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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주총서 재벌 오너 일가 축출, 국민기업화해야”

 경공모가 지향한 경제민주화
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을 주도한 ‘드루킹’ 김모(49)씨는 경제민주화를 기치로 내걸고 모임을 운영해 왔다. 그래서 그가 활동한 인터넷 모임 명칭도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이거나, 경제도 사람이 먼저란 의미인 ‘경인선(經人先)’이었다. 김씨는 경제민주화를 위해 재벌과 대기업을 해체한 뒤 ‘국민기업’화하는 방안을 추구했다.
 
이는 지난 1월 13일 경공모·경인선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강연을 위해 당시 충남도가 정리한 특강 자료에서 드러난다. 특강을 앞두고 경공모는 경제민주화와 개성공단에 대한 그들의 논리를 정리해 충남도에 전달했다.
 
지난 1월 ‘드루킹’ 김씨가 작성해 충남도에 전달한 문건. 자신이 주관한 모임인 ‘경인선’을 ’경제민주화에 관심이 많은 공동체“라고 소개한 김씨는 ’주주총회로 재벌 오너 일가를 축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월 ‘드루킹’ 김씨가 작성해 충남도에 전달한 문건. 자신이 주관한 모임인 ‘경인선’을 ’경제민주화에 관심이 많은 공동체“라고 소개한 김씨는 ’주주총회로 재벌 오너 일가를 축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충남도가 ‘경공모 측에서 보내온 자료’라며 정리한 문건에 따르면 김씨는 경인선을 ‘경제민주화와 개성공단에 관심이 많은 공동체’라고 소개했다.
 
그는 “정치 민주화가 독재자의 인적 청산을 통해 시작됐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며 “1945년 패망 후 일본의 경우처럼 경제민주화도 독점재벌 오너 일가의 인적 청산에서 시작돼야 한다는 다소 진보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경제민주화 수단과 관련해 그는 ▶소액주주연대 ▶국민연금의 적극적 의결권 행사를 언급했다. 소액주주 운동과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가의 적극적 개입은 현 여권의 정책 방향과 일맥상통한다. 그는 더 나아가 “이를 통해 주주총회에서 오너 일가를 축출하고 사회·경제적 영향력이 큰 기업일수록 경영자와 이사회를 분리해 사실상 국민기업화하는 것이 국가 경제를 위해서도 좋다”고 주장했다. 대표적 타깃으로 삼성을 꼽았다. 그는 “삼성전자와 같은 기업은 오너가 감옥에 가 있는데 이런 기업이 경인선이 추진하는 ‘경제민주화’의 모델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연 당시는 안 전 지사와 관련한 ‘미투 폭로’가 있기 전으로, 안 지사는 여권 내 유력한 차기주자 후보군이었다. 김씨 등 경공모 회원들은 그런 안 전 지사를 상대로 사상검증을 하는 듯한 질문을 할 정도로 거침없었다.
 
김씨는 “이런 경인선의 생각에 문재인 대통령은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문 대통령은 재벌 오너 일가의 상속과 세습은 인정하되, 단지 재벌 계열사의 지배구조 문제를 어느 정도 손봐서 바로잡는 것을 추구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안희정 지사가 과연 문 대통령보다 진보적인지, 아니면 더 보수적이고 친재벌적인지 궁금해하고 있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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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과 관련한 주장도 했다. 김씨는 “개성공단을 원래의 모습으로 회복시켜 기존의 의류 관련 제조기업들이 다시 돌아가게 하는 것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며 “개성공단의 롤모델은 홍콩처럼 입법·사법·행정권을 부여한 독립적인 자치도시로 만들려고 했던 신의주 특별행정구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개성공단의 현재 위치에서 남측으로 2000만 평가량을 확장한다면 자유로에서 개성공단으로 연결하는 교량을 통해 남측의 국민이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문 대통령이 공약했던 개성공단 2000만 평 확장이 자신들의 요구를 수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문재인 후보가 경선·대선 과정에서 개성공단 2000만 평을 집어넣은 것은 경인선이 그것을 강하게 문 후보에게 요구했기 때문”이라며 “현재 문재인 정권에서는 외교·경제·국방 분야가 상당히 보수적인 세력에게 넘어가 있어 문 대통령과의 관계만으로 이런 계획을 성공시킬 가능성은 크게 줄어들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안희정 지사님이 개성 특별행정구에 관심을 가지면 남북 간 경제협력과 협치의 사례로 정치적 자산이 될 수 있다”며 “경인선은 뜻을 같이하는 정치인들과 힘을 합쳐 어떠한 어려움이라도 극복하고 문재인 정권을 그 방향으로 이끌어갈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힘을 다해 차기 정권을 창출하여 남북통일을 차기 정권에서 이룩하고자 한다”고 주장했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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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