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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권 바뀌면 CEO 잘리는 포스코·KT의 잔혹사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임기 2년을 남기고 사의를 표명했다. 권 회장은 ‘누적된 피로’와 ‘젊은 CEO 필요성’을 이유로 내걸었으나 누가 곧이곧대로 믿겠는가. 불과 19일 전 포스코 창립 50주년 때만 하더라도 기자들 앞에서 직무 수행 의사를 분명히 밝혔던 권 회장이다. 지난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도 내고, 4년 재임 중 진행했던 구조조정도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았다. 외부 압력설 아니고서는 갑작스러운 사퇴의 배경을 찾기 힘든 게 사실이다.
 
황창규 KT 회장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소환돼 수사를 받았다. 이 역시 수사의 시기와 방법을 놓고 말이 많다. 경찰은 지난 1월 말 황 회장이 강릉 올림픽파크에서 열린 KT 5G 홍보관 개관식에 참석하러 간 사이 사옥을 압수수색했다. ‘잔칫날’ 벌인 노골적 사퇴 압력이나 다름없었다.
 
포스코와 KT는 이미 민영 기업이 됐지만 정권만 바뀌면 홍역을 치렀다. 민영화 이후 포스코에서는 유상부·이구택·정준양 회장 모두 연임에 성공하고도 정부가 바뀌자 곧장 옷을 벗었다. KT도 남중수 사장과 이석채 회장이 각각 이명박·박근혜 정부 초기에 물러났다. 현 정부 들어서도 권 회장과 황 회장은 4차례의 대통령 해외 순방 경제사절단에서 빠지는 등 교체설이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포스코와 KT뿐만이 아닐 것이다. 공기업은 물론이고 민영화 기업까지 정권의 전리품으로 생각하는 적폐를 현 정부도 그대로 답습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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