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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찬호의 시시각각] 삼성이 댓글 공작 주범?

강찬호 논설위원

강찬호 논설위원

더불어민주당은 올 들어 최저임금 도입을 비난하고 평창 올림픽을 ‘평양 올림픽’으로 부르며 정부여당을 욕하는 댓글이 인터넷 조회수 1위를 독점하기 시작하자 충격에 휩싸였다. 부랴부랴 가짜뉴스 대책단을 만들고 악성 댓글 유포 211건을 추려내 경찰에 고소·고발했다. 가짜뉴스 대책단에 참여했던 한 민주당 인사는 “당시 우리는 댓글 배후에 삼성이 있다고 봤다”고 했다. 정부여당 지지율을 떨어뜨려 투옥돼 있던 이재용 부회장 석방을 유도하려고 댓글 작전을 벌이는 것 아닌지 의심했다는 것이다. 이 인사는 “비판 댓글이 네이버에 집중된 것도 삼성과 네이버가 손잡고 (공작을) 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았다”고 덧붙였다. 우연의 일치였겠지만 이 부회장이 형 집행유예로 석방된 2월 5일 이후 비판 댓글이 줄어들기 시작한 것도 ‘삼성 배후론’에 힘을 실어 줬다고 한다.
 
경찰은 50여 일 뒤인 지난달 21일 댓글 공작 혐의자 3명을 찾아내 구속하고 수사를 일단락했다. 하지만 이를 철저히 숨겨 민주당은 댓글 공작 범인이 삼성이 아니라 민주당원 드루킹임을 까맣게 몰랐다. 글로벌 대기업이 총수 석방을 위해 댓글공작을 한다고 추정한 민주당도 코미디지만 수사 의뢰 주체이자 집권당에 그 당 당원들이 저지른 범행 수사 결과를 숨긴 경찰의 행태는 더욱 괴이하다. 청와대와 친문 실세 의원 김경수가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자 정권 핵심에게만 수사 내용을 보고하고, 집권당조차 모르도록 철통 보안을 했던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드루킹 수사 과정에서 경찰의 행태를 보면 의심은 더욱 커진다. 드루킹을 구속하면서 수사의 기본인 계좌추적·CCTV 확보를 일절 하지 않았다. 특히 170대에 달하는 휴대전화를 압수했으면서도 조회 한번 제대로 해보지 않고 검찰에 넘긴 건 압권이다. 활동 경비로만 한 해 11억원을 쓴 드루킹의 자금 출처와 댓글 공작 배후를 알려줄 결정적 단서를 “분석 필요성 없는 것”이라며 검찰에 던졌으니 정부에 불리해 보이는 사건은 알아서 수사를 포기했던 5공 경찰과 무엇이 다른가.
 
수사를 지휘한 이주민 서울경찰청장에게 큰 책임이 있다. 그는 지난해 말 인천경찰청장에서 서울경찰청장으로 영전했다. 경찰청 차장이나 경찰대학장으로 가는 게 일반적인 인천청장이 차기 경찰청장 0순위 자리인 서울청장에 파격 기용된 것이다. 이런 그가 지휘한 드루킹 수사가 수사의 ABC도 건너뛴 채 매듭지어졌으니 “이주민 영전은 현 정부 실세들과의 연줄 덕분”이라는 경찰 안팎의 얘기들이 구설로만은 들리지 않는다. 하긴 “김경수 의원은 드루킹으로부터 메시지를 여러 개 받았지만 대부분 읽지 않았다”며 김 의원 변호사나 할 말을 대놓고 한 사람도 이주민 청장이다. 게다가 드루킹은 민주당 주장대로 ‘정신 나간 일개 당원’이 아닌 거물급일 가능성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영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해 4월 3일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투표 현장에서 드루킹이 관여된 조직 ‘경인선’(經人先·경제도 사람이 먼저다)을 여러 차례 언급하며 챙기는 모습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이 서울청장이 자리를 지키는 한 경찰이 드루킹 수사를 제대로 할 능력이 있다고 믿는 국민은 드물 수밖에 없다. 남은 것은 검찰뿐이다. 국민은 ‘댓글 공작’이라면 티끌만치라도 연루 의혹이 있는 사람은 죄다 잡아들여 이 잡듯 털어온 집념의 사나이를 잘 알고 있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다. 그가 MB 정부의 댓글 공작을 파헤쳤던 노력의 반의 반만 투자하면 이번 댓글 사태의 진상은 만천하에 드러날 공산이 크다. ‘죽은 권력만 수사한다’는 비판을 받아 온 윤 지검장이 살아 있는 권력에도 메스를 대는 결기를 가졌는지 국민은 눈을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다. 
 
강찬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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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