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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미 비밀회담은 청신호, 더욱 어깨 무거워진 정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간 비밀회담 소식은 신선한 충격이다. 폼페이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국무장관 후보다. 이런 거물이 북한에 간 건 2000년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 이후 처음이다. 미국이 이번 북·미 정상회담에 얼마나 큰 의미를 두고 있는지 상징한다는 점에서 분명한 청신호가 아닐 수 없다.
 
두 사람이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는 확실치 않다. 다만 방북 후 열린 폼페이오 인사청문회에서 나온 발언들로 미뤄 볼 때 미국은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한 듯하다. 아울러 미국은 비핵화 없이는 제재 해제도 없다는 그간의 입장을 되풀이했을 게 틀림없다. 북·미 간 대화가 이처럼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그것도 최고위층에서 이뤄지는 만큼 길라잡이 노릇을 자임한 우리 당국은 양측과의 긴밀한 소통과 함께 놀라운 상상력도 발휘해야 할 것이다.
 
이런 가운데 남북 정상회담에서 정전협정 체제를 평화협정 체제로 바꾸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정전협정은 형식상 북한과 중국·미국이 맺은 것이다. 따라서 이를 바꾸려면 남북한뿐 아니라 미·중 동의도 있어야 한다. 트럼프는 이와 관련해 “이들(남북한)은 종전 문제를 논의 중이며 이를 정말로 축복한다”고 지난 17일 밝힌 바 있다. 6월께 시진핑 국가주석이 평양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진 만큼 중국도 반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종전 선언이 생각보다 쉽게 풀릴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평화협정 문제는 주한미군 철수 논란과 맞닿아 있는, 엄청난 폭발력의 난제다. 섣불리 접근했다간 한·미 동맹을 흔들어 우리의 안보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 한반도 정세가 과거 어느 때보다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북핵 먹구름을 걷어내기 위한 주변국들의 발걸음이 빨라진 만큼 문재인 정부의 어깨도 더욱 무거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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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