 될 수 있다는 생각마저 드네요. 답답합니다”
 
익명을 원한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의 하소연이다. 국회가 공전하며 추가경정예산(추경) 논의가 한 발짝도 못 나가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다. 정부는 지난 6일 청년 일자리 창출과 구조조정 지역 지원을 위한 3조9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후 열흘이 넘게 지났지만, 국회에서는 추경의 ‘추 ’자도 꺼내기 어려운 상황이 빚어졌다. 최근 사퇴한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의 외유성 해외출장 논란에다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까지 불거지며 국회는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이 여파로 지난 9일 예정됐던 이낙연 국무총리의 추경안 시정연설, 10~12일 열릴 계획이었던 대정부 질문은 모두 무산됐다.
 
정부는 애가 탄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야당의 협조가 없으면 추경은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없다. 게다가 6·13 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있다는 점도 정부 입장에선 악재다. 그래서 사상 초유의 ‘추경 무산론’까지 나온다. 기재부는 조속한 추경 통과를 호소한다. 그래야 추경 효과가 제대로 나타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6일 이후 세 차례나 국회를 방문해 추경 통과를 위한 협조를 당부했다. 이와 별도로 정부는 김용진 기재부 2차관을 중심으로 ‘범정부 추경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추경 통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국회 상황은 점점 꼬이고 있다.
 
이런 사이 고용 상황은 악화일로다. 2월과 지난달 두 달 연속으로 취업자 증가 폭이 전년 대비 10만 명대에 머물렀다. 게다가 산업 구조조정 여파로 전북 군산, 경남 거제·통영·고성 등의 지역 경제는 심각한 불황을 겪고 있다. 거제의 실업률은 2016년 하반기 2.6%에서 지난해 하반기 6.6%로 급등했다. 심각한 취업난을 고려하면 추경에 대한 논의조차 시작하지 않은 정치권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물론 추경의 효과에 대해선 의문 부호도 있다. 하지만 추경은 ‘타이밍’이 생명이다. 신속하면서도 제대로 심사해 실효성을 끌어올리는 게 옳다. 19일 TF 회의에 참석한 한준수 군산시 부시장은 “지역의 어려운 상황을 고려하면 추경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엄주권 울산 동구 부구청장도 “지속적인 인구감소, 기업의 대규모 구조조정 등에 따른 고통에 대해 정부와 국회가 공감대를 공유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런 목소리에 정치권은 귀를 기울여야 한다. 정부도 추경 통과에만 목맬 일이 아니다. 추경이 일시적인 효과를 낼 수는 있지만, 고질적인 취업난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다. 구조개혁과 규제 완화 등을 통해 민간에서 좋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 더 중요하다.
 
또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같이 고용에 악영향을 주고 있는 정책에 대한 재검토도 필요하다. 이와 관련 지난 16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2~3월 고용 부진을 최저임금 인상이 영향으로 보기 어렵다”라고 한 김 부총리의 발언은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16.5%에 이르는 최저임금의 인상 여파가 영세 자영업 등에서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라며 “현실과 괴리가 있는 부총리의 발언은 정부 정책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런 비판을 새겨듣고 고용 부진의 원인을 제대로 짚어 대책을 찾아야 한다.
 
하남현 경제부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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