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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고 후에도 남은 의혹…원세훈 재판, 청와대 관여 있었나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중앙포토]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중앙포토]

 
5년 전 기소부터 이날까지 총 다섯 번의 선고가 내려지는 동안, 원세훈 전 원장 재판은 여러 의혹과 논란에 휘말려 왔다. 특히 가장 크게 불이 붙은 것은 지난 1월 22일 '사법부 블랙리스트' 추가조사위원회가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다.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가 원 전 원장 재판과 관련해 민감한 정보들을 법원행정처를 통해 보고받았을 가능성을 의심케 하는 내용이었다. 이런 내용이 공개되자 다음 날엔 대법관들이, 그다음 날엔 대법원장이 나섰다. 
 
그로부터 석 달이 지나 대법원이 최종적으로 상고기각 판결을 함으로써 길었던 원 전 원장의 재판은 마무리가 됐지만, 의혹도 함께 해소된 것은 아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부가 원세훈 전 국정원장 재판을 두고 청와대와 ‘내통’을 한 게 아니냔 의혹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중앙포토]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부가 원세훈 전 국정원장 재판을 두고 청와대와 ‘내통’을 한 게 아니냔 의혹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중앙포토]

추가조사위가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 심의관의 컴퓨터에서 찾아낸 문건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 판결 선고 관련 동향'이란 제목의 한글파일이었다. 2015년 2월 원 전 원장의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BH(청와대)의 관심 현안' '법원행정처는 재판부의 의중을 파악하려고 노력하고 있음' 등의 상황이 나타나 있다. 청와대의 구체적인 요구와 법원행정처가 이에 어떻게 대응했는지에 대한 내용까지 있었다.
 
'우병우 민정수석이 사법부에 큰 불만 표시하면서 전원합의체에 회부해줄 것을 희망' '법원행정처는 법무비서관을 통해 진의가 왜곡되지 않도록 상세히 입장을 설명함' 등이다. 원 전 원장 재판에 개입하려 하는 청와대를, 중간에서 법원행정처가 도와준 듯한 모양새다.
 
김명수 대법원장(왼쪽)과 대법원 전경(오른쪽) [연합뉴스]

김명수 대법원장(왼쪽)과 대법원 전경(오른쪽) [연합뉴스]

 
개인적 입장도 외부에 드러낸 적 없는 대법관들이 전부 나선 건 이런 내용의 조사결과가 발표된 바로 다음 날이었다. 김소영 당시 법원행정처장(대법관) 등 13명의 대법관은 두시간 가까이 간담회를 가진 뒤 입장 자료를 냈다. "외부기관(청와대)이 대법원 재판에 영향력을 미치지 않았다"는 내용이었다. "대법원은 헌법과 법률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전원합의체로 회부했다"면서 "대법관들은 재판에 관해 사법부 내외부의 누구로부터 어떠한 연락도 받은 사실이 없음을 분명히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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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 전 수석이 원해서 전원합의체로 넘긴 게 아니라는 것이다. 다음날 김명수 대법원장이 낸 입장문은 이와도 사뭇 달랐다. "재판이 재판 외의 요소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것으로 오해받을 만한 일은 어떠한 경우에도 있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었다. 
 
대법원은 '사법부 블랙리스트' 진상규명을 위해 진상조사위원회(2017년 3월 구성, 4월 조사결과 별표)와 추가조사위원회(2017년 11월 구성, 2018년 1월 조사 결과 발표)를 운영했지만 의혹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자 지난 2월 '사법행정권 남용의혹 관련 특별조사단(단장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을 꾸렸다. 
 
원 전 원장 재판과 청와대를 둘러싼 사법행정권 관여의 문제도 특별조사단의 조사 대상이다. 청와대가 원 전 원장 재판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는지, 그런 청와대를 정말로 법원행정처가 도와주려 했는지 등 엉켜온 의혹들을 특별조사단이 풀어낼지 주목된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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