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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었나 뛰어내렸나…오피스텔 연인 추락사 미스터리

여성 그림자 일러스트(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연관 없음). [중앙포토]

여성 그림자 일러스트(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연관 없음). [중앙포토]

연인 관계인 20대 남녀가 한 오피스텔 건물에서 차례로 추락사했다. 오피스텔 내부에는 두 사람뿐이었다. 숨진 남성 측은 “이별에 괴로워한 두 사람이 함께 목숨을 끊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여성 측은 “헤어지기 위해 찾아갔을 뿐 극단적인 선택을 할 이유가 없다”며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19일 전남 무안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10시37분쯤 “오피스텔 17층 내부에서 연인이 싸우고 있다. 여성의 울음소리가 들린다”는 신고가 112에 접수됐다.
 
신고 접수 약 4분 만에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오피스텔 1층 주변 화단에 대학생 A씨(20ㆍ여)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 오피스텔 17층에서 추락했지만, A씨의 숨이 완전히 멎은 상태는 아니었다.
 
경찰은 A씨에게 심폐소생술을 했다. 경찰이 A씨의 가슴을 몇차례 압박하던 순간 약 3m 옆에서 ‘쿵’ 소리가 났다. A씨의 남자친구인 대학생 B씨(22)였다. B씨는 현장에서 숨졌다. A씨도 119구급대에 의해 이송됐지만 사망했다. 두 사람은 약 7개월 전부터 사귀어온 사이다.
 
112 신고자는 A씨와 함께 B씨의 오피스텔에 찾아갔던 A씨의 주변인 C씨(39)였다. C씨는 “A씨가 헤어지기로 한 남자친구의 집에 자신의 짐을 찾으러 간다고 해서 (무슨 일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해) 동행했다. B씨가 있는 오피스텔 내부에는 A씨 혼자 들어갔는데 다투는 소리, 울음소리가 들렸지만 문이 닫혀있어 신고했다”고 진술했다.
 
이날 오피스텔에는 A씨의 아버지도 동행했다. 또 오피스텔 다른 층에 거주하는 B씨의 아버지도 주변에 있었다. 그러나 이들 모두 A씨와 B씨가 있던 오피스텔 내부에는 들어가지 못해 정확한 사망 경위는 모르는 상황이다.
 
육안으로 볼 때 A씨의 시신에서 사망 경위를 뚜렷하게 파악할 수 있는 흔적은 나오지 않았다. A씨의 시신에 상처가 있었지만 타인에 의한 것인지, 추락 과정에 발생한 것인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은 부검을 진행키로 했다.
 
경찰이 확인한 오피스텔 내부에서는 다툼의 흔적이 발견됐다. 침대와 옷가지 등이 어지럽게 놓여 있었다. 경찰은 A씨와 B씨가 사망하기 전 몸싸움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B씨가 남긴 것으로 보이는 메모도 발견됐다. B씨는 오피스텔 내부 식탁에 “카톡을 보면 저와 ○○(여자친구)이가 같이 죽으려고 했던 기록이 있을 것”이라고 적었다.
 
경찰은 두 사람이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 확인에 나섰다. 다만 A씨의 스마트폰은 비밀번호가 설정돼 있고 B씨의 스마트폰은 액정이 파손된 상태여서 당장 파악은 어려운 상황이다.
 
‘목격자가 없는’ 20대 연인 사망 사건을 두고 A씨와 B씨 측은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A씨 측은 “짐을 찾으러 갔던 A씨가 갑자기 목숨을 끊을 이유가 없다”며 의사에 반해 숨졌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반면 B씨 측은 남겨진 메모를 토대로 “헤어짐을 비관해 두 사람이 함께 목숨을 끊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경찰은 A씨의 사망 과정을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추락 순서로 볼 때 B씨의 경우 스스로 뛰어내린 것이 분명하지만 앞서 오피스텔에서 떨어진 A씨의 경우 추락 과정이 뚜렷하지 않아서다.
 
경찰은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우선 A씨가 스스로 뛰어내린 뒤 B씨도 따라 숨졌을 가능성이다. 이와 함께 A씨가 원치 않게 떨어졌고, B씨가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어느 쪽도 쉽게 설명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A씨 측 설명대로 실제 A씨는 자신의 짐을 찾기 위해 주변인과 아버지까지 동행해 광주광역시에서 차를 타고 무안의 B씨 오피스텔을 찾아갔다. 스스로 목숨을 끊을 상황이 아니었다는 의미다.
 
두 사람이 추락하기 전 내부에서 다툼 소리가 들리긴 했지만 이것만으로는 A씨의 사망 과정에 B씨의 물리력이 작용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창문 틈이 비좁아 고의로 밀더라도 현관문 밖에 있는 지인에게 도움을 요청할 틈도 없이 추락하기에는 어려워 보인다는 것이다.
 
경찰은 19일 진행 예정인 부검 결과와 두 사람이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본 뒤 사건 경위에 대한 결론을 낼 방침이다. 하지만 직접적인 목격자나 폐쇄회로(CC)TV 자료가 없어서 결론을 두고도 논란이 예상된다. 경찰 관계자는 “가능한 모든 수사기법을 동원해 A씨의 사망 경위를 추정해 억울한 죽음이 없었는지 가리겠다”고 말했다.
 
무안=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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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